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구원 문제는 관심 밖으로 밀려난 WCC의 선교신학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WCC의 교회관과 선교관: Missio Dei 신학을 중심으로(2)

▲이동주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이동주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2.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의 신학(앞에서 계속)

그리스도의 ‘완전한 인간성’ 표징(하나님의 인간화 작업)은 인간이 이웃 사랑의 관계를 회복하는 곳과, 보다 나은 정의와 자유를 위한 봉사와 고난을 감내하는 곳에서 드러난다고 한다. WCC는 과거 선교 목적이 기독교화로서 그리스도와 교회를 통해 인간을 하나님께로 데려오는 것이었다면, 오늘의 선교 목적은 참 인간의 문제가 훨씬 더 절박한 문제라고 한다(136f). 이러한 진술에는 성육신하신 하나님의 엄청난 희생적 사랑에 대한 고백보다, 이웃과의 관계 회복에 중점을 둔 것이다.

북미주연구협의회 보고서는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통해 주신 “인간성을 찬양”하는 새로운 선교구조를 제시하며, 이것이 바로 구조의 비인간화 세력을 이기신 그리스도를 찬양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 보고서는 미국 NCC의 인간화를 위한 투쟁에 관해 설명하며, 억압을 하는 자와 받는 자들 모두가 차별이라는 구조의 희생물이고, 따라서 그들은 자기들의 인간성을 거부당한 것에 대해 “인간이 되고자 하는” 민권투쟁운동을 부각시켰다.

미국 NCC의 미국 델타 선교부(Delta Ministry)는 비인간화 세력이 투쟁을 통하지 않고는 항복하지 않는다고 역설하며, 사회구조가 인간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회는 ‘하나님의 선교’적 목표에 비추어 인간성의 선물에 폭력을 행사하는 모든 구조를 변화시키는 누룩이 될 것이고, 그 구조에 항거하는 표징이 될 것이며, 교회는 인간의 자유와 정의를 위해 투쟁하는 다른 그룹들과 동지적 유대를 갖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137-139).

서유럽 연구보고서 역시 인간화를 선교의 목표로 두고, 온갖 형태의 비인간화 -교회 안에서까지도-즉 세뇌공작, 인종차별, 인간 노동의 착취, 인간을 목적 아닌 수단으로 취급하는 현상 등이 초래되는 것을 지적하고, ‘종교적 신념’이 세상을 두려움 없이 대할 수 있는 자유를 인간에게서 박탈해 버릴 수 있다고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복음이, 인간을 잘못된 권위의 노예상태에서 해방시켰다고 한다(21).

WCC는 위와 같이 그리스도는 인간 해방자라며, 교회 대신 ‘세계’에, 그리스도인 대신에 ‘인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영혼구원 문제는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WCC는 위와 같이 그리스도인의 하나님이 아니라 인간의 하나님이고, 교회의 하나님이 아니라 역사의 하나님이라는 ‘하나님의 보편성’을 강조한다. 이는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구원사와 세속사라는 두 개의 역사관을 부정하는 입장에서, 오직 하나인 온 세상의 역사만을 인정하는 일원론적인 역사관에 근거한다.

WCC의 성령에 대한 고백은 예수가 광야로 인도받았기 때문에, 교회도 성령의 인도로 세상 속 선교에 뛰어든 것이며, 교회는 구원의 기관이 되기 위해 부름받은 것이 아니라 세상을 구원하기 위한 하나님의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부름받았다고 한다. 교회는 하나님께서 전체 피조물과 교제하시는 데 필요한 도구요 성례전이지만, 교회 그 자체가 하나님의 나라는 아니고 하나님의 나라는 불신자를 포함한 전 세계라고 한다(70f).

북미주연구협의회 보고서 내용은 전통적 복음전도의 ‘회심’이 세상에서 전환하는 운동이며, 교회 출석을 강조하고 밖에 있는 사람을 안으로 초청하여 개종시킨다며, 십자가의 대속으로 인한 하나님께로의 회심과 개종을 ‘proselytism’이라는 단어로 격하시킨다. 그리고 성경적 견해라는 “이웃의 이익에로의 전향”(빌 2:3) 내지 세상을 향한 전향이라는 회심에 대해 설명하며, 성령을 통해 새로운 상황을 창조하고 있는 것. 내부인과 외부인이 연합하여 함께 세상 속으로 들어가 ‘하나님의 선교’의 동참자가 되게 하는 운동이고, 회심의 문제는 개인적 차원에서 보다는 사회적 집합적 차원에서 제기된다고 한다(131-133).

WCC는 회중에 합당한 예배를 “하나님의 창조행위에 대한 응답”이라고 설명하며, 예배란 교회가 선포하고 세상은 잠잠히 듣도록 되어 있는 일방적인 활동도 아니고, 비신학적인 사람들에게 제시하는 신학적 공식 문제도 아니라고 한다. 교회의 진정한 선포 내용은 세속적인 인간 삶의 실제적 경험에 직면함으로써 발생된다. 즉 성경 말씀을 세상에 선포하는 것이 아니고, 세상 상황이 교회가 선포할 일을 규정하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45-46).

서유럽연구협의회는 ‘세상의 이름으로 드리는 예배’라는 소제목 하에, 예배는 세상을 대표하여 ‘세상의 이름으로’ 대리적이고 생존 추구의 방법으로 드리는 응답(response)의 일종이라고 한다. 이러한 예배를 통해 회중은 역사에서 하나님의 능력 있는 활동에 참여한다고 한다. ‘우리의 합당한 예배’란 세상을 하나님께 바치는 것이고, 교회는 세상의 첫 열매로서 ‘세상을 대표하여 예배드린다’고 한다(48f).

WCC가 주장하는 예배의 새로운 구조란 성직화되지 않아야 하는 것과, 대화적 요소를 갖추어야 할 것과, 예배자들 전체가 참여하기 위해 성례전이 으뜸가는 형태라고 한다. 제의 행위는 개방적이며 모든 것을 포용하는 것이어야 하고, 교회의 의무는 예배 의식의 모든 행위를 비판해 주도록 세상 사람에게 요청하는 것이고, 세상 사람들이 세속적 형태의 예배를 개발하도록 해야 한다고 한다.

또 예배는 특별한 날이나 시간만 신성하게 취급되어서는 안 되고, 일상생활의 리듬을 참고해 가장 많은 사람이 회집할 수 있는 날과 시간이 가장 적절하다고 한다. 또 기독교 예배는 건물과는 무관하다고 한다(76-79).

WCC는 교회가 이교적 건물이 될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다. 그 위험성이란 건물로 인해 회중이 고립된 거룩한 장소의 벽 안에서 종교적 안정감을 갖도록 자극받는 것과, 예배자들이 도피하여 하늘나라의 기쁨을 갈망하고 이 땅 위에 하늘나라가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무시하도록 유도하여 내향성과 도피성을 자극한다는 것이다(53f).

WCC는 교회를 이 세상의 한 부분이라고 설명하고, 교회일치운동은 초교파적 재결합을 위한 노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타인의 세계와 심오한 결속에 중심을 두고 있다고 하며, 회중은 세상과의 열린 대화에서 살아간다고 한다(80f). 이는 종교다원주의를 간접적으로 표명하는 것이다. <계속>

/이동주 박사(선교신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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