“창세기에서 ‘now’를 몰라 ‘재창조설’ 주장하기도…”

애틀랜타=박현희 기자  atldaily@gmail.com   |  

한국에서 2기 사역 펼치는 ‘트럼펫 잉글리쉬’ 박정수 목사

▲박정수 목사. ⓒ박현희 기자
▲박정수 목사. ⓒ박현희 기자

애틀랜타에서 세계로교회를 개척해 12년 동안 사역했던 박정수 목사와 박은미 사모가 귀국한다. 지난 15일 고별설교를 마치고 귀국 준비에 바쁜 박정수 목사를 만나, 그간 사역을 회고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크로스 포인트 미니스트리’에 대해 소개했다.

“최선을 다한다고 했지만, 성도들을 좀 더 사랑해 줬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들이 많이 아쉽다. 좀 더 따뜻하게 품어 주려고 했지만 경상도 사람이라 그런지 표현을 잘 못했다(웃음). 목회를 하면서 적지 않은 어려움들도 있었지만, 힘들수록 말씀을 붙들고 복음의 진수를 전하고자 몸부림치면서 제가 가장 많이 은혜받고 변화됐다. 또 성령님께서 말씀을 통해 성도들의 심령 속에 역사하시면서 연약했던 믿음이 강해지고 삶의 문제들이 해결되는 모습을 본 것이 가장 큰 보람이자 감사이다.”

16년의 미국 사역 가운데 가장 감사했던 점과 아쉬움을 나눠 달라는 질문에 박정수 목사는 이처럼 답했다. 아쉬움을 달래며 한국으로 향하는 박 목사는 “하지만 하나님께서 올해 초 성지순례와 한국방문을 통해 가슴 깊이 새겨 주신 비전으로 가슴이 설렌다”고 했다.

귀국과 함께 시작하는 ‘크로스 포인트 미니스트리’는 5일간 매일 6시간, 총 30시간 동안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한국어와 영어 본문을 동시에 다루면서, 번역이 불분명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영어 한 단어’를 통해 명쾌하게 설명해 나가는 세미나다. 이를 통해 목회자들이 스스로 말씀을 깊이 묵상하고 풍성한 설교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돕게 된다.

동시에 찬양사역자이자 훌륭한 영어교사인 박은미 사모가 영어캠프를 통해 목회자들에게 영어 성경을 스스로 읽고 묵상할 수 있는 집중 핵심 영어강의를 제공하며, 이외 시간에는 인근 청소년들을 위한 집중 영어캠프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찬양팀과 원어민 교사팀, 기도팀 등도 함께 사역한다. 다음은 박정수 목사와의 일문일답.

-영어 성경도 결국 원어인 헬라어, 히브리어를 번역한 것인데, 왜 영어 성경에 주목하게 됐나.

“절대 완벽한 번역은 없다. 성경 원어는 하나님만 갖고 계시며, 우리가 보는 성경은 모두 사본이다. 하지만 영국에서 공부할 때 저명한 헬라어 교수님께서 성경이 처음 쓰인 히브리어·헬라어에 가깝게 번역된 책이 NIV(New International Version)라고 추천해 주셨다. 오차가 있겠지만 한국 번역본보다는 적으며, 소리 언어인 한국어에 비해 영어는 비교적 정확한 뜻을 나타내는 언어라 본다. 물론 영어 성경을 연구할 때 NIV 뿐 아니라 NKJV, NLT 등 다양한 버전을 비교해서 봤다.

한국어 성경을 처음 번역했던 분들은 외국 선교사님들과 중국에서 유학하거나 거주했던 한국인들이었다. 또 중국어 성경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일단 의미만 통하면 된다는 생각에 실제와 다르게 해석되거나 왜곡된 경우도 적지 않다. 부흥회나 집회를 여러 군데 다니면서 다양한 목회자들의 설교나 성경공부에 참석하면서, 성경의 단어 하나가 잘못돼서 왜곡되는 말씀을 접할 때마다 안타까움이 있었다.

<영어 한 단어가 설교를 바꾼다>는 그나마 원뜻에 가까운 영어 단어를 병행함으로써, 더 정확한 단어의 의미를 이해하도록 한다. 혹 왜곡되거나 잘못 해석된 부분들이 있다면 바로잡고, 원래 의도하신 풍성한 의미를 다 나타내지 못한다면 이런 부분들을 제대로 전하고 싶은 목적이 있다.”

-실제 예를 들어 설명해 주신다면.

“창세기 1장 1절을 보자. 잘 아는 말씀이다. ‘천지’는 대부분 ‘하늘과 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영어로 보자. ‘In the beginning God created the heavens and the earth‘. ‘천지’가 영어로 ‘the heavens and the earth’이다. 그냥 내가 위로 올려다보는 하늘이 아니라, 여러 개의 하늘들, 즉 온 우주의 많은 하늘들을 만드신 것이다. 하나님은 단순히 우리가 사는 지구와 하늘만 만드신 것이 아니라 수많은 하늘들을 먼저 만드셨고, 넷째날 그 하늘들에 수많은 별들도 만드셨다. 하나님의 광대하심은 영어 성경을 통해 더 잘 표현된다.

2절에는 ‘now’라는 단어가 나오면서 이어진다. 한국어 성경에는 ‘now’를 특별히 번역하지 않고 바로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로 번역됐다. 하지만 ‘now’는 지금 외에 ‘그런데’라는 의미도 갖는다. 1절이 이 세상을 창조하신 내용이라면, 2절은 지구를 만들어 가시는 과정인 것이다. 이걸 왜곡해서 한 이단에서는 하나님께서 1절에 창조하신 세상을 사단이 어지럽혀서 다 없애고 2절에 새로 창조하셨다는 ‘재창조설’을 주장하기도 한다. 영어 성경을 보면 분명 1절 창조에 이어 2절 창조가 나온다. 영어 한 단어 ‘now‘만 제대로 알아도 이런 혼란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또 스바냐 3장 17절 중간에는 ‘…그가 너로 말미암아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며 너를 잠잠히 사랑하시며…’라는 말씀이 나온다. ‘잠잠히’ 사랑하신다는 것을 ‘조용히 사랑하신다’고 많이 생각한다. 한 목사님은 이 말씀을 갖고 ‘하나님은 여러분들을 잠잠히 사랑하십니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크게 표현하지 않으시지만 조용히, 마음 속으로, 내면 깊이 사랑하신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니 남편들이 사랑한다 말하지 않아도 그냥 그렇구나 하세요’라고 설교하는 걸 듣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똑같은 말씀을 영어로 보면 ‘…He will take great delight in you, He will quiet you with his love…’라고 나온다. ‘quiet’는 조용하다는 뜻이지만, 동사로 쓰일 때는 ‘고요하게 하다, 평안하게 하다’는 말이다. 이 말씀이 나온 배경을 살펴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고난 속에서 하나님께 징벌을 받고 모든 것이 주님의 뜻 가운데 회복된 이후 그들의 마음을 어떻게 만드셨나 설명하시는 부분이다. 하나님께서 그분의 사랑으로 너를 ‘평안하게’ 해주신다는 것이 더 맞다.

‘in’이라는 단어도 그렇다.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며’라고 나와 있는데, 사실 영어로 보면 단순히 ‘기쁘다’는 의미 이상이다. ‘in’은 ‘~안에’ 라는 뜻이기 때문에 ‘He will delight in you’를 제대로 해석하면, 하나님께서 내 안에서 기뻐하심으로 그 기쁨이 매우 커 솟구쳐 나온다는 뉘앙스다. 그리스도인이라면 하나님의 기쁨을 받고 그 기쁨을 통해 기뻐하는 것이지, 내 감정에서 좋아서 나오는 건 아니다.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내주하시는 기쁨과 만족, 행복 때문에 내 상황에 상관 없이 기쁜 것이다. 그 기쁨이 솟구쳐 흘러 넘치는 그런 상황이다. 어떤가? 그 의미가 더 깊어지고 풍성해진다.”

-‘크로스 포인트 미니스트리’를 통한 비전을 나눈다면.

“우선은 목회자들에게 도전하고 싶다. 불과 몇 년 전까지 한국에 1,200만 기독교인이 있다고 자랑했는데, 순식간에 무너져 버려 지금은 700만도 안 된다는 통계가 있다. 복음을 제대로 전했다면 이렇게까지 쉽게 무너졌을까? 주의 종들부터 먼저 말씀을 제대로 보고, 기본적인 것부터 배워나갔으면 좋겠다. 이단들이 설치고 세상 유혹이 강력해지는 영적 전쟁터에서 주의 양떼를 지키고 먹여야 하는 목사들이 말씀 한 구절을 간절히 붙들고, 그 안에서 깊은 영의 양식을 길어내게 되길 소망한다. 한국교회가 부흥하는 역사를 위해 목회자들을 세우는 일에 불타는 마음을 허락해 주셨다.

개인적으로 말씀을 준비하면서 본문을 놓고 내 생각과 감정, 경험을 더해 설교를 전할 때보다 원어에 가까운 의미, 원래 의도하신 내용 대로 전하려 기도하고 간절히 매달리고 애타했을 때 그 말씀을 통해 역사하는 힘이 훨씬 크다는 것을 경험했다. 세미나를 통해 목회자들은 영어 ‘한 단어’를 제대로 알아, 올바르게 이해된 말씀이 얼마나 설교의 깊이와 내용을 다르게 변화시키는지 경험하게 되고, 세미나 현장에서 파워풀한 말씀과 예배를 경험하게 되리라 믿는다.”

박정수 목사는

어릴 적부터 주먹질을 일삼아 ‘깡패’라 불리다가, 주위 사람들의 권유로 초등학생 때부터 ‘세계 챔피언’의 꿈을 갖고 복싱선수 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고등학교 2학년 때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뜨거운 성령체험을 한 뒤, 복싱을 그만두고 순복음신학대학(현 한세대)에 입학한다. 이후 필리핀 아시아태평양신학대학원에서 신학석사(M.A.)를 수료한 뒤 영국 버밍햄대학 대학원에서 선교학 석사(M.A. in Mission Studies)를 수료했다.

24살 때부터 필리핀 산악지대 알라팡에서 4년간 산 부족들에게 한국인 초대 선교사로 복음을 헌신적으로 전해 알라팡 은총교회를 개척했으며, 영국에서 공부를 마친 뒤에는 남태평양 미국령 사모아 신학대학에서 2년간 교수 선교사로 후학 양성에 힘썼다.

1998년 미국에 온 그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콜롬비아에 위치한 美 하나님의성회 기독교선교중심교회에서 기도목사로 1년 6개월 간 섬기면서 새벽기도 부흥운동을 일으켰으며, 2000년 1월 애틀랜타에서 38개국 사람들이 모인 하나님의 성회 성막교회에서 국제인 담당목사로 사역하다 2001년 9월 ‘애틀랜타 세계로교회’를 개척했다.

‘트럼펫 잉글리쉬’로도 잘 알려진 박정수 목사는 특유의 힘 있고 핵심을 콕콕 집어내는 강의로 2002년부터 애틀랜타 한인들에게 영어를 통한 복음전도 활동을 열정적으로 이어왔다. 그가 쓴 ‘트럼펫 잉글리쉬‘는 애틀랜타 뿐 아니라 미 전역에서 ‘쉽고 빠르면서도 실생활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영어 학습법’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에 출판된 <영어 한 단어가 설교를 바꾼다>는 영어 ‘한 단어’를 통해 올바르게 이해된 말씀이 얼마나 설교의 깊이와 내용을 다르게 변화시키는지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문의: 678-860-0310, parkmoody@ms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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