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목사 세번째 설교선집 <교회>
교회
박영선 | 복있는사람 | 416쪽 | 22,000원
최근 한국에서는 교회의 이미지가 가히 ‘바닥’이다. 큰 교회는 큰 교회대로, 작은 교회는 작은 교회대로 갈등과 문제가 잇따라 공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예수님은 믿지만 한 교회에 정착하기 싫다는 ‘가나안 성도’들까지 늘고 있는 상태. 이에 따라 기독교인들 뿐 아니라 비기독교인들까지 교회개혁과 갱신을 부르짖는 가운데, 박영선 목사(남포교회)가 말하는 ‘교회론’은 사뭇 다르다.
“교회는 아무 말썽이 없고 무슨 일이든지 잘하며 부끄러움이 없고 자랑할 일이 많은 곳일 것이라고 상상하지 마십시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교회란 늘 수군수군하고 빈정거리며, 삐죽거리고 경쟁을 하고 가슴 아픈 일이 일어나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나는 떳떳하게 살 것이다, 이만하면 괜찮다’는 자부심을 갖고 와서 주의 일을 하다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집사님이 돈을 내놓으며 봉사하지만 실상은 생색내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곳이 교회일 것입니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알고 있다가 교회에서 제일 말썽을 많이 부리는 사람이 바로 나라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는 놀라는 곳이 교회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믿음>과 <성화>에 이은 세 번째 설교 선집(選集) <교회(이상 복있는사람)>에서, 24편의 설교를 통해 ‘하나님 나라’ 백성이 되기 위한 ‘훈련의 장’으로서 ‘교회의 본질’을 강조하고 있다. 교회에서는 신자들이 자신의 문제를 자각하고, 이로 인한 회개의 기도가 일어나며, 이를 통해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발견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자란 하나님을 위하여 뭔가 그럴 듯한 일을 하고 하나님이 못하시는 일을 도와드려서 그 일을 완성시키는 보조원이 아닙니다. 신자란 다만 인간이 얼마나 희망 없는 족속이며, 죄로 말미암아 얼마나 처참한 자리에 있고, 냄새나는 죄인인가를 영적으로 깊이 깨달은 사람입니다. 또한 이러한 일들을 지적받고 깨우치게 되는 곳이 바로 교회입니다.”
‘교회’로 모였고 신자가 되었다는 것은 끝이 아니라, 완성을 향한 어떤 과정이기도 하다. 사도 바울의 말씀을 빌면 우리는 ‘만물을 그의 발 아래에 복종하게 하시고 그를 만물 위에 교회의 머리로 삼으셨느니라 교회는 그의 몸이니 만물 안에서 만물을 충만하게 하시는 이의 충만함이니라(엡1:22-23)’는 하나님의 원대한 계획 안에 있으면서, 이는 지금도 이뤄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것이 바로 교회이고, 하나님께서 그 일을 이루시는 방법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바람 잘 날이 없고 오해와 상처가 끊이지 않는다. 우리는 부족하기 때문에 모이다 보면 본의 아니게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다. 이에 대해서도 저자는 “그러나 그 결과는 뜻밖에도 상처로 인하여 갈려서 잘못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깊은 간섭 속에서 더 깊은 것, 더 놀라운 것, 더 비밀한 것으로 인도함을 받게 된다”며 “이것이 우리의 자랑이며 믿음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므로 ‘구경꾼’이 되지 말자고 호소한다. 교회의 ‘대형화’의 원인도 바로 이 ‘구경꾼들’ 때문이라고 저자는 진단한다. 교회 안에 들어가 깊이 참여하기 싫고, 뒤에 앉아서 몰래 구경하고 싶기 때문이라는 것. 교회가 점점 너무 냄새 나는 곳이 되었고, 목사와 교회에 대한 실망 등이 우리를 참여하는 신자가 아니라 구경하는 신자로 만들어 간다. 그러나 그는 “참여하지 않는 사람은 성장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실패해 보아야 합니다. 울어 봐야 합니다. ‘내가 이 정도밖에는 되지 않는구나’ 하며 아파해야 합니다. 자기를 쳐서 복종시키는 훈련을 하지 않는 사람은 각성해야 합니다. 우리는 그렇게 부름받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하나님의 사람으로 흠도 없고 점도 없는 영광의 자리까지 성장하라고 보호하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능력이 없으셔서 우리를 부르시는 게 아니라, 우리가 누구인지를 확인하고 고치고 훈련해서, 우리를 부르신 부름의 목적지까지 오라고 부르시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에서 할 일을 하면서 주어진 훈련을 수행해야 한다.
교회는, 신앙생활은, 교회에서의 신앙생활은 우리에게 남겨주신 ‘숙제’와 같다. “숙제란 쉽게 할 수 있는 문제를 주는 것이 아닙니다. 가장 어려운 문제를 내서 그 다음 단계를 준비시키는 것입니다. 초등학생과 대학생의 숙제는 다른 법입니다. 각자가 자기의 숙제를 찾으십시오. 편안함 속에서 세월을 흘려보내지 마십시오. 우리를 부르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르심 앞에서 나에게 허락하신 숙제와 훈련을 달게 받기로 결심하십시오.”
그러니 누군가를 욕하는 것, 목회자인 자신을 욕하는 것은 얼마든지 용납할 수 있으나, 욕하고 떠나지는 말라고 한다. “여러분이 이 교회를 떠나 다른 교회로 간다면, 훨씬 더 마음을 닫고 구경만 하겠다고 결심하며 가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너무나 큰 손해입니다. 기왕 여기서 값 지불하고 훈련 받았는데, 이대로 가시면 안 됩니다. 조금만 있으면 검은 띠를 딸지 모릅니다. 다른 데 가면 다시 흰 띠부터 시작해야 되는데, 왜 또 그렇게 하시려고 합니까? 같이 속을 썩고, 돕고 맡아야 될 책임을 서로 지기로 합시다. 만일 이것을 회피한다면 우리는 비겁한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