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혁주의연대, 총신대서 ‘성찬’ 주제로 제1회 학술대회 개최
한국개혁주의연대(Reformed Alliance in Korea, 회장 박형용 박사) 제1회 학술대회가 17일 오후 총신대 제1종합관 세미나실에서 ‘한국 장로교회의 성찬 회복’을 주제로 개최됐다.
학술대회에서는 로버트 레담(Robert Letham) 웨일스복음주의신학교(Wales Evangelical School of Theology) 교수가 ‘주의 만찬에 대한 찰스 하지와 존 네빈 사이의 논쟁’을 주제강연했다.
존 윌리엄스 네빈(John W. Nevin)은 프린스턴에서 찰스 하지(Charles Hodge) 밑에서 공부하다 1826년 졸업했고, 하지가 독일에서 유학하는 동안 2년간 그의 자리를 대신했다. 네빈은 이후 펜실베이니아주에 자리잡은 한 독일계 개혁교회 신학교 교수를 맡으면서, 회심과 개인의 인격적 경건을 강조하는 신학과 장로교의 주관주의에 확신을 갖는다. 그는 미국 개신교의 개인주의에 거의 홀로 반대하며, 성례와 교회를 무시하는 미국의 복음주의 개신교를 질타했다.
네빈은 1846년 펴낸 <신비로운 임재(The Mystical Presence)>라는 저서를 통해 당대 개혁주의 교회의 성찬에 맹렬한 비판을 가했다. 그는 성찬에 대해 “어떤 의미에서 전 기독교 체계의 핵심”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는 기독교가 그리스도와 신자 사이의 살아있는 연합에 기초를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 연합은 성육신 때문에 일어나는 단순한 공통적 본질의 연합도, 내적 일치나 우정 때문에 이뤄지는 단순한 도덕적 연합도 아니고, 그리스도가 백성을 대표하는 법정적 연합 이상의 것이다.
존 네빈은 “당대의 근대 청교도 관점은 (자신이 따르는) 고전적 개혁주의 관점을 ‘반가톨릭적 신비주의(semi-popish mysticism)’라며 완전히 거부하고 있다”며 “그것은 주의 성찬에 그리스도 인격의 어떤 실제적 참여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혁주의는 초기 교회와 칼빈의 입장이며, 청교도의 관점은 바로 ‘작금의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는 1848년 한 논총에서 이 네빈의 <신비로운 임재>를 비판한다. 하지는 “미국 교회의 삶의 비성례적 본질은 미국 기독교에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네빈과 일치했지만, 개혁교회들은 츠빙글리의 기념설부터 칼빈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하고 신앙고백서들은 ‘타협적 문서’라고 주장했다.
하지는 “그리스도가 두 본성 가운데 현존하시고, 신자들이 그를 먹는다는 점에서 성찬은 신비”라면서도 “그리스도는 마음에 임재하고, 성찬적 먹음은 믿음과 동일하다”고 간주했다. 그는 네빈에 대해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을 혼동하고 있으며, 전가보다는 내적 변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칭의에 대한 개혁주의 교리에서 이탈했다”고 비난했다.
로버트 레담 교수는 이에 대해 “결과적으로 하지는 개혁주의 교회의 성숙한 가르침을 무시했고, 신자들이 그리스도를 받고 양식으로 삼는다는 신앙고백서 가르침의 요점을 놓쳐버리고 말았다”며 “그럼에도 널리 알려진 하지의 걸출함 때문에 그의 견해들은 후대에 영향을 미쳤고, 미국 장로교회에 츠빙글리의 기념설이 널리 퍼지게 됐다”고 비평했다.
레담 교수는 “자신의 교파 바깥에서는 영향이 적었고 분명치 않은 하나의 역류에 불과했지만, 존 네빈은 지난 30년 동안 새로운 회복된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그의 주장에 의해 속죄와 칭의에 있어 그리스도의 사역이라는 복음의 외적 요소와, 그리스도와의 연합에서 비롯되는 변혁적 요소와의 관계에 관련된 많은 질문들이 제기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네빈은 칼빈에 대한 충실한 고찰을 제공했다”며 “성육신의 필수적 중요성과 개혁주의 성찬 교리의 회복에 대한 그의 주장은 우리를 칼빈과 고전적 개혁주의 신학의 허다한 무리의 증인들에게로 되돌아가게 했다”고 덧붙였다.
학술국장 안인섭 교수(총신대) 사회로 진행된 학술대회에서는 이후 총무 이환봉 교수(고신대)가 ‘한국 장로교회의 성찬 이해와 실천에 대한 설문조사 연구’를 발표했으며, 2부 순서로 개혁주의 예배와 성찬의 실례를 선보였다.
박형용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개혁주의 성찬론에 대해 강의를 듣고, 성찬 집례에 대한 개혁주의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오늘 우리가 배운 것들이 한국교회의 일그러진 부분들을 바로 펴고 한국교회를 튼실하게 하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기를 소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