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행동이 제지 아닌 이해의 대상 되는 ‘밀알콘서트’

하석수 기자  ssha@chtoday.co.kr   |  

장애인·비장애인 사회통합 위해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

▲지적장애 3급 차지우 군이 첼로 연주를 하고 있다. ⓒ밀알복지재단
▲지적장애 3급 차지우 군이 첼로 연주를 하고 있다. ⓒ밀알복지재단

23일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에서, 첼리스트를 꿈꾸던 지적장애 소년이 연주자로 무대에 선 ‘제12회 밀알콘서트’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콘서트에 참석한 강원진 씨(후원자, 25세)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화합을 느껴 보고 싶어 오게 되었는데,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콘서트를 위해 온 수많은 장애인들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또 “발달장애로 보이는 한 소녀에게 갑자기 당황스러운 질문을 받았을 때는 이곳이 새로운 세상 같이 느껴졌고,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행복임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조수정 씨(지체장애 2급, 45세)는 “공연장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은 공연장에서 클래식 공연을 볼 수 있어서 무척 기뻤다”며 “밀알콘서트의 음악이 마음을 차분하게 했고, 클래식이 어렵지 않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부모를 따라 참석한 양하진 어린이(관객, 9세)는 “보통 다른 콘서트는 사람들이 부딪히면 화를 내는데, 밀알콘서트는 서로 배려해 줘서 좋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문연주자로 무대에 선 차지우(지적장애, 19세) 군은 무사히 연주를 마치고 내려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어서 좋았다”며 감동을 선사했다. 차지우 군은 2011년부터 첼로를 배우기 시작해 2013년 2월부터 밀알복지재단 밀알첼로앙상블 단원으로 전문연주를 배우고, 2014년 2월부터 활동단원으로 선발되어 연주회 등 무대에 서는 경험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년 만인 제12회 밀알콘서트에서 전문 연주자들과 함께 연주를 하게 되었다. 차지우 군은 첼리스트의 꿈을 이루기 위해 손가락에 피가 나도록 매일 꾸준히 연습해 실력을 쌓아왔다.

▲밀알콘서트에 참석한 장애인들의 모습. ⓒ밀알복지재단
▲밀알콘서트에 참석한 장애인들의 모습. ⓒ밀알복지재단

‘함께하면 통합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회통합을 위해 2004년부터 12년간 매년 진행해 온 밀알콘서트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 무대에 서고 관람객이 되어 음악으로 하나되는 국내 최대의 통합음악회이다. 이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을 찾아가는 것이 아닌, 장애인이 올 수 있도록 이동서비스를 지원하고, 공연 중 장애인의 돌발행동이 제지가 아니라 이해의 대상이 되는 특별한 공연이다.

23일 열린 ‘제12회 밀알콘서트’에는 600여명의 장애인을 포함해 총 2900여명이 통합사회를 위해 함께했다. 콘서트는 이익선 아나운서의 사회, 서진의 지휘와 밀알페스티발오케스트라, 테너 정의근, 바리톤 박진수, 바이올린 이수빈, 밀알첼로앙상블 차지우 군의 연주로 진행됐다. 또한 오케스트라 공연 중 갑자기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공감퍼포먼스도 있었다.

밀알복지재단의 정형석 상임대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통합을 위해 많은 분들이 참석해 기쁜 마음이며, 앞으로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완전한 사회통합을 위해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밀알콘서트 수익금은 전액 장애인의 일자리를 만드는 굿윌스토어 설립을 위해 사용된다.

또한 4월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어린이를 위한 ‘2015년 어린이 밀알콘서트’도 준비되고 있다. 4월 23일부터 24일까지 일원동에 위치한 밀알학교 내 세라믹팔레스홀에서 열리는 ‘어린이를 위한 밀알콘서트’는 장애인식개선을 위한 어린이 음악극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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