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단체들, 사학법 개정에 강경 입장 표명
최근 열린우리당측이 추진하고 있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해 한국사학법인연합회(회장 조용기) 등 사학단체 대표들이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사립학교들을 자진 폐쇄하겠다"며 강경대응에 나서 극한의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개방형 이사 도입을 1~2명으로 최소화하고 그 추천방법을 달리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절충안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사학단체들의 반응은 냉담하다.절충안은 ‘이사 정수(9명)의 3분의 1을 학교구성원이 추천한 인사로 임명하도록 한 것은 재단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만큼 그 수를 한두 명으로 최소화하거나 추천방법을 달리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는 사학재단도 학교구성원에게 최소한의 학교운영 참여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학의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기업의 사외이사처럼 사회적으로 신망받는 외부 인사를 한명 정도 이사로 두는 방안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며 국고 지원을 받는 중·고교의 경우 한명 정도 해당 지역 교육청이 추천한 인사가 참여하는 방법도 일부에서 제시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사학단체들은 개방형 이사를 1~2명으로 최소화한다해도 그 결과는 똑같다며 이는 결국 재단의 재산권, 운영권을 침해하는 일이기 때문에 절대 타협할 수 없다라는 반응이다.
한국기독교학교연합회 김정섭 사무국장은 “이사정수의 1/3이상, 감사정수의 1/2이상을 학교운영위원회(대학은 대학평의원회)에서 추천하는 사람을 선임하게 하려는 것이 문제다. 학운위에서 추천되는 분이 개인자격으로가 아니라 추천받은 기구의 대표성을 갖기 때문에 수에 관계없이 이사회의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사정수의 1/3이상을 교육경력자로 선임해야 하고 친인척이사를 이사정수의 1/3이내에서 1/4이내로 줄이려 하고 있으므로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개방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1~2명정도로 수를 줄이는 것도 좋겠지만, 이사회가 직접 이사를 선임하는 기존방식이 달라지지 않아야 한다”라며 제3자가 이사선임에 개입하는 것은 건학이념구현과 기독교교육에 장애요인을 제공할 우려가 있음을 지적했다.
천안대 최갑종 학사부총장은 “기독교대학들이 염려하는 것은 개방형 이사제가 도입될 경우 이사들 중 기독교에 반대하는 사람이 1명이라도 들어올 경우 학교 운영에 상당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전교조가 1/10도 채 안되는 학교에서도 전교조가 학교를 좌지우지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지 않은가. 단순히 1~2명으로 줄인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최 학사부총장은 “문제가 있는 학교들이나 신설되는 학교들에 먼저 적용을 해봐서 문제가 없다면 전체 사학들에 적용할 수 있겠지만 역사적으로나 세계적으로도 전혀 예를 찾아볼 수 없는 이같은 법 개정안을 무리하게 통과시켜려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사학의 비리척결은 현행법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처벌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이원설 장로(한국기독교학교연맹 이사장)는 전국 목사·장로 4천여명이 모인 한기총 통곡기도회에서 “성경이나 채플 금지가 아니라 사회적인 공공성과 투명성을 이야기하며 교사들 학부형, 심지어 학생까지 추천해서 이사를 해야 한다고 한다. 우리도 이사직을 하지만 이사가 하는 일이 뭔가. 학교를 위해 기도하고 작은 돈이라도 주고... 그런 우리를 마치 도둑같이 생각하고 믿지 않는 교사들이 들어오고 채플을 반대하기 시작하면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강력히 호소한 바 있다.
이 장로는 또 “학교를 폐교하겠다는 이야기까지 사학재단에 많이 있고, 청춘을 다 바쳐 학교를 세운 설립자들은 차라리 죽고 싶다고도 이야기한다. 우리가 싸워 우리의 전통을 지키고 하나님 나라를 지키고 이 나라 발전의 기틀들이 되도록 간절히 기도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지난 19일 ‘현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폐교하겠다.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낸 뒤 입학생을 받지않고 재학생이 모두 졸업하면 학교를 자진 폐쇄할 계획"이라고 성명을 발표했던 한국사학법인연합회에서는 오는 11월 7일 오후 2시 서울역에서 '사학법개악저지를 위한 전국교육가족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