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덕영 박사의 창조신학
유기체(생명체)가 아니고 ‘생각하는 기계’일 가능성?(세티 연구원 쇼스탁 박사의 주장에 대해)
최근 토성 위성의 온천 발견
최근 네이처지를 통해 토성의 위성에 해저 온천을 발견했다는 논문이 소개돼 화제다. 지난 3월 12일 미국과 일본 등의 공동연구진은 토성의 수십 개 위성 가운데 하나인 ‘엔켈라두스’에서 온천을 발견했다. 위성에서 이산화규소 입자가 발견됐는데, 이는 섭씨 90도 이상 뜨거운 물에서 만들어지는 것. 지름 약 500㎞ 크기의 ‘엔켈라두스’는 표면이 얼음층으로 뒤덮여 있어 추운 위성이다. 그 동안 이 위성에는 지하에 거대한 바다가 존재하고 염분과 이산화탄소, 유기물이 포함된 바닷물이 분출되고 있다는 사실만 알려져 왔다. 지구의 이산화규소는 모래의 주성분이다. 독일 슈투트가르트대의 프랑크 포스트베르크 교수 등은 발견된 이 이산화규소 나노 입자의 크기로 볼 때, 특정한 열 조건이 엔켈라두스의 분화구에 존재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프랑스 낭트대의 가브리엘 토비 교수는 네이처에 함께 실린 논평에서 “일부 과학자들은 심해의 알칼리성 온천 지대에서 지구의 생명체가 처음 발생했으리라고 추측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렇게 지구 밖 생명체 연구가들은 점점 더 대중들에게 외계 생명체에 대한 호기심과 가능성을 증폭하고 제시하려 하는 경향이 있다.
‘세티’ 연구원 쇼스탁의 기발한 주장
미국에 있는 세티(SETI, the 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외계지적생명체탐사본부’) 연구소의 천문학자 세스 쇼스탁(Seth Shostak) 박사는 “에일리언(aliens)은 생화학적 룰(rules)을 따르는 생명이 아닌 ‘지각능력이 있는 기계’(thinking machines)일 가능성도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세티는 우주 바깥에서 날아오는 무선전파 신호를 수집해 지성을 갖춘 외계 생명체를 탐색하는 국제과학연구모임이다.
쇼스탁은 인류가 2025년 이전 외계 생명체와 (전파가 되었든 어떤 식으로든) 조우(遭遇) 가능하다고 늘 주장하는 과학자이다. 쇼스탁은 “드레이크 방정식에 따르면 우리는 몇십 년 혹은 25년 안에 외계인을 만날 수 있다”면서 “나는 영화 속 ET를 실제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프랭크 드레이크 박사가 고안한 드레이크 방정식(Drake equation)은 우리 은하(Milky way Galaxy) 안에 존재하면서 우리와 지적 교신의 가능성이 있는 외계 생명체 수를 추정·계산해보는 방정식으로, 항성계의 속도와 생존에 적합한 행성, 행성이 생명체를 형성하는 비율 등을 계산할 수 있다. 아직 이 방정식의 정확한 답은 알 수 없다. 천문학자들은 외계인이 거주하는 행성 숫자가 적게는 100에서 많으면 100만 사이일 것이라고 각각 추정할 뿐이다. 하지만 그는 “우리가 훗날 외계로부터 신호를 받을 수는 있어도, 그들이 하는 말을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의 과학은 우리 수준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쇼스탁 박사는 국제우주학회(IAA) 학술지 악타 아스트로노티카(Acta Astronautica) 최신호 기고에서, “외계인이 무선통신기술을 갖췄다면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개발까지도 오래 걸리지 않았을 것”이라며 “(에일리언 탐색은) 생물학적 생명체보다 인공지능체를 발견할 확률이 더 크다”고 기발한 주장을 하고 있다. 물론 진화를 전제한 주장이다. 세티 연구원 대다수는 외계인도 상식적 의미의 ‘살아있는 생명체’, 즉 수명이 한정돼 있고 자손을 번식하며 진화과정을 겪는 유기체일 것이라고 가정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학자들 사이에서는 “우주 안에는 인간을 비롯한 지구 생물과 겉모습 뿐 아니라 생화학적 구조까지도 전혀 다른 생명체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도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
쇼스탁 박사는 “생명체가 자기 별 바깥의 외계와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 만큼 진화하기까지는 엄청난 시간이 걸리겠지만, 기술 발달의 속도는 그 생명체의 진화 속도보다 훨씬 앞서갈 수 있다”고 흥미있는 추정을 한다. 그는 “‘인공지능 에일리언'은 물질과 에너지가 충분한 곳을 찾아 이주생활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세티도 뜨겁고 어린 새내기별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영국 리즈메트로폴리탄(Leeds Metropolitan)대학의 세티 연구원인 존 엘리어트(John Elliott)는 BBC 에서 “쇼스탁 박사가 세티 커뮤니티 안에서 아직은 일반적이지 않은 관념에 더욱 굳건한 발을 내디뎠다”며 “50년간 외계 전파 시그널을 관찰해오면서, 세티는 인류의 과학기술의 진보가 외계 문명체의 발달 방식을 이해하는 데 좋은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외계 메시지의 탐색과 해독에 있어 기술적 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쇼스탁의 주장은 에일리언 탐사의 새로운 방향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직은 지켜보아야 하는 이슈
미국의 나사(NASA)나 세티(SETI)는 언론과 대중들의 관심이 잠잠해질 만하면 외계 생명체에 대한 대중의 호기심을 증폭시키는 행성 관측 자료나 주장들을 꾸준히 제공하여 왔다. 대중의 관심을 유도하는 것은 좋으나, 이들 대부분은 늘 실체 없는 일방적 추정일 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언론을 통한 관심 유도가 혹시 이들 연구 단체들의 재정 확충 필요성 때문은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세티는 나사의 재정 지원을 받는 외곽단체이다. 150여명의 연구원들은 우주 생물학과 외계 지성이 보내올지도 모르는 외계에서 날아오는 전파를 연구하면서, 늘 나사에 그 연구 성과를 제공해야 한다. 그 대부분은 우주 생물학자들이고, 쇼스탁과 같은 전파 탐색 전문가는 일부이다. 세티의 재정과 예산은 늘 유동적인 것이다.
아무튼 믿는 사람이든 비그리스도인이든, 외계에 대한 우리 인류의 관심은 끝이 없는 것 같다. 계속되는 연구 결과를 흥미를 가지고 지켜 볼 필요가 있겠다.
조덕영 박사는
환경화학 공학과 조직신학을 전공한 공학도이자 신학자다. 한국창조과학회 대표간사 겸 창조지 편집인으로 활동했고 지금은 여러 신학교에서 창조론을 강의하고 있는 창조론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가 소장으로 있는 ‘창조신학연구소’(www.kictnet.net)는 창조론과 관련된 방대한 자료들로 구성돼 목회자 및 학자들에게 지식의 보고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글 역시 저자의 허락을 받아 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퍼온 것이다. ‘기독교와 과학’ 등 20여 권의 역저서가 있으며, 다방면의 창조론 이슈들을 다루는 ‘창조론 오픈포럼’을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