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시의 프란치스코 떠올리며 순교 각오 다져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이탈리아 사제가 이슬람국가(IS)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떠나지 않겠다면서 순교의 각오를 전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투데이가 최근 보도했다.
지오바니 마르티넬리(Giovanni Martinelli) 사제는 현재까지 리비아에 남아 있다. 이미 대부분의 이탈리아인들은 자국의 군함 등의 호위를 받으며 본국으로 돌아간 상태다. 마르티넬리 사제는 “이곳에 남아 있기로 한 것은 나의 신앙에 이어서 가장 중대한 결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거리에서 한 무슬림 남성에게 ‘당신은 이슬람의 적대자’라는 말과 함께 위협을 받은 적이 있다. 어떤 무슬림들은 교회에 찾아와 내가 반드시 죽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러분들에게 마르티넬리 신부가 잘 지내고 있다는 걸 알리고 싶다. 만약 내가 참수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면 그렇게 될 것이다. 간증을 전해줄 수 있다는 사실은 매우 귀하다. 주님께서 이를 내게 허락해 주시고, 순교할 수 있게 해 주신 데 대해 감사하고 있다. 난 이곳을 떠나지 않을 것이고, 두렵지 않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그는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사제가 지난 1219년 십자군 전쟁을 평화롭게 끝내기 위해 이집트의 술탄 알 말리크 알카밀에게 찾아가 그를 개종시키고자 했던 것을 떠올렸다. 당시 사라센 진영으로 넘어간 프란치스코와 그의 동료 수사는 병사들에게 체포되어, 술탄 앞으로 끌려가 며칠 동안 그의 막사에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아에서 1971년부터 머물렀던 마르티넬리 사제는 이곳을 제2의 고향으로 여겼다. 그가 리비아에 도착했을 당시 현지 크리스천 인구는 15만명이었으나, 현재는 300명까지 줄어든 상태다.
IS는 지난 15일 리비아에서 인질로 잡았던 이집트 콥트교도 21명을 참수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