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의 보고 vs 정교분리 고수
성경은 지구상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지고 있지만, 한번도 학교에서 정식 교과서로 채택된 적은 없다.신앙을 기초로 세워진 기독교 국가 미국에서도 정교분리의 원칙을 철저하게 지켜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에서 성경을 교과서로 채택한 경우는 없다.
이 가운데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 사는 매트 맥래플린이라는 사람은 성경을 일반 학교의 교과서로 사용하자는 주장으로 주민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 그는 "인류 역사의 보고인 성경이야말로 문학, 자연, 인물, 윤리, 과학, 철학을 완벽하게 배울 수 있는 최고의 교과서"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의 목표는 5월까지 오렌지카운티에서 58만여명의 서명을 받고 이후 전 미국민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에 돌입하겠다는 것. 그는 여러가지 성경 번역본 가운데 흠정역 성경(King James version)을 사용해 1학년부터 12학년까지의 모든 학생이 성경을 교과서로써 연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많은 크리스천들이 이같은 맥래플린씨의 주장에 동조하면서 이를 지지하고 있는데, 이들은 성경이 단순히 영적인 차원에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교과과정에서 효과적으로 이용되야 한다며, 어떤 단체는 "학부모들이 반대하지 않는다면 모든 학생들에게 성경을 나눠주자"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이미 미국 대법원은 지난 80년 "성경이 역사와 문화, 윤리, 비교 종교 등을 공부할 수 있는 유용한 책"이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어 이번 서명운동의 결과에 따라서 미국에서 성경을 교과서로 채택하기 위한 법 개정 운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성경이 정식 교과 과목으로 채택될 경우 타 종교인과의 형평성 문제 및 교육에서의 정교분리 문제로 시끄러워질 가능성도 높아 성급한 판단을 내릴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 교육당국에서는 각급 학교에 성경을 배포하고 교육하기 위해서는 2억달러의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