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자유주의자들은 이스라엘의 적이 되었나

LA=주디 한 기자  newspaper@chtoday.co.kr   |  

“다윗을 골리앗으로 만들기”의 저자 조슈아 무라칙 인터뷰

▲조슈아 무라칙(Joshua Muravchik) 연구원. ⓒ크리스천포스트
▲조슈아 무라칙(Joshua Muravchik) 연구원. ⓒ크리스천포스트

자유주의자들은 1960년대 이스라엘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에 속했으나, 지금은 가장 확고한 적수가 됐다. 존스홉킨스대(Johns Hopkins University)의 조슈아 무라칙(Joshua Muravchik) 고급 국제학(Advanced International Studies) 연구원은 최근 저서 “다윗을 골리앗으로 만들기, 어떻게 세계는 이스라엘에게서 등을 돌렸나(Making David Into Goliath: How the World Turned Against Israel)”를 통해 이러한 변화 이면의 원인을 탐구했다.

6월 20일 미국장로교는 세계적 기업인 휴렛팩커드(HP), 캐터필러(Caterpillar), 모토롤라솔루션스( Motorola Solutions)가 팔레스타인 지역 내 폭력에 가담했다며, 이들 기업에 투자한 교회 주식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반인종주의연맹(Anti Defamation League, ADL: 유대인 차별 반대 단체), 개혁파 유대교 연합(Union for Reform Judaism)을 비롯한 여러 단체가 이 결정을 비난했다.

무라칙은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정치적 갈등이 인종과 민족 간의 갈등, 서구 백인 대 비서구국가 유색인들 사이의 갈등 구도로 나타나고 있으며, 따라서 새로운 진보 이념이 ‘이스라엘을 향한 반대’와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라는 형태를 띠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 이 새로운 이념구도가 과거 이데올로기, 즉 ‘부자 대 빈자’의 이념 구도를 대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무라칙은 “좌파의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미국 투표권자들이 여전히 이스라엘을 강하게 지지하기에 민주당은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또 그는 몇몇 자유주의 복음주의자들 가운데 반유대주의 정서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무라칙과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일문일답. 

-오늘날 일반적으로 보수주의자가 이스라엘 편을 들고 자유주의자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이유는 뭔가?

“좌파·자유주의·진보주의자는 ‘비서구 대 서구’, ‘백인 대 유색인’을 우리 시대의 중요한 도덕적 구도로 본다. 이는 진보주의 사고의 핵심 이념인 ‘가난 대 부유’ 혹은 ‘노동자 대 자본가’라는 구조를 대체했다. 이러한 렌즈를 통해 보면, 이스라엘(서구·백인)은 자동적으로 나쁘고, 팔레스타인(반식민주의자들·유색인)은 자동적으로 옳다. 한편 보수주의자들은 이스라엘을 자유·민주주의 국가, 미국의 동맹으로 평가한다.”

-미국의 이스라엘 관련 정책은 정부의 교체에도 일관적이다. 변화가 있다고 보는가?

“설문조사 결과, 미국 대중이 이스라엘을 강하게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기에, 미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친화적 상태를 유지할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임기 첫해인 2009년에 유대인 지도자들과 만나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에 빛을 비추겠다(put daylight)’고 말했으나, 최근 기억에 따르면 어떤 대통령보다도 이스라엘에 대해 냉담하다. 그러나 아직 미국의 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진 않았다.”

-지난달, 미국의 유력한 교파인 장로교는 자국 기업 중 이스라엘에 판매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곳의 주식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주류 개신교 교단에서 반이스라엘 정서가 나타나는 원인은 무엇인가?

“1960년과 70년대 미국교회협의회(National Council of Churches), 세계교회협의회(World Council of Churches)와 각각의 주류 개신교 교단의 몇몇 지도자들이 급격히 좌파가 됐다. 외부인의 눈에 이러한 변화는 종교적 신앙을 정치적 메시야주의(messianism)로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베트남·쿠바·니카라과와 다른 제3세계의 혁명적 힘이 반인간적·반신(anti-God)적임에도, 이러한 힘을 받아들였다. 그들은 이와 동일한 정신으로 팔레스타인의 혁명을 포용했다.”

-미국에서 이스라엘의 가장 강력한 후원자는 유대인과 복음주의자였다. 그런데 최근 자유주의 복음주의자 사이에서 반이스라엘·친팔레스타인 정서가 나온다.

“복음주의자가 진보주의자가 됐다는 것은 놀랍지 않다. 신앙은 어떤 특정한 정치적 신념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러나 진정한 진보주의는 친이스라엘이어야 한다. 민주주의를 지지하며, 연설과 예배의 자유를 보장하고, 소수자에게 관대하며, 여성의 권리를 인정하는 것은, 이스라엘의 적대자들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다. 그들은 로켓이 발사되는 가운데 이번 주 선천적 심장 결함 무료 치료 수술을 받기 위해 가자지구의 아기 6명이 이스라엘로 이송된 것처럼, 항상 인도주의적 몸짓으로 반대편에 접근한다. 이스라엘의 반대자가 되는 것은 자유주의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는 전체주의적이며, 자유에 반대하고, 신앙에 반대하는 과격 좌파의 세계관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몇몇 복음주의자들이 이 진영에 참여한다는 것에 경악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Hamas: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를 주도하고 있는, 팔레스타인의 대표적인 무장단체) 사이에 일어나는 현재 갈등에 관한 언론 보도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보도는 편향됐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한때 공정하고 균형 잡혀 있었으나 오늘날은 전체를 좌파의 렌즈로 여과한다. 타임스는 다른 이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단순한 선입견 뿐 아니라 다른 요소들도 작용한다. 이스라엘은 정부를 감시하며 공적으로 국가의 오물을 닦는, 열린 사회다. 이스라엘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미국 언론 내 많은 이야기의 근원지는 이스라엘 언론이다. 아랍권에는 이에 비교될 만한 언론이 없다. 언론의 자유가 없다. 가자에서 누군가 하마스의 끔찍한 행위를 드러내길 원한다면, 이는 목숨을 거는 것과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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