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개관서「심플리 바이블」로 돌풍 일으킨 신성관 목사
“10년 넘게 교회를 다녀도, 왜 ‘성경을 알고 싶다’는 이야기들이 계속 나올까요? 틀이 없으니 정리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심플리 바이블>은 이 틀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
다양한 ‘성경 개관서’들이 매년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만큼 방대한 양의 성경 텍스트를 일목요연하게 이해함으로써 ‘하나님의 뜻’을 알고자 하는 욕구들은 늘어나고 있지만, 개관서 자체의 방대함에 망설이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일명 ‘심바’로 불리는 <심플리 바이블(Simply Bible: 하나님 나라 관점에서 읽는 성경)>은, 이러한 기존 성경 개관서들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특히 내용 면에서 성경을 요약하고 연대기와 스토리 중심으로 나열하는 방식을 탈피하여, 성경을 ‘하나의 이야기’로 정리했다. 책은 ‘하나님 나라’라는 큰 주제 아래, 수많은 인물과 이야기가 등장하는 성경을 신학 주제별로 간단히 정리했다. ‘하나님 나라’를 왕, 땅, 백성, 법 등 4대 요소로 나눠,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이야기들이 이들 중 어디에 위치하는지를 알려준다.
제목처럼 ‘단순화’에 집중해, 분량도 과감하게 줄였다. 하지만 많은 도표와 도식을 통해, 성경의 수많은 이야기들을 알지 못하는 새 신자들도 알기 쉽게 했다. 132쪽에 불과한 이 책은 성서신학을 전공한 30대 저자가 직접 디자인과 출판까지 도맡았지만, 기독포털 갓피플 집계상 성경 개관서 부문 1위를 몇 달째 지키고 있다. 저자가 2012년부터 여러 강사들을 초빙해 시작한 Veritas 세미나도 입소문을 통해 참가자가 늘어나고 있다. 다음은 저자 신성관 목사와의 일문일답.
-책을 쓰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이 책은 ‘현장에서 만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른 나이부터 교회 현장에서 아이들을 교육하는 사역을 계속 해 왔습니다. 이를 통해 느꼈던 문제점들에 대한 대안으로 내놓은 것입니다. 교회는 아이들에게 질문을 하지 못하게 합니다. ‘왜’를 잊게 만드는 ‘암기 형식’, 그리고 지나친 ‘윤리 중심’의 교육에 대한 문제의식이었습니다.
애굽에서의 10가지 재앙을 외우면서도, 그 신학적 의미에 대해 질문하지 않습니다. ‘너희들은 구원받아야 해’라는 설명과 그 방법론에만 급급합니다. 아이들도 점차 해답만을 찾을 뿐, 질문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왜 우리를 구원하셨어야 하는가’ 하는 이유와 계획을 망각한 채, 방법론에만 치우치는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성경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7년여간 강의했던 내용들을 시행착오를 거쳐 책으로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제목이 왜 ‘심플리 바이블’인가요.
“책을 쓰기 전, 시중에 있는 성경 개관서들을 미리 조사해 보았습니다. 제 생각과 비슷한 책이 있거나, 한국교회에 필요가 없다면 ‘또 하나의 책’을 굳이 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성경 개관서들이 성경보다 더 두껍다’는 문제의식을 가졌습니다. 흐름과 맥을 짚어줘야 하는데, 성경 66권을 다 해석하려다 보니 내용이 방대해지는 것이지요. 그래서 정말 하나님 나라 관점으로 ‘개관’을 하는 책을 쓰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교정 작업을 통해 130쪽 분량을 덜어냈습니다. 저도 신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전문 신학 용어들이나 내러티브적 요소들을 넣을 수 있었지만, 다 빼기로 했습니다. 오로지 ‘하나님 나라와 그 계획’만을 넣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기획 의도 자체가 ‘새 신자들도 읽을 수 있는 성경 개관서’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새신자들에게 교육을 실시하려면, 구원을 소개하고 그 방법과 복음을 제시해야 합니다. 그 ‘좋은 소식’을 전하려면 상대적으로 ‘나쁜 소식’이 있어야 하는데, 이는 성경에서 말하는 죄에 대한 문제 제기가 필요하고, 결국 성경의 내러티브가 등장해야 합니다.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도 모르는 새 신자들에게 문제를 제기하려면 이를 다 설명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다 새 신자들이 교육을 미처 다 받기도 전에 그만두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것들을 다 설명하려다 보니, 성경 개관서들도 기존 성도들을 위한 것이 되고 말았습니다.
<심플리 바이블>은 하나님의 계획 안에 어떠한 문제가 있었고, 하나님께서 어떻게 그 문제를 신실하게 해결해 가시는가 하는 ‘신학적 주제’만을 철저히 파고 들었습니다. 저희는 성경을 찾지 않고도 교육시키는 이들이 설명할 수 있도록, 필요한 부분들에 도식을 사용했습니다.”
-부제는 ‘하나님 나라 관점으로 읽는 성경’인데요.
“‘톰 라이트’로 시작되는 서문 때문에 우려가 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했던 문제와 톰 라이트의 지적이 크게 다르지 않았기에, 제 이야기보다는 권위있는 성서신학자 톰 라이트의 제안을 꺼내놓은 것입니다. 칭의론에 문제가 있다고 그의 모든 주장을 버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톰 라이트는 우리가 구원론 중심으로 성경을 읽는 것을 ‘우리 중심’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코페르니쿠스의 혁명’에 대해 말합니다. 교리 중심, 구원론 중심으로 성경을 읽는 것이 천동설이라면, 하나님의 계획을 중심으로 읽는 것이 지동설입니다. 구원론이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거대한 계획을 읽은 후에 인간의 구원으로 들어가야 하지 않겠냐는 것입니다. ‘시각의 전환’을 말하는 것이지요. 그 방법론을 책에 도입했습니다. 당신의 나라를 향한 하나님의 신실하신 계획을 내러티브로 깔고 있습니다.
그래서 복음을 역사적 맥락에서 살피기도 했습니다. 1세기 유대인들에게 ‘복음’은 예수 믿고 구원을 받는 걸 넘어, 하나님의 통치가 이 땅에 도래하는 것이었습니다. 강의할 때도 ‘왜 하나님 나라인가?’부터 묻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바로 하나님의 계획이기 때문입니다.”
책은 성경을 크게 구약과 신약으로 분류하지만, 연대기적으로 펼치지 않고 구약은 창조, 타락, 예비적 언약, 언약으로, 신약은 새 언약으로 이뤄져 있고, 이 부품들은 하나님 나라를 구성한다. 예를 들어 창조는 창조의 목적, 하나님 나라와 인간, 하나님 나라의 원형이라는 작은 요소들로 나누고, 이를 각각 성서신학적으로 해설한다. 도식으로 전체 구성의 순서를 보여주면서, 내용을 한 눈에 파악하도록 돕는다.
-신학교 졸업 후, 목회가 아닌 강연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청년들이 바벨론에 대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보고 질문을 하였습니다. ‘전도사님, 다큐에서 창세기의 바벨탑 기사가 바벨론 포로기에 지구라트를 보고 창작으로 쓴 이야기라 해서 충격을 받았어요.’ 기본적인 성경관이나 성경 비평에 대한 지식이 없으니,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무너지는 것입니다. 한때 SBS TV의 ‘신의 길 인간의 길’ 방영을 한국교회가 굉장히 반대했는데, 사실 목회자들이 신학에 대한 기본적 전제와 기초만 갖춰도 무너질 이유가 없는 것 아닐까요. ‘기본적 전제 없이 세상적 지식으로 성경의 잣대에 대한 정보가 전달되면, 이렇게 무너질 수 있겠구나’ 하는 우려가 생겼습니다.
미국의 자유주의 신학자 바트 어만의 <성경 왜곡의 역사(청림)>를 읽은 적이 있는데, 그도 ‘목회 현장 속에서 성경이 어떻게 쓰였는지 왜 솔직하게 말하지 않느냐’고 문제를 제기합니다. 크레이그 에반스의 <만들어진 예수(새물결플러스)>는 그에 대한 반박인데, 성경이 창작물이라는 어만의 입장을 충분히 복음적으로 설명해 냅니다. 이를 보면서, 성경공부도 중요하지만 대중들에게 신학을 가르쳐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했습니다. 지성인들에게 개론 정도라도 우선 가르쳐 보고자 ‘베리타스 세미나(www.veritas7.com)’를 시작했습니다.
이를 통해 성경관에 대한 의심이 생기기 전, 먼저 이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고 복음주의 입장에서 해결해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우리는 마태복음과 요한복음이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지에 대한 의문을 회피하거나 초자연적 현상 등으로 무마시켜 왔습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 오히려 성경의 탄생 과정들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자는 것입니다. 숨길 이유가 무엇인가요? 성도들은 일반적으로 성경 저자들이 동굴 같은 곳에 들어가서 계시를 받아 성경을 줄줄이 쓴 것처럼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접근하면서 개론부터 세미나를 개최했고, 지금은 젊은 학자들 위주의 온라인 강의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도 궁금합니다.
“출판사도 설립했지만, 대형 출판사가 되는 게 목표가 아닙니다. 저희는 기독 출판사들을 돕고 싶습니다. 인프라를 구축해 POD 서비스나 SNS 홍보 등으로 열악한 기독 출판사들의 새로운 활로를 뚫어내고 싶습니다. 수익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인세도 거의 기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정기 세미나도 개최해 제자훈련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심플리 바이블>에 이어, 예언서나 역사서 등 성경 권별 개관서도 만들어 팀별 세미나도 열 계획입니다. <심플리 바이블>에는 생략된 내용이 많은데, 강의할 때 그 부분들을 채워주고 있습니다(강의 문의: artofchrist@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