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공부, 세상적으로 or 성경적으로?

김영빈 기자  ybkim@chtoday.co.kr   |  

안점식 교수, 마음공부 신드롬 분석

"성경적 마음공부는 맡기는 것이고 세상적 마음공부는 관조하는 것이다."

틱닛한 등으로 대표되는 티벳 불교나 힌두교, 원불교 등에서 소개하는 마음공부가 근래 들어 더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불안하고 각박한 세태 속에서 마음의 평안을 잃어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이러한 열풍 속에서 헤아려볼 수 있는 듯 하다.

기독교인들은 세간의 마음공부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안점식 교수(한국해외선교훈련원)는 세상적 마음공부를 기독교적 관점에서 비판하며 성경적 마음공부를 소개했다. 그는 성경적 마음공부가 현대인들에 대한 복음전도의 새로운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교수가 '마음공부 신드롬, 어떻게 봐야 하나'라는 제목으로 월간 '목회와 신학' 6월호에 기고한 글을 살펴보자.

세상적 마음공부에 대한 성경적 고찰
안 교수는 마음공부를 성경적 관점에서 이해해보고자 했다. 우선 일반은총적인 측면에서 볼 때 우리는 마음공부를 통해 인간의 마음에 대한 보편적인 원리를 추출해낼 수 있다. 그런 반면 마음공부에는 인간의 죄성과 반역성, 그리고 사탄의 역사와 영향력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안 교수는 세간의 마음공부의 주요 가르침들을 살펴보면서 이를 성경적 관점에서 평가했다.

첫째, 마음공부는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 통제하려고 하는 마음을 포기하라"고 한다. 안 교수는 "통제할 수 없는 것을 조종하려는 태도를 포기하는 것은 마음을 평안하게 하는 데 있어서 중요"하나, "기독교는 하나님의 절대주권 앞에서 통제권을 하나님께 넘겨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하나님의 절대 통치를 깊이 묵상, 고백하므로만이 진정한 평안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생각이나 감정을 그래도 관조하라"고 말한다. 생각이나 감정을 관조하는 것을 통해 만물이 덧없이 변화하는, 즉 집착할만한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이에 대해 "생각과 감정의 잘못된 전개를 중지시켜주는 효과가 있다"며 그러나 "기독교에는 인간 스스로 생각과 감정을 다스리는 것 외에도 하나님이 생각과 감정을 주관하시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셋째, "선악, 옳고 그름, 나와 너를 분별하지 말라"고 한다. 즉 가치판단을 중지한 도덕적 상대주의를 반영한다. 안 교수는 "악을 선하다 하며 선을 악하다 하며 흑암으로 광명을 삼으며 광명으로 흑암을 삼으며 쓴 것으로 단 것을 삼으며 단 것으로 쓴 것을 삼는 그들은 화 있을진저"라고 한 이사야 5:21을 인용하며 위와 같은 가르침은 성경의 도덕적 절대주의에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넷째, "인간의 본성은 본래 선하다"고 한다. 본래 마음에는 죄가 없기에 마음공부는 진리인 마음에 그 기반을 두며, 죄의식을 갖는 것은 어리석게 여긴다. 그러나 기독교는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은 마음"(렘 17:9)이라고 선언하며 이런 생각에 정면 도전한다.

하나님공부와 마음공부
안 교수에 따르면, 불교나 힌두교는 고통을 제거하는데 주안을 둔다. 여기서는 마음이 모든 것을 만들어낸다고 봐 생각과 감정의 주체인 개인이 마음을 공부하고 다스리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성경도 잠언 4:23, 잠언 16:32 등에서 마음을 이해하고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지만 고통 제거가 궁극적인 목적은 아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하나님과의 관계, 죄의 문제다(호 4:6, 호 6:3, 6, 엡 1:17). 안 교수는 "기독교는 마음공부가 아닌 하나님공부를 지향하는 종교"라고 평했다.

기독교에서 예수님은 세상의 것과 질적으로 다른 평안을 주시기 원하시며(요 14:27) 그 분 안 말할 수 없는 기쁨이 우리 안에도 충만하기를 원하신다(요 15:11).

특히 안 교수는 기독교가 "단순히 수양하기 위한 종교가 아닌 문화명령과 지상명령에 동참할 것을 권유하는 종교"라고 강조했다. 즉 기독교는 타종교들과 다르게 초월성 뿐 아니라 역사성을 강조하는 독특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세상의 마음공부는 마음을 편케하는 테크닉을 제공할 뿐 사명을 제시하거나 경배하고 순종해야 할 절대신을 등장시키지도 않아 사람들을 '편하게' 해 준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은 마음을 다스려 고통을 제거하기 위해 부름받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하나님 나라와 의를 구하고 하나님의 형상을 실현하기 위해 부름받았다. 안 교수에 따르면, 기독교에서 사명과 영성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에 그리스도와의 동행이 기독교적 마음공부의 핵심이다.

성경적 마음공부
안 교수는 불교의 선사들은 화두를 숙고해 깨달음을 얻고 이를 내면화한다며, 기독교인들도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하나님 말씀을 묵상해 이를 내면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교수는 타종교의 수행방식을 기독교 영성훈련에 활용해보려는 최근의 시도들에 대해, 이런 방식은 혼과 육에서 출발하는 수행법으로(이는 하나님과 관계하는 자리인 영이 죽어있기 때문이다) 늘 마음, 호흡, 몸 자체에 집중하기에 하나님과 그분의 말씀에 집중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요즘 유행하는 내적치유 역시 심리학과 기독교의 결합으로 하나님보다 나 자신에서 지나친 관심을 집중시키는 부작용을 나을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안 교수는 성경에도 마음공부와 관련된 구절들이 많다며(특히 지혜서에) 성경이 말하는 지혜의 근본은 하나님을 아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성경에서 하나님공부와 마음공부는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성경적 마음공부는 내 안의 죄에 대한 깊은 자각에서 시작된다.

자아가 파쇄된 사람은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인정하고 하나님 안에서 깊은 평안을 맛보게 된다고 한다.

안 교수는 성경적 마음공부는 그리스도와 성령 안에서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자신의 통제 욕구를 내려놓고 기도, 간구,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우리의 필요를 올려드릴 때(빌 4:6)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지키신다(빌 4:7)는 것이다.

그는 기독교적 마음공부의 최고봉을 '성령충만'으로 꼽으며, 성령충만하면 성령이 나의 생각과 감정을 다스리시게 된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기독교인들이 세간의 마음공부를 한다는 사람만큼만 열심을 낸다면 하나님을 더욱 깊이 알게 될 뿐 아니라 나아가서 그들 이상으로 마음을 다스려서 평안한 마음, 거룩한 마음, 사랑으로 가득 찬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기도시 하나님의 성품과 능력을 묵상하고 인격을 실어 고백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난 후 나에게 일어나는 생각과 감정을 하나님께 올려서 맡기는 것이 요구된다.

제언
"한국 복음주의 교회는 전도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쳐온 결과로 영적 성숙을 결여해 사회의 존경을 잃어버리고 단순히 공격적인 종교로 인식되는데 이르렀다. 성경적인 마음공부를 발전시키는 것은 한국적 신학, 상황화 신학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것은 오늘날 불안과 두려움, 스트레스 가운데 높여있는 현대인들에게 복음전도의 접촉점이 될 것이며 한국기독교의 영적 성숙을 고양하는 의미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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