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목회자 전유물 아니다

노승현 기자  shnoh@chtoday.co.kr   |  

한신대 신학전문대학원 김이곤 원장 인터뷰

				▲김이곤 한신대 신학전문대학원 원장 ⓒ조정민 기자
▲김이곤 한신대 신학전문대학원 원장 ⓒ조정민 기자

인간은 사회에서 이웃들과 더불어 살아가고, 자아를 발견하며, 더 나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 교육을 받는다. 초중고의 기초 교육을 통해 우리는 인간으로서의 기본 소양을 다지는 것이다. 우리는 초등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을 상상할 수 없다.(특수한 경우도 있지만)

그렇다면, 신앙의 길을 걸어가는 기독교인들은 모두 신학을 공부해야 할 당위성이 있다. 신앙의 길을 걸어가는 기독교인들이 기본적인 신학교육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사회인이 기초적인 초등교육을 받지 않은 것과 같다. 따라서 신학은 일부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되며, 모든 기독교인들은 당연히 신학을 통해 기초적 성서적 지식을 쌓고, 신앙을 다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 안에는 신학교육이 목회자나 신학자의 소유물인냥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평신도들이 신학을 공부하는 것은 목회자가 되기 위한 것으로 치부되며, 사실상 대부분이 그렇다. 하지만, 목회의 길을 걷지 않거나 신학자가 되지 않는다 해도 우리는 신앙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기본적인 신학을 공부해야 하며, 이를 통해 기초적인 신학적, 성서적 지식을 가져야 한다.

수학자가 되지 않아도 기본적인 수학을 공부해야 하고, 국문학자가 되지 않아도 국어를 공부해야 한다. 그것은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독교인이라면, 신앙인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또 신앙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신학을 기초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신학은 평신도에게도 전해져야 하는 것이다.

3월 11일 김이곤 한신대 신학대학원장과 수유리 한신대 신학전문대학원 원장실에서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김이곤 원장은 한신대 신학전문대학원의 다양한 사업을 소개하는 한편, 한국교회 강단의 탈신학화와 목회자의 전유물이 된 신학교육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한국교회에 제2의 종교개혁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인터뷰를 통해 “목회자들만의 전유물이 된 신학이 이제 평신도들에게 까지 전해져야 한다”며 “이것은 종교개혁을 통해 사제들에게만 읽혀지던 성경이 평신도에게 읽혀진 것과 같은 매우 역사적이고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이것이 제2의 종교개혁 운동”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국교회가 강단의 탈신학화 현상이 심각하다”고 지적하고, “목회자들은 참된 신학의 기초 아래 강단에서 설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학적 기초가 없는 목회자들로 인해 한국교회의 교파 분열이 심각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김 원장은 한신대 신대원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백석관과 본관 등 건물을 새롭게 준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세계선교와 교회 개척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 다양한 장학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목회자를 줄이는 것보다 이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사역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 위해 한국교회와 신학대학교가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할 뿐 아니라, 신앙과 경건을 훈련하기 위해 재학생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를 건립해 기도의 영성을 키우며 학생들을 훈련하고 싶다고 밝혔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2003년 한신대 신학전문대학원의 새해 비전 및 발전 계획에 대해서 듣고 싶습니다.

한신대 교육의 목표는 학문과 경건의 조화입니다. 하지만, 현재 한신대 신학전문대학원(이하 대학원)의 교육환경은 참된 학문과 경건을 교육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대학원에서는 캠퍼스 내에 백석관과 본관을 건립해 열악한 교육 환경을 개선해 나가려고 합니다.

첫째로, 올해 3월말이나 4월초에 백석관을 준공할 예정입니다. 백석관에서는 목회학박사, 신학박사 과정의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세미나실과 연구실 등이 들어서게 됩니다. 그동안 자리가 너무 부족해 이들이 공부할 공간을 마련해 주지 못했는 데, 학교설립자인 노석 김대현 장로의 차남인 백석 김영환 장로가 20억 정도가 소요되는 건축기금의 1/4 정도를 지원해 이번에 백석관을 건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백석관은 올해 가을에 완공돼 내년인 2004년부터는 목회학박사, 신학박사 과정의 학생들이 그곳에서 공부를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둘째로, 한신대의 사상적, 학문적 기초를 놓으셨던 장공 김재준 목사기념관을 100억원 규모로 지을 예정입니다. 이 기념관은 올해 1학기 말경 후원회를 조직해, 백석관 완공 이후 본격적인 건립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김재준 목사 기념관은 본관이라 불리우게 될 것인데, 지금 현재의 본관을 헐고 그 자리에 세울 예정입니다. 따라서 현재의 본관 자리를 헐 경우, 임시로 사용할 수 있는 다른 자리를 찾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능한 신학자 양성을 위해 해외의 신학대학교와 제휴를 통해 교환학생/교환교수 프로그램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올해 캐나다의 임마누엘 신학대, 미국의 맥코믹 신학대, 독일의 훔볼트 신학대와 미션스아카데미 등과 자매결연을 맺었는 데, 이를 통해 학생들에게 해외의 신학대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목회자 윤리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신학교들이 미래의 목회자들인 재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목회 소양 및 지식을 체계적으로 교육시키는 데는 실패하고 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신학교는 미래의 교회 및 사회 지도자를 양성하는 도장이며, 종교 지도자는 사회의 어떤 지도자 보다 높은 도덕성과 영성을 요구받고 있는 데 말이죠. 신학대학교가 사회에서 바라는 수준의 영적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에 개선이 필요할까요?

앞에서 말한 것처럼, 본교의 교육이념인 학문과 경건의 조화가 필요합니다. 신학의 바탕 위에서 경건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죠. 목회자의 양성도 건전한 신앙의 바탕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강의실에서 이루어지는 일방적인 강의보다 실제적 영성을 훈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를 위해서 신학교 내에 영성을 훈련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들 전원을 수용하는 생활관(기숙사)를 건립해 이들에게 공동체 훈련을 시키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대학원에서 생활관의 수용인원이 학생수의 절반에 불과해 이를 이루지 못했는 데, 현재 규모의 기숙사를 하나 더 지어서 전교생이 의무적으로 입사하도록 할 것입니다. 그래서 공동생활을 통한 영성 훈련을 실시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기숙사를 중심으로 새벽기도회와 특별신앙집회가 이루어지고 있고, 정규채플 시간을 통해 신앙과 경건을 훈련하고 있으나, 이것으로는 부족한 감이 많이 있습니다.

또한, 목회자들은 사회적으로 높은 도덕성에 대한 기대치에 훨씬 못미치는 모습이 많이 있습니다. 목회자 윤리는 훈련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이들이 약점과 허물이 있지만, 인격적 훈련들을 통해서 전인적 인간으로 성장해 가는 것이지요. 무엇보다 신학생들에게 성서를 연구하는 이상으로 기도의 영성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목회자 공급 과잉, 신대원 졸업생들의 도시 집중 및 대형 교회 집중 현상은 심각한 문제인 듯 합니다. 위와 같은 문제들 해결을 위해서는 어떤 방안들이 필요하겠습니까?

교파를 무론하고 도시 집중화 현상이 심각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교회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우리 사회 구조 자체가 도시 집중현상이 심각하지 않습니까? 무조건 교회의 도시 집중화 현상이 심각하다고 말하며 목회자들을 비난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현상의 연관선상에서 이 부분을 분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목회자들도 부모이다 보니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많고, 도시에 좋은 교육 문화 환경이 집중되어 있어서 농촌이나 지방 등으로 가기를 꺼려하는 모습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기구들 또한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올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정부부처 등을 분산하겠다고 밝혔는 데, 때를 맞추어서 한국교회도 도시 집중화 현상을 극복할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목회자의 수도권이나 도시 집중은 신학대만 고민할 문제가 아니라, 교단적 차원에서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목회자 과잉 문제에 대해서는 그리 고민을 하지 않습니다. 또한 기장 교단의 경우, 목회자 공급 과잉 문제는 그리 심각하지 않습니다. 학교에서도 그동안 목회자 교육보다 신학에 집중을 많이 해왔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교육을 통해 목회자 양성을 장려하려고 합니다.

지방교회 개척 뿐 아니라 국내외에서의 교회개척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학생들의 해외선교도 더욱 장려할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해외선교를 장려하기 위해 5억원 정도의 기금을 마련했습니다. 이 장학기금은 해외선교를 목표로 하는 학생에게 지급됩니다. 이 학생은 입학이후 해외에 선교사로 완전히 정착할 때까지 모든 비용을 지원하는 장학금입니다. 이것을 통해 학생들이 해외선교에 대한 많은 비전을 가지게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국내교회 개척을 지원하는 장학 기금도 조성했습니다. 한 목사님께서 20억 상당의 땅을 학교에 기증했는데(이 목회자에게 3월 중으로 감사패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한다.) 교회 개척을 하는 학생들에게 지급할 예정입니다.

-각 신학교들이 고유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도, 이제는 초교파적인 네트위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이와 같은 네트워크 구축의 필요성에 대해서 동의하시는지, 만일 동의하신다면 어떠한 방식으로 그와 같은 초교파적 네트워크 구축이 가능할지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네트워크 구축은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물리적으로 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신학대 간의 교류도 지금은 활성화되어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한신대는 현재 성공회대와는 교류를 하고 있지만, 그 외의 대학과는 많이 부족합니다.

이전에는 신학대간 교환학생 프로그램이나 교환학점 프로그램 등이 있었고, 친교를 위한 체육대회나 문학의 밤 등도 있었는 데, 그런 것도 거의 없어졌습니다.

지금까지는 진보적 학교와 보수적 학교로 나뉘어졌지만, 이제는 하나되어 교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먼저 교수와 학생들 간의 대화가 잘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이러한 교류를 통해 물꼬를 트는 것이 외형적으로 학교와 학교간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보다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책적으로 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이 교파적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학술심포지엄 등을 통해 대화를 활성화하고, 학생 임원들간 만남을 통해 친교 프로그램 등을 활성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각 대학마다 특색있는 분야의 교수를 교환해서 강의하면, 신학교간의 교류와 대화가 더욱 활발해지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큰 계기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윤리, 가치 혼란의 시대인 오늘날 신학교들이 상대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만연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보편적 가치기준의 제시에 성공하고 있다고 보시는지요. 한국교회의 이원론적 사고가 많은 문제로 제기되고 있기도 합니다. 교회 안과 교회 밖에서의 교인들의 삶이 너무나 다르다는 것, 그리고 이것이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치부된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한국의 신학대들이 이원론적 사고 극복과 보편적 가치기준 제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들이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기독교가 보편적 가치기준을 제시한다는 것으로 인해 교파간 대화, 종교간 대화를 시도하기는 했지만, 이런 식으로는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신학 자체는 근본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말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을 말하는 것이니까요. 따라서 신학 본질에 대한 학생들과 교수들, 그리고 기독교인들의 더욱 진지한 공부와 연구,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신학을 공부한다고 하지만, 이 부분이 너무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신학은 물론이고, 기독교는 세상을 향한 선교적 사명을 지니고 있습니다. 성경을 통해 배운 하나님의 지식으로 세상에 세례를 주어야 하는 것이지요. 이것은 신학과 기독교의 교리가 세상의 어떤 것보다 우월하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방법론적으로는 너무나 쉽게 길이 보이는 데, 현실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 같습니다. 우리는 몸의 신학을 이야기 해야 하고, 선교적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사회 속으로 침투해 들어가 사회의 복음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상 세상에 침투해 들어가 이를 변화시켜 낼 만큼 제대로 된 성서신학이 정립되지 않았다고 봅니다.(편집자주-여기서 말하는 성서신학이란 구약학/신약학/역사신학/조직신학/실천신학 등을 일컫는 것이다.) 보수는 보수대로 교리적 한계로 인해 사회에 침투해 들어가지 못하고 있고, 진보 신학도 성서신학이 활성화되어 있지 못합니다. 신학에 대한 본질적 규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죠. 폭넓은 대화와 연구를 통해 이제 성서신학에 대한 참된, 그리고 폭넓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사회 속으로 침투해 들어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성경의 말씀은 교회 뿐 아니라 이 세상을 향한 보편적 진리입니다. 따라서, 이제 우리는 다른 무엇보다 신학 자체에 대해 충실해져야 합니다.

-성서신학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하셨는 데, 일반 대학교에서 기초 학문분야보다는 응용 학문분야에 대한 관심이 더 큰 것처럼, 신학교에서도 성서신학보다는 상대적으로 실천신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한국 최고의 성서신학자 중 한 분으로서, 이런 가운데 성서신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십시오.

신학교에서 목회자를 수급하고, 전문적인 목회자를 양성하기 위해 집중하다 보니 성서신학보다 실천신학이 상대적으로 강조되는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신학을 처음 시작할 때, 두 기둥으로 성서신학과 실천신학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목회자 전문화를 강조하고, 목회의 기능적 측면에 관심을 많이 가지다 보니 신학 교육이 실천신학으로 편중되는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신학교를 진학하는 이유도 거의 대부분 목회자가 되기 위한 것이기도 하구요.(편집자주-성서신학은 성경과 교리에 대해 연구하는 기초 학문이며, 실천신학은 이것을 목회와 선교 등의 현장에 적용하는 응용 학문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실천신학이 성서적 기반을 가지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성서신학이 실천신학을 변형시켜야 하는 데, 이를 위해서는 실천신학과 성서신학의 대화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성서신학자와 실천신학자가 팀을 이루어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한국교회 강단의 탈 신학화 현상이 심각합니다. 그리고, 그 동안 한국교회가 탈신학화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목회자들은 신학적 기초 아래 말씀을 선포하기 보다, 상황에 기초해 말씀을 해석해 선포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모든 해석은 기본적으로 성서적, 신학적 기초 아래 이루어져야 합니다. 지금 한국교회는 목회자와 성도들이 성경을 자신의 마음대로 읽고 해석합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일관된 잣대를 가지고 있지 못하고, 교파마다 교파적 사고에 매여서 자신들의 해석이 옳다고 고집합니다. 이것이 한국교회의 분열을 초래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성서적, 신학적 기반아래 말씀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사람들에 따라서 해석이 달라지고, 결국 분열을 초래해 온 것입니다. 해석의 다양성은 인정해야 하지만, 기초가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다양성은 혼돈과 혼란만을 초래합니다. 예배와 메시지 선포 등이 신학적 기초 아래 이루어지지 못한 탈신학화 현상을 이제 한국의 교회가 극복해야 합니다. 강단은 이제 신학의 기초 아래로 돌아가야 합니다.

또한, 신학이 목사의 전유물에서 평신도에게도 공유되는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21세기에 들어서 이제 더 이상 교회의 기능적, 양적 성장 만을 고집할 수 없게 됐습니다. 세상의 높아진 학문과 맞서기 위해 결국은 교회가 신학적인 기반을 가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 목회자 뿐 아니라 성도들도 신학적 기초지식이 필요합니다. 21세기에 모든 것이 그렇듯, 교회와 신학에 있어서도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나야 합니다.

지금까지 신학은 목사의 전유물이 되어 왔습니다. 이것이 이제 평신도들도 함께 신학을 공부하고 배우는 시대로 전환될 것이고, 전환되어야 합니다. 이것은 제2의 종교개혁과 같은 일이 될 것입니다.

루터와 칼빈 등에 의한 종교개혁 당시 로마 카톨릭은 사제들만이 성경을 읽고, 말씀을 선포했습니다.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사제들의 행동만 보고 의식에 참여했고, 이로 인해 모든 것이 의식화, 의전화 되고 말았습니다. 예배에 참여하는 성도들이 성경이 주는 의미, 의식이 주는 의미는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것은 깜깜한 암흑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말씀이 선포되어도 듣지 못하고, 예배 형식에 참여해도 의미를 모르니,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입니까?

종교개혁을 통해 평신도들이 의식의 내용이 무엇인지를 알았고, 성서를 읽고 그 메시지가 무엇을 말하는 지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라틴어로만 읽혀지던 성서를 자국어로 번역해 평신도가 읽고 이해하도록 했습니다. 종교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바로 이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한국의 교회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동안 신학이 목사의 전유물이 되어 왔습니다. 이로 인해 성도들은 목회자가 설교를 해도 그게 무슨 말인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은혜받았다는 말은 하지만, 그것이 성서적으로, 신학적으로 옳은 것인지는 전혀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종교개혁 이전 사제들의 의식과 말씀 선포가 무슨 의미인지 몰랐던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평신도들은 기능적으로 성경을 읽고, 의미를 해석하지 않거나 자기 마음대로 해석합니다. 이제 신학의 불모 상태에서 벗어나 한국교회의 강단에 신학적, 성서적 기초 아래 말씀이 선포되어야 하며, 성도들도 그 말씀을 듣고 신학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전환이 일어나야 합니다. 이것이 가능해진다면, 이것은 제2의 종교개혁, 제2의 혁명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신학이 사제와 목회자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탈신학적 교회의 신학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따라서 21세기에는 신학의 사명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신학의 보편화, 이것이 21세기 한국교회가 반드시 이루어야 할 사명입니다. 이 새로운 변화가 언제 올지 모르겠지만, 이것은 하루라도 속히 이루어져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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