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학자 킨나만 박사, 20년간 23,000여 인터뷰 통한 연구결과 발표
미국인의 약 20%가 스스로 특정한 종교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숫자는 교회에 나가지 않거나 다녀본 적이 없는 이들과 회의주의자들까지 포함하면 33%까지 늘어난다.
27일(현지시각) 미국 USA투데이 보도에 의하면, 종교학자인 데이비드 킨나만(David Kinnaman) 박사는 그의 새로운 저서에서 ‘교회에 속하지 않은(churchless) 사람들’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분류를 소개했다. 그의 연구조사 결과, 미국인 10명 가운데 4명이 실질적인 ‘후기 기독교인(post-christian)’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신앙과 생활에 있어서 본질적으로 세속적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교회에 발을 들여놓지 않았을 법한 이러한 사람들도, “어떤 종교를 믿느냐”는 질문에는 ‘기독교’라고 답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 소재 바나그룹(Barna Group)의 킨나만 박사는 지난 20년 동안 23,000번 이상의 인터뷰를 통해, 정체성·신념·신앙생활에 대한 15가지 조사를 바탕으로 이들을 ‘교회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는 범주에 포함시켰다.
앞서 설문조사기관인 라이프웨이 리서치(LifeWay Research)의 에드 스테처(Ed Stetzer) 회장은 이 같은 이들을 ‘명목상의 기독교인’이라 불렀다. 스테처 회장은 “이들은 부모와의 끈을 놓치거나 완전한 무신론자가 되길 원치 않는다. 단순히 물려받은 신앙 때문에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킨나만 박사는 먼저 교회 예배 및 활동 참석률과 성경·하나님·예수님에 대한 관점 등과, 더 나아가 물려받은 신앙이 기독교인의 삶과 습관 등에 얼마나 의미있는 방식으로 연관되어 있는지를 살폈다.
킨나만 박사는 자신의 견해를 지지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고, ‘교회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을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분류로 나눴다.
약 32%의 사람들이 여전히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정의하고 있었다. 이들은 하나님을 믿지만, 관계성에 있어서 흔들리고 있었다. 킨나만 박사는 이들에 대해 “기독교화됐으나 아주 적극적이진 않다”고 했다.
25%는 스스로를 ‘무신론자’ 혹은 ‘영지주의자’라고 정의했으며, 킨나만 박사는 이들을 ‘회의주의자’로 분류했다. 이들의 순위는 지난 20년 동안 계속 변화돼 왔다. 그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1993년 16%에서 현재 43%로 증가했으며, 고등교육을 받은 이들과 주류사회에 속한 이들도 많아졌다.
27%는 유대교나 이슬람과 같은 다른 종교에 속했으며, “스스로를 영적이라고 표현하지만 종교적이지 않은” 이들도 여기에 포함됐다.
나머지 16%는 기독교인들이었다. 이들은 그리스도와의 관계에 있어서 헌신적이지만, 교회에는 더 이상 나가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를 세대별로 분류할 경우, 1984년부터 2002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에서는 48%, 1965년부터 1983년 사이에 태어난 ‘X세대’에서는 40%, 1946년부터 1964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에서는 35%, 1945년 이전에 태어난 장로들 중에는 28%를 차지했다.
킨나만 박사는 이를 바탕으로 “젊은 세대일수록 후기 기독교인인 경우가 많다”면서 이러한 추세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미국이 무신론 국가가 되어간다고 할 수는 없다. 오늘날 미국에는 수천만 명의 ‘적극적인 기독교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많은 사람들이, 규칙적인 예배 참여가 의미하는 바를 잊어버리면서, 교회에 다니는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의 간극은 더욱 커지고, 견고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들이 생각하고 기도하며 시간을 보내는 방식이 점점 신앙적인 관점에서 멀어지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이들의 비기독교적 관점 또는 세속적인 관점이 ‘그들만의 사회적인 영향력’을 형성해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