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명한 성경교사 어윈 루처... 기독교적 정통 반론서
'예수가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을 했다', '교회는 남성중심적 사회구조를 점철시키기 위한 정치적 단체다'는 등 반기독교적인 주장으로 인해 물의를 빚고 있는 '다빈치코드'의 허구성을 낱낱이 파헤친 비판서가 발간돼 주목을 받고 있다.
다빈치코드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탁월한 추리기법과 드라마틱한 내러티브를 통해 독자를 흡인하며, 이미 오랫동안 국내 종합도서 1위 자리를 지켜왔다. 다빈치코드가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인은 이 소설이 허구가 아닌,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고 주장하기 때문.
댄 브라운은 여러가지 역사적 증거들을 제시하며 예수가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을 했지만 베드로를 필두로 한 남성주의 권력주의 교회가 이 사실을 숨겨왔으며, 예수의 자손을 잉태한 막달라 마리아는 교회의 손길을 피해 프랑스 왕가를 세웠다고 주장한다. 또 콘스탄틴 대제가 인간 예수를 정치적 목적에 의해 신으로 선포했고 정경으로 선택된 4복음서 역시 정치적 목적으로 인한 산물이며, 더 나아가 예수의 행적이 전설과 신화에 불구하다고 이야기 한다.
역사와 허구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데 큰 재능을 발휘하고 있는 댄 브라운의 필력에 독자들은 이 책의 주장이 사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러나 이 주장들은 정말 사실일까? 댄 브라운이 주장하는 것처럼 기독교는 거짓에 근거한, 권력주의와 남성우월주의로 점철된 정치적 종교의 산물인가? 기독교인으로서 우리는 이 주장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다빈치코드가 발간된 이후 기독교계에서 심각한 우려의 입장을 표명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기독교계의 입장은 반기독교인 혹은 기독교의 입장에서 한 발짝 물러서 있는 일반대중에게는 오히려 교회의 편협한 사고에서 비롯된 주장으로 받아들여지기 쉽상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저명한 성경교사 어윈 루처는 다빈치코드에 담긴 허구와 위험성을 직관하면서 역사적, 신학적, 인문학적 지식을 통해 객관적인 비판서를 만들어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기독교 교리에 근거한 단순한 반박이 아니라, 다빈치코드에서 제기하고 있는 의혹과 그에 대한 증거로 내세운 자료들의 진정성을 조목조목 따져가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본서를 크게 6장으로 나누어 다빈치코드를 반박하고 있다. 우선 1장 '콘스탄틴 대제 코드'에서는 콘스탄틴 대제가 억지로 예수를 신격화시켰다는 댄 브라운의 주장을 무력화 시킨다.
댄 브라운은 A.D. 325년 열린 니케아 종교회의가 콘스탄틴 대제의 정치적 목적에 의해 마련됐고, 그의 정치적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예수를 신격화하기로 공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신약성서 역시 콘스탄틴의 정치적 목적에 의해 남성권력위주에 맞는 책들만 정경으로 편집됐다고 말한다.
그러나 어윈 루처는 이미 니케아 종교회의가 열리기 전부터 사도들과 및 교부들, 그리고 예수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교자들이 예수의 신성에 대해 어떻게 언급하고 있는지 자료들을 제시하며, 예수의 신성이 니케아 종교회의로 인해 결정된 사안이라는 주장을 반박한다. 또 니케아 종교회의에서 콘스탄틴 대제에 의해 우리가 현재 읽고 있는 신약성경이 정해졌다는 주장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문서 역시 역사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자료임을 밝히고 있다.
2장 '다른 복음서 코드'에서는 다빈치코드에서 정경에서 제외된 복음서로 제시되고 있는 사복음서 외 영지주의 복음서들에 대한 바른 이해를 돕고 있다. 영지주의 복음서들이 정경과 내용적인 면에서 어떠한 차이를 보이는지에 대해 실제적인 구문을 들어 설명하고 있으며, 영지주의 복음서가 제작된 목적부터가 정경의 복음서와 첨예한 차이를 보이고 있음을 설명한다.
그 밖에 3장 '막달라 마리아 코드'에서는 예수와 막달라 마리아가 결혼했다는 허구에 대해, '정경 코드'에서는 정경의 결정과정에 인위적인 조작이 있었다는 허구에 대해 설명하고 있으며 5장 '예수 신화 코드', 6장 '미트라 코드' 등을 통해 신약에 기록된 예수의 이야기가 거짓에 불과하며, 다른 종교를 모방한 신화라는 주장에 대해 반론을 제시하고 있다.
그동안 댄 브라운이 매우 학술적이면서도, 매력적으로 증거를 제시하며 예수와 막달라 마리아가 결혼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당황하면서도 이에 대해 정확한 반론을 제기할 수 없었던 기독교인이라면 이 책을 통해 상당 부분 해답을 얻을 수 있다. 또 책 자체가 어렵지 않고 학술적인 문체가 아니기 때문에 다빈치코드에서 주장하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반 대중에게도 권해줄만한 책이다.
어윈 루처 박사는 시카고의 유명한 무디기념교회의 담임목사로 달라스신학교와 로욜라대학교를 졸업했다. 그는 '히틀러의 십자가'를 통해 미국기독교출판협의회(ECPA) '골드 메달리언 상'을 받은 바 있으며, '당신이 죽은 1분 후'는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