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의 위협 확대와 이슬람을 향한 선교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이 글은 현재 백석대학교에서 선교학을 가르치고 오엠(OM)선교회 자문위원으로 있는 이정순 교수(사진)가 본지에 특별기고한 것입니다. -편집자 주

2001년 9월 11일 이슬람 테러단체 알카에다가 미국 뉴욕과 워싱턴에서 민항기로 자살폭탄테러를 저질렀다. 이 사건은 그전까지 이슬람에 대하여 무관심한 세계인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며 이슬람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그 후 2011년 5월 1일 파키스탄에서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사살되고 같은 해 12월 이라크에 주둔 미군 전투병력이 철수하면서, 이슬람과 관련된 테러와의 전쟁은 끝나리라 예상했다. 그러나 2014년 6월 10일 수니파 이슬람 무장단체 IS(Islamic State, 이슬람 국가)가 이라크 제2 도시 모술을 무혈 점령하면서, 우리의 기대가 오판임을 알게 되었다.

IS는 2014년 8월과 9월에 미국인 기자 2명에 이어 영국인 인질 2명과 프랑스인 산악 안내원, 최근에는 일본인 인질 2명을 살해하고, 위협과 협박을 계속하고 있다. IS는 알카에다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세력을 과시하고 있다. IS는 더 이상 중동과 유럽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최근 우리의 이웃인 일본인 살해와 터키에서 시리아로 넘어간 한국인 10대 김 군의 사건을 통하여 우리의 이야기가 되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IS의 끔찍한 테러 때문에 무슬림을 향한 한국교회의 선교가 축소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IS의 공포심을 자극하는 위협이 전 세계로 확대되는 이 상황은, 오히려 하나님이 한국교회에 주신 사역의 기회가 될 수 있다.

1. 시리아 내 기독교 유적지

필자는 2009년 여름방학 동안 시리아, 이란, 레바논을 지역 연구차 방문하였다. 신명기 26장 5절에는 이스라엘의 조상을 ‘유리하는 아람 사람’으로 표현하는데, 아람은 시리아를 가리킨다.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커스는(성경의 다메섹)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이며, 사도 바울이 회심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시리아는 이슬람 국가이면서도 고대 기독교 유적지가 산재해 있어, 기독교인들에게도 의미 있는 나라이다.

다마스커스에 있는 우마야드 모스크는 시리아에서 가장 큰 이슬람 모스크로, 우마야드 왕조 때 세워진 것이다. 이것이 비잔틴 제국 때에 ‘세례 요한 머리 무덤 교회’로 전환되었고, 아랍 이슬람 시대에 이슬람 모스크로 바뀌었다.

사울이 다메섹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을 체포해 예루살렘으로 끌고 가려던 중에 하늘에 나타나신 주님을 만나 눈이 멀었던 지점이다. 현지명은 코캅이라고 하며, 사울이 당시에 말 위에서 떨어졌다 해서 ‘바울 낙마 교회’ 또는 ‘바울 회심 교회’가 있다. 다마스커스의 동편은 기독교 구역이어서 현재 교회가 밀집해 있다. 다메섹으로 향하던 중, 강한 빛으로 시력을 잃은 사울이 그곳 교회 지도자 아나니아의 안수를 받아 다시 앞을 보게 되고, 그곳에는 ‘아나니아 기념 교회’가 있다. 다마스커스에는 또한 가인이 동생 아벨을 죽인 곳이라고 알려진 장소도 있다.

다마스커스의 북쪽 마룰라(Maalula) 지역은 예수님이 생존했을 당시 사용한 고대 아람어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아직도 사용하는 고장이다. ‘성 세르기우스 성당’과 ‘성 테클라 수도원’(CHAPEL OF ST. THECLA)이 있다. ‘성모 마리아 교회’(CHURCH OF ST. MARY)는 현재 아람어로 예배를 이끌고 사제들도 아람어 교육을 받고 있으며, 아람어 성경 필사본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알레포(Allepo)는 구약성서 사본 가운데 하나인 ‘벤 아셔’ 사본이 발견된 곳으로, 현재 이슬람 국가인 시리아에서 교회의 수많은 십자가를 볼 수 있는 곳이다.

1096년부터 200년간 지속된 십자군운동 기간 웅장한 성채가 50개 세워졌다. 그러나 13세기 말 십자군의 패배와 함께 한 곳을 제외하고 모두 파괴되었다. 그후 700년의 세월이 지나도록 원형 그대로 잘 보존된 한 곳이 시리아의 ‘크락 데스 셰발리엘’(Crac des Chevaliers)라고 불리는 곳이다. 하마(Hama)는 성경에 나오는 옛 아람 왕국의 하나인 하맛 왕국의 수도이다.

2.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의 발생 요인

알카에다와 다른 이슬람 단체들조차도 ‘지나친 극단주의’라며 거부한 IS는, 정치와 삶의 ‘종교적 부활’을 주장한다. 2011년까지도 무력한 듯 보였던 이슬람 무장세력이 엄청난 세력을 가지고 다시 세계무대에 등장하게 된 원인은, 이라크의 말리키 정부의 소수파인 수니파를 배제한 일방적 독단과 극단적 부패 및 시리아 내전을 꼽는다.

IS는 이라크 서북부와 시리아 동북부 등, 영국에 맞먹는 지역을 장악하고 있다. 시리아의 유전을 장악해 원유를 터키 등에 밀수출하고 주민들에게 세금을 징수하면서 이슬람식 교육을 강요하는 등 국가 행세를 하고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인 등 인질을 붙잡아 받아내는 몸값과 석유 판매로 연간 3억 달러(약 3100억 원)의 수입을 올리며, 반군 중에서 최강의 세력이 되었다.

IS는 2006년 알카에다 이라크지부(AQI)로 수니파 거점 지역인 팔루자에서 요르단 출신의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에 의하여 결성되었다. 당시 반미 무장투쟁과 이라크 내 시아파와 수니파 간의 내전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 이라크의 인구 중에는 시아파가 다수(60%)지만, 건국 이래 정권은 소수파인 수니파(20%)가 독점해 왔다. 미국의 폭격으로 2006년 12월 30일 후세인 사망 후에 선거를 통하여 시아파에게 정권이 넘어갔다. 이슬람 국가에서 시아파가 정권을 잡은 것은 1171년 이후 830년 만의 일이다. 이라크 수니파의 관점에서는 미국의 침공으로 몇 백 년 독점해왔던 정권과 주권을 빼앗기어 반미 저항이 매우 강할 수밖에 없었다. 수니파 국가인 사우디, 요르단가 이라크 내전에 동참하면서 내전은 더욱 커지는 양상을 띠게 됐다.

IS는 2014년 6월 10일 이라크의 모술 점령 이전에도 야채 행상, 휴대폰 가게와 건설회사 등 모술 주민 모두에게 월 800만 달러(80억 원)의 세금을 걷었다. 백만(정규군 35만, 경찰 65만) 병력을 갖추고 2011년 이후 416억 달러(42조 원)의 국방비를 지출한 이라크 정부가, 6월 10일 1,300명에 불과한 병력의 IS에 비참하게 패배하여 모술을 빼앗긴 이유는 이라크 군의 부패 때문이다. 이러한 부패는 2005년 미국이 이라크군의 식량 등 군수품을 외주화하면서 발생됐다. 실제 병력 200명을 가진 장교가 병력을 2~3배로 부풀려 식비를 신청해 차액을 가로채는 방식이었다. 부패는 군 뿐만 아니라 정부에도 만연해 있다. 말리키 정부는 측근들에게만 이권과 주요 보직을 주며 이권을 챙겨왔다. IS 발생 요인으로, 시리아 내전은 두 가지 면에서 IS의 급성장을 도왔다. 첫째, 시리아 반군들은 아사드 정권을 붕괴하고자 미국, 사우디와 카타르 등 이슬람 수니파 국가에게서 엄창난 무기와 군자금 지원을 받았다. 아사드 정권은 사회주의를 표방하며 쉬아파의 분파인 알라위파에 속하며 이란의 동맹국이다. 그러나 시리아에서는 수니파가 다수파(60%)이므로 시아파를 이단시하는 사우디 등이 시리아 반군를 세력을 적극 지원하여 아사드 정권 제거를 도모하였다. IS는 서방측이 시리아 반군에게 제공한 첨단 무기를 위협과 돈으로 매수, 확보하여 최강의 반군세력이 되었다. 둘째, 이슬람교 내부의 종파 갈등이다. 시리아의 아사드와 이라크의 말리키 정권은 모두 시아파 세력이며 국내 수니파을 탄압하여 왔다. 따라서 수니파 IS는 시리아와 이라크의 시아파 정부를 무너뜨리는 것이 목적이다. IS의 문제는 이슬람을 지배와 탄압의 권력투쟁 과정에서 악용하는 것이다. 이슬람의 세계관은 신정일치이다.

3. IS에 무슬림과 외국 용병들의 참여 요인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 제시카 스턴(Jessica Stern) 교수는 1998년 출간된 『‘최후까지 싸우는 테러리스트(The Ultimate Terrorists)』라는 책에서 ‘테러의 핵심에는 극도의 모멸감과 박탈감이 놓여 있다. 이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는 테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IS는 시리아·이라크의 도시들을 습격하고 무고한 주민을 집단살해하는 극단적 테러단체임에도 불구하고, 무슬림들 뿐만 아니라 서구의 젊은이들까지 참여하도록 노리고 있다. 2014년 6월 10일 모술 함락 당시 6천 명이던 IS의 병력 규모가 9월에는 최대 3만1천5백 명으로 증가하였으며, 이 중 1만5천여 명은 전 세계 80여 개국에서 온 외국인이고, 한국인 출신도 있다고 전했다.

젊은이들과 서구인들에 대한 IS의 유인 방법은 다양하다. IS는 검은 복면을 착용하고 황막한 사막을 배경으로 자신들의 모습을 드러내지만, 문명의 이기를 최대한 이용하고 있다. IS는 자체 제작·발간하는 PDF 파일 형태의 30여 쪽의 디지털 영문 잡지에서 자신들의 설립 목적, 전쟁 이유, 지난 전투 성과 등을, 화려하게 편집된 사진과 이슬람 경전 ‘꾸란'을 인용한 글을 사용하여 설명하고 있다. IS의 홍보 방식은 다른 테러단체보다 휠씬 더 세련되고 정교하며, 지능적인 플레이를 하고 있다. IS는 사람들이 IS와 쉽게 접촉할 수 있도록 페이스북, 트위터와 인테넷 등 SNS를 활용해, 이슬람 국가를 세우기 위해 벌이는 지하드에 동참해 달라고 전 세계에서 용병을 모집한다. 특히 높은 청년 실업률로 좌절하는 서방 젊은이들을 이슬람 지하드에 참여하도록 만들고 있다. IS가 대원들을 모집할 때에, 젊은이들이 쉽게 현혹될 수 있는 물질적 보상을 내세우며 많은 돈과 조직력으로 외국의 젊은이를 유인하고 있다. 이라크·시리아 북부에서 원유를 팔아 연간 3억 달러(약 3,100억 원)의 수입을 올린다. 인질을 붙잡아 프랑스·이탈리아 등에게서 받아내는 몸값도 주요 수입원이다. 이 자금으로 IS 조직원과 가족에게 주택·사망보상금 등 각종 경제적 혜택을 약속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의 자료에 의하면, IS는 가족복지혜택으로 전투원 결혼 시 1,200달러, 가구 딸린 집, 매월 부인 1인당 100달러, 자녀 1인당 50달러를 제공하며, 사망 시 유족에 보상금 수천 달러를 지급하고 있다. 이런 내용을 젊은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SNS를 활용해 효과적으로 전파한다. 사회적으로 소외된 채 컴퓨터에 빠져 있는 10~20대들이 쉽게 빠져들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터키에서 실종된 한국인 김모 군(18)은, SNS를 통해 IS를 접하고 지난달 터키 내 시리아 접경에서 IS에 가담하기 위하여 시리아로 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0, 14세의 두 아들의 엄마이자 1990년대 락 밴드 멤버였던 영국의 중년 여성 존스는, IS에 가담한 뒤 기독교인을 살해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시리아로 건너가 영국 출신 주나이드 후세인(20)과 결혼했다. 둘은 인터넷상에서 사랑을 키웠다. 후세인은 2014년 8월부터 미국인 기자 2명을 참수한 유력한 용의자 중 한 명이다.

4. IS에 대한 한국교회를 향한 제안

이슬람권을 향한 기독교인들의 헌신과 열정이 헛되지 않으려면 무슬림들을 향한 편견과 오해를 넘어서 이슬람의 교리와 문화를 보는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 극단주의 무슬림인 알카에다와 IS 등은 전 세계 16억 무슬림 중에 극히 일부분이다. 그들의 소행이 매우 악한 것이지만, 우리는 ‘모든 무슬림들’은 ‘테러리스트’라는 공식을 적용시켜 무슬림을 무조건 배척하여서는 안 된다. 기독교인들은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에 대한 것이 아니요 정사와 권세와 이 어두움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에게 대함이라(엡 6 :12)”라는 것을 인식하여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 내가 뭇 나라 중에서 높임을 받으리라 내가 세계 중에서 높임을 받으리라 하시도다”(시 46:10)고 말씀하신다. 우리는 악을 미워해야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무슬림들을 향한 복음의 문이 열려 있는 것을 보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지난 3년간 시리아 내전이 시작되고 지금까지 국외로 빠져나간 난민은 300만 명이 넘는다. 그들은 현재 스웨덴, 이탈리아와 독일 등으로 흩어져 있다. 인접국가인 레바논에 117만, 터키에 84만, 요르단에 60만 명, 이집트에 13만 명이 있다. 이 중에는 이슬람 국가이지만 지혜롭게 복음을 전할 수 있으며 한국인 사역자들이 이미 많이 나가 있는 곳들이 많다. 지금이 난민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보여주는 좋은 기회이다. 그 사례로, 2013년 1월 22일 한국 극동방송은 시리아 난민 돕기 생방송을 통해 17억 원 상당을 모금해 2013년 3월 22일 주거용 컨테이너 400채와 생필품을 전달하였다. 그 후 요르단의 자타리 난민촌에서 한국인 사역자들이 그들의 생활을 돕고 있다.

IS 공격으로 상처받은 난민들과 이슬람의 테러와 잔혹상에 대하여 회의를 갖고 있는 무슬림들에게 진실된 사랑을 표현해야 한다. 무슬림들에게 물질적인 것은 표면적이지만 우리의 또 다른 모습을 보이는 방법이므로, 경제적 박탈감과 전투로 폐허된 주택과 공공시설을 재건축하여 준다. 난민촌에 간이학교를 세워 어린아이나 여성들의 문맹퇴치에 힘쓰며, 그들의 마음의 상처를 지하드라는 것으로 표현하기보다는 글로써 표현하도록 출구를 열어 주자. 병자와 고아 등을 위해 의사들과 사회복지사를 파견하자. 테러에 관한 SNS나 책자 등을 통하여, 테러는 문제 해결방법이 아니라 또 다른 테러를 일으킨다는 것을 홍보하자. 심리적 안정감, 삶의 목적의식, 천국에 대하여 올바로 알도록 전한다. IS와 전 세계 무슬림들이 예수님을 영접하며, 시리아와 이라크의 안정과 평화를 위하여 기도해야 한다. 특히 현지 한국인 사역자들의 안전을 위하여 기도하며 그들을 적극적으로 후원하여야 한다. 또한 한국교회는 성도들에게 이슬람의 정확한 교리를 가르치어, 막연한 두려움이나 고통감을 갖지 않고 이슬람의 실체와 하나님의 관점에서 올바로 바라보도록 힘써야 한다.

현재 하나님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무슬림들에게 복음의 문을 활짝 열어주시고 있다. 한국교회는 이 기회를 무시하지 말고 적극 활용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무슬림들에 다가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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