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 위기의식 필요

김봉규 기자  bkkim@chtoday.co.kr   |  

한국기독교 통일포럼 '균형갖춘 시각' 제시

"한국의 진보진영은 북한을 너무 믿고 있으며 한국의 보수진영은 미국을 너무 믿고 있다" 21일 '한국기독교 통일포럼' 창립모임에서 첫번째 발제자로 나선 허문영 박사의 말이다.

당일 오전 한민족 복지재단 사무실에서는 한반도 정세를 올바로 해석하고 이에 따른 한국교회의 과제를 모색하는 '한국기독교 통일포럼'(강승삼, 박종화, 이상숙 공동대표) 창립 모임이 열렸다.

진보와 보수를 초월해 한반도 문제에 대한 균형잡힌 해답을 제시하고자 신학대학교, 선교단체, NGO 등 각분야에서 평화통일과 북한 복음화를 위해 실제적인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인사들이 뜻을 모은 것이다.

이들은 진보와 보수의 신학적 차이와 교단과 교파를 초월한 연합과 협력을 이루며, 각자의 전략과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한국교회의 북한선교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처음 발제를 맡은 허문영 박사는 '최근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최근 한반도의 상황이 전쟁으로 치달을 수 있는 위기상황임을 강조했다. 미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보다는 자신의 세계전략의 틀안에서 한반도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북한 역시 극한 상황으로 몰릴 경우 전쟁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지만 한국의 진보진영과 보수진영은 북한과 미국을 너무 이상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현재 한반도 문제는 현상유지적 성격과 현상타파적 성격을 모두 갖고 있는 이중적 문제이다. 즉 4300만 한국 국민의 안보를 지켜야 하는 현상유지적 성격과 7500만 한민족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추구해야 하는 현상타파적 이중적 특징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안보를 토대로 한 평화지키기(peace keeping)와 화해협력을 통한 평화만들기(peace making)를 병행하되 평화지키기를 우선 순위에 놓아야 한다.

그는 현재 미국의 네오콘들이 미국의 외교에 있어 가장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이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한반도 평화정책을 수립해야 함을 역설했다. 허박사는 "아시아에서 미국의 주도권만 유지된다면 네오콘들이 구지 북한의 체제를 정복시키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김정일이 이것을 인식하고 핵무기를 가지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다가 전쟁의 위기를 초래하지 않도록 '달래는' 외교가 필요함을 주장했다.

허박사는 '균형과 관용'이라는 제목으로 한반도 정세를 풀어나가는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북한의 40대와 50대의 신진지도층들은 세계정세를 알고 있으며 이들의 자문이 김정일에게 전달되고 있다고 추정한다. 그들은 네오콘들의 외교적 목표를 알고 있으며 따라서 김정일에게 무리한 강경일변도의 외교정책을 지양할 것을 건의할 것이다.

그러나 60대 이상의 기존 지도층들은 세계정세를 알지 못하며 따라서 강경 일변도의 자문을 전달하고 있다고 예상된다. 따라서 신진 지도층들의 자문이 강한 설득력을 얻도록 대북지원을 확대하는 '관용'의 정책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대북지원에 있어 장사정포 11700문 후퇴, 폐기 등 북한 군비완화의 약속을 반드시 받아야 함을 주장했다.

이와 같은 허박사의 견해에 대해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동의의 뜻을 나타냈으며 한반도 정세를 보다 균형잡힌 시각으로 바라보기 위한 포럼을 지속적으로 개최키로 했다.

포럼은 매달 셋째주 토요일 오전 7시에 열리며 다음번 포럼에서는 '평양신학원 건축'을 주제로 하여 장신대 임성빈 교수가 발제자로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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