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그 이야기 속으로… 읽고, 사랑하고, 살아내라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성서주일 특집] 성경읽기를 돕는 책들

오는 12월 8일은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 기록된 책으로, 그 책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이 성경을 더욱 읽고 은혜를 받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자’는 취지의 ‘성서주일(聖書主日)’이다.

1904년 영국성서공회가 성경출판 100주년을 기념하면서 매년 12월 5일을 성서주일로 지키기로 결정한 이래, 한국에서도 1954년부터 매년 12월 둘째 주일을 성서주일로 지키고 있다. 성서주일을 맞아, 성경 또는 성경 연구와 관련된 책들을 접하면서 성경을 더욱 사랑하는 크리스천이 되는 계기로 삼고, 다가오는 새해 성경 1독의 의지를 다시 불태울 전초전으로 삼아 보자.

 
 

◈성경 전문가들과의 흥미진진한 대화

삶을 위한 성경읽기
조지 거스리 | 성서유니온선교회 | 400쪽 | 18,000원

16명의 신학자들이 ‘성경 해독력 향상 프로젝트’를 위해 뭉쳤다. 히브리서 권위자인 조지 거스리(George H. Guthrie)가 기획한 이 프로젝트는 개인과 교회들이 성경을 효율적으로 읽고 이해하고 그대로 살아내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책은 ‘성경읽기: 기본 이슈들’, ‘구약 읽기’, ‘신약 읽기’, ‘현대 문맥에서 성경읽기’ 등 4부로 나뉜다.

이 책은 성경의 여러 부분을 잘 읽는 것과 삶의 여러 자리에서 성경을 잘 읽는 훈련에 초점을 맞춰, 열여덟 달에 걸쳐 여러 사람들과 진행한 인터뷰로 이뤄졌다. 전문가들에게 주제를 던져준 채 글을 써 달라고 부탁한 게 아니라, 그들과의 자연스러운 인터뷰 내용을 그대로 게재함으로써 주 독자들인 평신도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요즘 한창 유행하는 ‘팟캐스트’나 ‘토크 콘서트’ 형식을 취한 것.

거스리는 바쁜 가운데서도 이러한 기획을 진행한 이유로 첫째, 성경을 읽는 일이, 그것도 잘 읽는 일이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성경은 서양 사회의 문화와 언어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그리스도인들에게 우리가 누구인지 알려주고 영적으로 자라게 하는 책이며, 그리스도인의 영적 활력의 토대이자 에너지원이다. 신자라면 진리를 알기 위해,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알기 위해, 하나님의 자유·은혜·평화·소망을 체험하기 위해, 그리고 죄와 오류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성경을 읽어야 한다. 그리고 ‘매일’ 읽는 것이 가장 좋다.

둘째 이유로는 우리가 성경을 읽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성경은 (서양의 경우) 신앙생활과 교회 공동체 뿐 아니라 정치와 사회제도, 문학과 예술 영역에서도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거스리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성경의 사람들(the people of the Book)’이 돼야 마땅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한다. 성경을 읽지 않음으로 인한 무지는 우리 각자와 교회, 복음 증거를 손상시키고 복음의 진보를 저해한다고 저자는 우려한다.

1부는 삶의 지침으로서 성경읽기(데이비더 도커리), 맥락에 맞게 성경읽기(안드레아스 쾨스텐버거), 번역으로 성경읽기(클린트 아놀드, 마크 스트라우스), 변화를 위한 성경읽기(조지 거스리)를, 2부는 구약 이야기(브루스 월키)와 구약 율법(다니엘 헤이즈), 시편과 잠언(데이비드 하워드), 예언서(게리 스미스) 읽기를, 3부는 신약 이야기(데럴 복)와 예수님의 가르침(크레이그 블룸버그), 신약 서신서(더글러스 무)와 요한계시록(스콧 듀발) 읽기를, 4부는 개인경건을 위한 성경읽기(도널드 휘트니), 슬픔과 고통의 시기에 성경읽기(마이클 카드), 가족과 함께 성경읽기(패트 거스리), 교회와 더불어 성경읽기(버디 그레이와 데이비드 플렛)를 각각 소개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저자들이 적지 않다.

 
 

◈성경을 속 시원하게 풀면서 읽는다

마스터 말씀 통독
조상연 | 넥서스CROSS | 444쪽 | 19,800원

성경 통독 강의를 오랫동안 해온 ‘말통(말씀 통독) 목사’의 52일 성경 일독 프로젝트가 담긴 책이다. 조상연 목사(레제나하우스 원장)는 안식년을 보내며 로마서를 1천 회 읽으면서 ‘성경 보는 눈’이 생겼다고 한다. 그 때부터 이 책이 나올 때까지 구약 5백 독, 신약 1천 독, 바울서신 2천 독, 로마서 3천 독을 돌파했다. 저자는 수 년간 하루 10시간씩 성경을 읽으면서 이제는 하루 5시간에 성경 전체를 ‘떼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한다.

1년에 1독 하기도 어려운데, 어떻게 5시간 만에 1독이 가능할까? 저자는 “물론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한번에 쭉 읽는 것은 쉽지 않다”며 “성경을 역사적 구조로 읽으면 좀더 짧은 시간에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성경 전체를 역사적 관점에서 13개 시대로 구분하고, 줄거리를 살피면서 구조를 파악해 내용을 마스터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결국 성경을 1독하는 게 아니라, 성경의 역사를 관통하는 뼈대를 잡아주겠다는 이야기다. 52일간 성경 전체가 아니라, 각 시대의 뼈대가 되는 14권의 성경을 읽게 된다.

저자가 분류한 시대는 창조(창 1-11장), 족장(창 12-50장, 욥기), 광야(출애굽기-신명기), 정복(여호수아), 사사(사사기-룻기), 통일왕국(사무엘상하, 시편-아가서), 분열왕국(열왕기상하, 아모스, 호세아, 요나, 오바댜, 요엘, 이사야, 미가, 나훔, 스바냐, 하박국, 예레미야), 포로(역대상하, 다니엘, 에스겔, 예레미야애가), 귀환(에스라, 느헤미야, 에스더, 학개-말라기), 침묵(신구약 중간기), 복음(마태-요한), 교회(사도행전-유다서), 영원(요한계시록) 등이다.

‘52일’은 느헤미야가 방해하는 세력들에도 불구하고 성벽 재건을 완성한 기간이다. 저자는 “성벽 재건은 영적으로 거룩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이 시대의 부흥은 거룩이고, 세상과 구별된 삶의 기준은 여전히 말씀으로, 살아 있고 운동력 있는 말씀은 죄와 타협하는 내부의 적과 부패의 근원을 적출하는 능력이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레제나 말통 학교’에서 1년에 3차례 성경통독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성경은 드라마, 아니 이야기다!

성경, 이야기로 읽는다!
스티븐 니콜스 | 성서유니온선교회 | 240쪽 | 10,000원

“우리는 책을 한 권 받았다. 인류 역사에 나타난 그 어느 책과도 다른 책이다. 인간의 모든 지혜를 초월하고, 인간의 모든 통찰을 뛰어넘으며, 인간의 모든 전문지식을 능가하는 책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 곧 영원한 생명의 말씀을 받았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이 말씀을 들고 읽으라는 초대를 받았다.”

저자는 성경을 이야기라고 소개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그 속으로 들어가, 그 이야기에 참여할 것을 권한다. 성경의 이야기는 어떤 의미에서 바로 우리 자신의 이야기이면서, 우리 삶을 설명하는 유일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문자가 없던 시절, 세계관을 전하는 방식이었다. 대표적 이야기인 소설이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구조를 갖고 있듯, 성경은 ‘창조-타락-구속-회복’의 줄거리를 갖고 있다.

그 줄거리를 하나 하나 설명한 후, 저자는 이야기의 또다른 요소인 인물과 주제 등을 언급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사랑하고, 살아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성경읽기를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몇 가지 실제적 요령과 함께, 성경탐구 여정을 위한 몇 가지 기본지침도 제시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성경은 바로 나를 위한 책이다”는 말에 고개를 더 세게 끄덕일 것이다.

 
 

◈성경연구는 믿음을 무너뜨리는가? 세워주는가?

성서학이 믿음을 무너뜨리는가?
지크프리트 차머 | 대장간 | 256쪽 | 14,000원

‘비평’에 치중해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에 의구심을 주로 전파하는 것으로 알려진 ‘현대 성서학’의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책. 독일 루드비히스부르크 교육대학의 신학과와 종교교육학과 교수인 저자는 현대 성서학의 찬성자와 반대자 간의 대립으로 기독교에 ‘틈’이 벌어진 현실을 우려하면서, 자신이 ‘다리’를 놓고자 한다.

저자는 “기독교적 확신에 따르면, 하나님은 그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성경을 사용하시고, 하나님께서는 성경을 통해 이루고자 하시는 모든 것을 이루신다”며 “(찬성자와 반대자가) 학설에서는 일치할 수 없더라도, 마음 내지 성령 안에서는 일치할 수 있을 것”을 전제하면서 논의를 진전시킨다. 두 학파는 “성경이 신적 속성을 가지는가?”에서부터 길이 나뉜다. 그러나 저자는 어디까지나 ‘현대 성서학’의 입장에서 손을 내밀고 있어 ‘축자영감설’ 등에 대해 염려하는 입장이다.

‘하나님과 성경’, ‘예수 그리스도와 성경’, ‘영감이란 무엇인가’, ‘현대 성서학의 생성과 발전’ 등을 검토한 후, 저자는 처음의 논의로 돌아가 ‘성경과 관련된 그리스도인들의 일치점의 중요성’을 다시 설파한다. 그리고 양측의 상대편을 향한 ‘이해와 존중과 희망’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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