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선교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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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렸을 때부터 만화책을 무척 좋아했다. 그 때의 만화 장르들도 지금의 만화의 그것과는 크게 다르지 않아서 야구, 축구, 무협, 공상과학 등이 있었다. 지금도 그렇듯이 공상과학 만화는 항상 미래를 다루는 것들이어서 그 시제와 장소가 '서기 2천 몇년 어느 행성'이었던 것 같다. 마치 무지하게 멀게만 느껴졌었던 그 2천 몇년이 오고야 말았으니 바야흐로 2001년 21세기.

옛날 만화처럼 거대한 로봇들이 있고, 다른 행성으로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우주선들은 없지만 오히려 일은 그 당시에 상상하지도 못했던 쪽에서 터져버렸다. 바로 인터넷이다. 아마도 인터넷을 만든 사람들조차도 인터넷이 이토록 인간들의 삶 속 깊숙이 자리 잡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서 쇼핑하고, 사람도 만나고,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더 나아가 인터넷이 없었으면 레포트를 어떻게 쓸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정보를 얻는데 없어서는 안 될 도구로서 자리를 잡아 버렸다.

이런 인터넷의 열풍은 비단 선교계에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선교의 글로벌한 특성에 잘 부합되는 선교 도구로서 더 나아가 선교의 현장으로서 활용되고 있다. 이제 세상 다른 어느 분야들과 마찬가지로 선교에 있어서 인터넷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와 있는 지금, 인터넷의 필요성이 부각되면 부각될수록 이상하게도 선교계는 더욱 주눅이 드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된다. 왜 그럴까? 선교를 하는 데 있어서 '인터넷이 왜 필요한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쓰일 것인지'하는 것들에 대해선 이미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으므로 생략하고, 이 글에서는 왜 인터넷이 글로벌한 선교의 특성에 가장 잘 부합하는 도구임에도 불구하고 낙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대안은 없는지에 대해서 솔직하게 생각해 보고자 한다.

* 인터넷과 정보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터넷을 하는 목적은 원하는 무언가를 찾기 위해서 일 것이다. 그러니까 인터넷의 주요 기능 중의 하나가 "검색 기능"이 되는 것이고 또한 인터넷을 "정보의 바다"라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래서 초기의 검색 서비스를 제공했던 사이트들이 지금의 메이저급 포탈 사이트들로 전환되는데 있어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정보란 무엇인가? 그리고 현재의 인터넷에 있는 사이트들을 통해서 과연 우리는 정보를 원하는 만큼 얻을 수 있는가?

정보를 생각하기 전에 나는 먼저 인터넷이 과연 "정보의 바다"인가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솔직히 말하면 이제 인터넷은 정보가 무수히 많은 바라다는 것보다 뭔가 쓸만한 것 하나를 건지기 위해 뒤지고 헤매야만 하는 "엄청나게 큰 잡동사니 바구니"가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정보는 무엇인가? 폭 넓은 질문이므로 그 정보의 범위를 선교로 좁혀보자. 결론부터 말하면 그 정보 즉, 선교정보라는 것이 무엇인지 조차 아직 선교계에선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지도 않다. 흔히들 국가 정보, 종족 정보 그리고 기도 정보 등이 정보라고 생각한다. 이게 정보지 또 어떤 것이 정보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정보는 의외로 그 범위와 깊이가 넓고 깊다. 여기에 대해선 다음 기회에 이야기하기로 하고 우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정보라는 개념에서부터 시작해 보자.

우선 정보라고 하는 것이 가공된 자료들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또한 단순히 나열된 것이 아니라 비교, 검색, 추출이 가능한 형태이어야 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데이터베이스"로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만이 정보가 효과적인 전략 도출을 위한 기본 자원(Basic Resource)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제공되는 대부분의 선교 관련 사이트들은 Document 중심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또한 대부분 단순 링크로 처리해 놓았기 때문에 전략적 활용으로서는 많은 부족함이 있다. 그리고 데이터베이스 개념이 도입된 몇 개의 사이트들도 그 심도(Depth)가 얕아서 다양한 추출 및 검색은 어려운 실정이다.

대개의 자료들이 이런 식으로 단순 링크나 심도가 얕은 데이터베이스 형태로 되어 있다 보니 사용자 쪽에서는 항상 불만이 많다. 원하는 정보로 접근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보다 짧은 시간에 원하는 정보를 찾고자 하는 것이 사용자 측의 욕구인데 현재의 상태로는 족히 한 시간 이상은 서핑을 해야 뭔가 비슷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정도에 불과하다.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가공하는 일은 쉽지는 않다. 각 필드별 자료들이 입력이 되어 있지 않으면 데이터베이스는 무용지물이기 때문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쪽에서는 수시로 데이터베이스를 업그레이드하고, 사전 검색 절차를 통해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데이터베이스는 사용자 쪽에서는 아주 편하고 유용한 형태이긴 하지만 관리자나 제작자 쪽에서 보았을 때는 매우 손이 많이 가는 그리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형태라는 것이다.

박기홍(한국선교정보네트워크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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