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학회, 獨 피터 바이어하우스 박사 초청 신학강좌 개최
한국신학회(회장 정상운 박사)와 성결교회와역사연구소 주최 ‘피터 바이어하우스(Peter Beyerhaus) 박사 초청 신학강좌’가 9일 오전 안양 성결대학교(총장 주삼식 박사) 야립국제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최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WCC 총회를 참관한 바이어하우스 박사는 이날 ‘WCC 부산총회 주제에 대한 비판적 평가(A Critical Evaluation of WCC’s Theme for its Busan Assembly)’를 주제로 발표했다. 순교자의 후손으로 한국을 15번째 방문하는 독일의 선교신학자 바이어하우스 박사는, 애초 WCC에 몸담고 있었으나 지금은 이들의 변질된 선교와 신학을 꾸준히 비판하고 있다. 이날 강좌 통역은 이광희 박사(평택대)가 맡았다.
바이어하우스 박사는 먼저 ‘현재 WCC의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WCC는 자신들의 상태가 다소 비정상적임을 이미 알고 있다는 것. 그는 “1961년 뉴델리와 1968년 웁살라 총회에서의 유명한 추진력은 1991년 캔버라 총회의 ‘초혼제’로 인해 멈춰버렸다”며 “특히 정교회 같은 중요한 회원 교회들에게 이는 WCC가 공개적으로 혼합주의를 출범한 증거로 나타났을 뿐 아니라, 에큐메니칼 의사결정 과정이 서구의 의회 규정들과 그들의 이념적 개념을 따라 협의회 당국의 손에 달린 것을 불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사는 “정교회측은 만일 WCC가 모든 시스템을 철저히 개혁하지 않을 경우 회원권을 포기하겠다고 위협했고, 전임 콘라드 총무의 마지막 임기 중 이전의 권위주의적 스타일이 좀더 민주적이고 반응이 있는 협의회 체계로 바뀌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그 이후 제네바(WCC)의 리더십은 굵직한 선언들을 만들고 협의회의 미리 고안된 의제들을 회원 교회들에게 강요하는 데 제한을 받게 됐다”며 “그 결과 WCC는 세속 언론, 심지어 서구의 회원 교회들로부터도 대중적인 관심을 많이 잃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결과의 또다른 원인은 “에큐메니칼의 주도권이 제네바 본부로부터 로마 교황청으로 옮겨졌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WCC, ‘하나님의 선교’ 이후 소련 등 공산주의 비판 않아
北의 기독교 핍박이나 인권상황에 침묵하는 이유도 동일
개신교 쪽에서도 WCC의 선언들과 활동들에 대한 우려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었다고 그는 주장했다. 바이어하우스 박사는 “전 세계 복음주의 교회들과 선교회들은 특히 그들의 영혼을 구원하는 전도와 지리적으로 10/40창에 있는 미전도 지역의 교회 개척이 공식적 의제들 중 매우 하위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유감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WCC는 웁살라 총회에서 ‘하나님의 선교’라는 용어 아래 선교와 복음화의 개념을 새롭게 개발했는데, 여기서 ‘선교’는 교회에 부과된 첫번째 과업이 아니라 세속사와 자연 가운데 현존하시고 점진적 또는 혁명적인 방법으로 세상을 ‘하나님 나라’라는 목표로 이끄시는 삼위일체 하나님 자신의 사역이다”고 밝혔다.
교회들은 이 과정에서 인간의 도구들이 될 수 있고, 만일 이 교회들이 실패할 경우 하나님은 다른 종교들, 심지어 정치적 해방 운동들까지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자세히 살피면, WCC 대변인들이 ‘하나님의 선교’에 대해 이해하면서 공산주의 집단들까지 포함시키는 일을 목도하는 건 이상한 일이었다”며 “이는 지난 1990년 소비에트 시스템의 붕괴를 통한 전 세계의 변동까지 WCC의 임원이나 선지자적 모임들에서 공산주의 통치자들에 의해 자행된 억압과 핍박의 행동들에 대항하는 정치적 선언문들이 거의 없었던 사실로 결론지어졌다”고 비판했다.
이번 총회에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선언서를 발표하면서도 북한 주민들의 처참한 인권상황을 외면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라는 것. 그는 “그러한 내용들은 이 같은 ‘선택적 분노’ 아래 보류됐고, 이는 북한의 그리스도인 핍박에 대한 명백한 침묵에서도 엿볼 수 있다”고 했다.
‘선교-전도’ 선언문에 나온 ‘생명’, 기독론·구원론 이해 없어
복음적으로 쓰였다고 해서 액면 그대로만 받아들여선 안돼
이후에는 ‘함께 생명을 향하여’를 제목으로 이번 총회에서 새롭게 발표된, 선교-전도 선언서에 대해 평가했다. 피터 바이어하우스 박사는 “이 선언문은 신학적으로 삼위일체, 특히 ‘생명을 주시는 분’인 ‘성령의 선교’에 대한 새로워진 평가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좀더 구체적으로는 선교의 신학과 실천에 대한 교리를 새로운 이해로 이끌고, ‘충만한 생명’이 무엇인지를 드러내겠다고 약속하는 대담하고 멀리까지 영향을 끼칠 선언”이라고 분석했다.
박사는 “이번 선교선언문은 얼핏 보면 ‘성령, 생명, 창조, 하나님 나라’ 같은 핵심 용어들 때문에 비교적 영적인 언어로 쓰인 것 같아 보인다”며 “그러나 이번 총회의 주제이자 선언문에서 강조하는 ‘생명’에 대한 이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언문에서 커다란 갈채를 받고 있는 ‘생명’은 세상에서 말하는 자연적 생명(bios)과, 훨씬 더 높은 형태로 하나님과 그리스도가 이미 소유하고 계시고 성도들이 부활 이후 온전히 공유할 초자연적 생명(zoe)을 분명하게 구분하지 않고 있다”며 “유감스럽게도 이 핵심용어인 ‘생명’에 대한 이런 진정한 기독론적이고 구원론적인 이해가 부산 총회를 위한 선교선언문에는 빠져 있다”고 했다. 그래서, 그들이 말하는 ‘생명’은 뉴에이지 운동의 지도자들을 포함해 어떤 범신론적 종교나 이념의 신봉자들에 의해 쉽게 뒤집힐 수 있는 우주적인 힘으로 일반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바이어하우스 박사는 “한국 복음주의 신학자들은 이 선언문이 복음주의 스타일로 쓰였다 해서 매혹돼선 안 된다”며 “마치 그 개념들이 정말로 진정한 성경적 내용들로 채워진 것처럼 반복되고 있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선 곤란하다”고 진단했다.
또 “선교선언문에서 반드시 지적해야 할 가장 중요한 수정은 세속사와 구속사 간의 혼동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하나님은 세속사와 구속사에서 다른 방법으로 일하심을 예언자적으로 반드시 지적하고, 성경적 종말론을 주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복음주의자들은 선교에 참여하면서 늘 주님의 재림을 기대해 왔고, 이는 하나님 나라 복음이 세상 모든 나라에 선포됐을 때 일어나는 일(마 24:14)”이라고도 했다.
WCC 총회 이후 한국교회, 복음 전도에 여전히 힘써야
북한에서 지금도 고통당하는 많은 이들 위해 기도해야
바이어하우스 박사는 WCC 총회 이후 방향에 대해 “한국교회는 언제나 선교하는 교회였고, 사실상 세계 모든 나라에 선교사를 파송했다”며 “총회 이후에도 복음주의 신학자들과 일반 성도들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명령하신 복음 전도의 영적 사역(마 28:18-20)들에 지혜롭게 힘쓰자”고 권면했다.
그는 또 세 가지를 당부했다. 먼저 WCC의 주장들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라는 총회 주제를 심도 있게 생각하면서 이 용어들의 성경적 의미를 되찾아야 한다. 이와 함께 이 땅에서 고난을 당하면서 죽어간 순교자들이 주님 앞에 부르짖었던 음성을 잊지 말고, 특히 지금도 이북에서 고통당하고 있는 형제자매들의 음성을 대변하면서 하나님 앞에 호소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170여개국에서 사역하는 24,000여 한국 선교사들을 위해 후원하고 기도하며, 이 일을 위해 한국 사회에서 복음을 전하는 일에도 힘써야 한다.
바이어하우스 박사는 “한국교회는 현재 기독교가 과거에 융성했다 현재 쇠퇴하고 있는 유럽 교회들처럼, 좋지 않은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사도행전 1장 8절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화목하게 하는 직책’으로 우리를 부르셨음을 기억하자”고 강연을 마무리했다.
신학강좌에 앞서 개회사를 전한 정상운 회장은 “52년 만에 아시아에서, 그것도 우리나라 부산에서 개최된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가 어제(8일)로 막을 내렸다”며 “신학강좌를 통해 그리스도 구원의 복음이 다른 복음으로 변하거나 혼잡되이 전해지지 않고, 십자가 순복음(pure Gospel)으로 바로 전파되며, 한국교회가 성경적인 바른 신앙과 신학을 회복하고 생활에 실천함으로써 이 땅에 선교적 사명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복된 일이 끊임없이 이어지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다원화라는 시대정신이 현실을 지배하고 있지만,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고전 15:3-4)하신 그리스도의 보음 외에 다른 복음, 예수 외에 다른 구원의 가능성을 수용하는 일치와 연합은 기독교의 본질과 근간을 흔드는 배교적인 일”이라며 “이번 부산총회가 세계 교회와 타종교는 물론 한국교회의 성장과 한국사회에, 특별히 분단된 한반도의 남북통일과 화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시간을 두고 다양한 열매들을 객관적으로 살펴본다면, 그 득과 실을 엄정히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