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벨트의 비극’… 가장 많은 가정 해체돼

LA=김준형 기자  newspaper@chtoday.co.kr   |  

흑인 공동체들도 가정 붕괴와 빈곤 악순환

▲이 지도는 미국 내 가족의 지속 상태(자녀 나이 15-17세를 기준으로 그들의 생물학적 부모의 혼인 상태 여부)가 가장 높은 지역과 가장 낮은 지역을 보여준다. 색이 짙을 수록 높은 지속 상태를 나타낸다. ⓒ가정연구위원회(Family Research Council) 제공
▲이 지도는 미국 내 가족의 지속 상태(자녀 나이 15-17세를 기준으로 그들의 생물학적 부모의 혼인 상태 여부)가 가장 높은 지역과 가장 낮은 지역을 보여준다. 색이 짙을 수록 높은 지속 상태를 나타낸다. ⓒ가정연구위원회(Family Research Council) 제공

가정연구위원회의 결혼과 종교연구회(Marriage and Religion Research Institute) 팻 페이건(Pat Fagan) 감독은 최근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바이블벨트 지역의 가정은 심한 곤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배를 덜 드리는 이들일수록 가정은 온전하며, 예배를 더 많이 드리는 이들일수록 가정이 손상돼 있다”고 놀라움을 표했다.

호프크리스천교회의 담임목사이자 하이임팩트 리더십 연합체(High Impact Leadership Coalition) 창립 회장인 해리 잭슨 Jr. 주교는 흑인 공동체 내에서 가정의 붕괴가 유독 두드러진다며, 인종에 따른 차이를 설명했다. 그는 “흑인 가정이 사회적 추세를 가장 끔찍하게 체험하고 있으나, 이는 그들이 앞장서는 것일 뿐”이라고 단언했다. “우리 자녀들 중 절반은 자신들이 가족 안에서 사랑받고 인정받는다고 느끼지 못한다. 아시아 가정들이 가족 붕괴 비율이 가장 낮으나 그들도 똑같은 길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가정의 지속과 거부에 관한 제4차 지표(The Fourth Annual Index of Family Belonging and Rejection)”에서는 성인기에 접어드는 자녀들이 가정의 해체를 경험했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페이건은 “15세에서 17세의 자녀들 중 혼인을 유지하고 있는 가정에 머물고 있는 비율”을 측정했다고 밝혔다.

이 조사에 따르면, 15~17세의 청소년 중 출생 무렵 혹은 그 이전부터 혼인을 유지해 온 생물학적 부모에 의해 양육된 비율은 46%에 그쳤다. 54%는 부모가 혼인을 유지하지 않았다.

지역적으로 보면, 남부 혹은 바이블 벨트 지역은 가정을 지속한 비율이 가장 낮고(42%), 북동부가 가장 높다(50%). 주 중에서는 유타가 57%로 가장 높고, 컬럼비아 특별구가 17%로 가장 낮으며, 미시시피(32%), 루지애나(36%)가 그 뒤를 이었다.

아시아인이 가정을 존속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65%), 흑인이 가장 낮았다(17%).

◈교회의 실패=페이건은 “미국 남부의 가정들은 그들의 신앙을 실천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교회 출석률이 가장 높은 주는 남부에 있으며 보통은 교회에 많이 참석할수록 가정을 지키지만, 남부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남부 교회들은 정말 성적으로 잘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에 발표된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성적인 윤리에 엄격하고 보수적인 개신교인과 복음주의자들의 이혼율이, 자유주의적 크리스천보다 더 높았다. 그럼에도 이 연구의 저자는 “세속주의는 보수적인 개신교보다 이혼을 더 조장한다”고 인정했다.

◈흑인 가정=페이건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중 가정을 유지한 비율이 컬럼비아 자치구 내 9%, 밀워키 7%로, 흑인공동체가 가장 비율이 낮았다고 분석했다. 이 조사자는 “흑인 가정은 가정과 결혼에 있어 완전한 붕괴 직전에 와 있다”며 “이로 인해 그들은 빈곤 속에 갇히게 된다”고 주장했다.

잭슨은 이 시민 붕괴의 뿌리가 린든 존슨(Lyndon Johnson) 대통령의 “빈곤과의 전쟁”, 인종차별의 시대, 심지어 노예시대에 있다고 했다. 그는 “가정 붕괴에 따른 짐은 암 같은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가정이 단결했던 시민권 운동 시대 전에도 이 같은 공격을 받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잭슨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남성들이 가정 내 자신의 역할과 개인으로서의 가치에 대해 부정적 느낌을 지니게 된 것은, 노예제로부터 1960년대의 짐크로법(Jim Crow Laws, 공공장소에서 흑인과 백인의 분리와 차별을 규정한 법. 1876년부터 1965년까지 시행됐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말했다. 그는 “60년대 빈곤과의 전쟁이 일어났을 때, 워싱턴의 조치는 가족 빈곤의 문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다. 그 새로운 구제 제도는 여성이 남성 없이 가족을 부양하는 것을 받아들일 만하고 가능하게 만들었다.

◈아시아계 미국인 가정=아시아계 미국인 전략 상담가, 아이디어 창조자, 연결자인 DJ 장(DJ Chuang)은 아시아 가정의 배후에 있는 문화적 관념을 설명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말해서, 아시아 문화는 가족을 돌볼 책임, 의무, 충성의 가치를 매우 높게 여긴다. 이러한 가치들은 혼인을 지속하길 바라며, 사회적인 낙인과 이혼에 대한 수치감을 피하라는 사회적인 기대에 의해 강화된다”고 주장했다.

잭슨은 이에 동의하며 아프리카계 이민자의 첫 세대 역시 그들처럼 가정에 헌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페이건은 아시아 가정에서도 이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시아계 가정들은 대니얼 패트릭 모이니핸(Daniel Patrick Moynihan)이 책을 썼던 1960년대에 흑인 가정들이 놓여 있던 장소에 서 있다”고 말했다. 모이니핸은 당시 흑인 가정의 와해를 막기 위해 책을 저술했으며, 현재 모든 인종이 같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해결책은 교회의 개혁=페이건은 교회가 가정을 지키지 못한 현실을 비판하며, 이 부끄러운 상황을 고발할, 구약의 선지자 같은 사람이 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나님의 법을 버린 것에 대해, 선지자는 무엇을 할 것인가? 하나님은 선지자를 통해 무슨 말씀을 하실까?”라고 물었다.

그는 “미국 도시의 가정들을 위해 기도하라”고 공표하며, 전 교회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목사는 “흑인 크리스천 가정이 그들이 한 때 지녔던 힘을 다시 회복하도록 헌신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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