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

정요석 지음/홍성사
본서 <<내 뜻인가 하나님의 뜻인가>> 는 ‘하나님을 열어 보이신다’라는 뜻의 ‘계시’라는 단어와 마태복음 7장 산상보훈 말씀에 “나더러 주여주여 하는 자마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 라는 말씀을 연상케 한다.
많은 신앙인들은 천국에 들어가기 소망한다. 따라서 하나님의 뜻을 특히 하나님의 현재 나를 향한 뜻을 매우 궁금해 한다. 그리고 이 하나님의 뜻은 나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가를 또한 알고 싶어 '주여주여' 외쳐대며 기도하고 또 기도 중 많은 음성이나 환상, 예언에 대해 여러 해석을 내려보기도 한다.
그러나 현실은 이러한 경우 나 중심적으로 하나님의 해석을 잘못 해석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래서, 선하고 신실하신 하나님의 속성이 오해받게 되고 기독교가 전달하려고 하는 본질적인 메시지가 희석되는 일들이 많았었다.
책은 교회생활을 해보면 함부로 ‘하나님의 뜻이다’ 라는 표현을 오용하는 것에 대해 거듭 지적한다. 또 하나님의 뜻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는 ‘성경’에 분명 하나님의 뜻이 언급되어 있는데 대부분의 우리나라 교인들은 우선 성경을 펼쳐 확인해보기 보다는 샤머니즘적이며 은사주의적 관점으로 하나님의 뜻을 들여다보는 것을 더 우선한다는 것이 문제라고 비판한다.
이는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는 방법이 철저히 말씀에 기초하는 것이고 말씀 중심적이어야 한다고 하는 저자의 말은 종교개혁의 이념 슬로건이었던 ‘Sola Scripture'와 통하는 주장이다.
저자 정요석 씨는 하나님의 뜻을 하나님께서 최대한 감추어 두고 우리를 골탕 먹이다가 우리의 정성과 태도를 검토해 본 후에 마음에 드는 자에게만 찔끔 주는 성격의 것이 아니라고 정리하면서 잠깐 우리가 힘들어질 때 그 순간에만 갑자기 ‘짜잔!’하고 이적을 부리실 하나님을 기대하고 바라보는 식의 기복적 신앙을 질책함과 동시에 한국교회의 천박한 수준은 한 차원 개선될 필요가 있음을 피력했다.
그리고 인간이 “어떤 구체적인 일을 하나님의 뜻이다”라고 분별 및 단정짓는 것도 물론 좋지만,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가를 기본적으로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며, 저자에게 있어 하나님은 바르게 섭리하시는 역사의 주체자라고 주장한다.
또한 일회일비 새옹지마 같아서 함부로 예측할 수 없는 게 인생인진데, 함부로 하늘에 계신 하나님의 뜻을 어찌 땅에 티끌과도 같은 인간이 예측하겠는가라고 물으며, 다만 우리 인간이 해야 할 책임은 하나님 나라의 의를 구하는 것이고 이 의는 구체적으로 성경에서 예수님께서 “가장 크고 첫째되는 계명은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에 순종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이 책은 “계시받았다. 나는 예언자고 선지자로 불려졌다. 이 것은 하나님의 뜻이다. 무조건 내 말대로 해야 한다” “그럼 나도 예언자다. 내 말도 하나님의 뜻이다” 라고 하는 분쟁과 어불성설한 예언을 하는 그 배후에는 자기 욕심에 이끌려 함부로 입을 여는 교만과 아집의 죄성들이 자리잡고 있음을 주의시키면서 하나님의 뜻에 관련된 오류들을 구약의 여러 사건들을 들면서 성경적으로 집어내고 있다.
“우리에게도 이미 기드온과 같이 명백한 하나님의 말씀이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기드온에게는 하나님이 나타나셔서 말씀하셨지만, 우리에게는 그보다 자세하게 여러 선지자들을 통해 말씀하신 것이 기록된 성경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에 대한 분별은 성경에 있는 것으로 부족하지 않습니다(89p.)”
게다가 말씀을 아는 차원을 넘어서 이 말씀 다시 말해 하나님의 뜻을 그대로 행하는 것이 또한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에 대한 당부의 기록도 꼼꼼하게 해놓았다.
물론 우리나라 성도들의 신앙 수준이 성경만으로 하나님의 뜻을 알았다는 안도감을 내쉬리라고는 여기지 않는 것이 저자의 오늘날 한국교회에 대한 분석이다. 그러나 첫째는 말씀과 성경을 근거로 하나님의 뜻은 어떤 로또 복권이나 주택복권같이 단번에 임의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이라고 그는 하나님의 뜻을 찾아낼 인간의 합리적 판단력, 지각에 대해 설명한다.
그렇다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릴 도우시고 함께 하시며 역사하신다는 저자의 성령관은 어떠한 것인가? 당연히 성령은 우리를 도우신다. 그러나 성령님은 연약한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알고 빌도록 도우신다. 그래서 저자는 이것이 신비한 것이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계시가 신비한 게 아니라며 신비한 것의 초점을 ‘성령의 도우심’ 이라고 주장한다.
이 책은 이렇게 원론적인 하나님의 뜻에 대한 정리를 성경적으로 설명한 후 이것을 한국교회에서 일어나는 현상 ,사회적인 이슈들과 연결시켜 오늘날의 교회에게 “이적을 구하지 말고 말씀의 본질로 돌아가 회개의 기도를 하라”고 충고한다.
책에 의하면, 하나님의 뜻이 자기 욕심과 권력 명예 그리고 성공, 자기 만족과 이해관계와 지저분하게 얽힐 때 생기는 심각한 문제의 사례는 다음과 같다. ‘내가 교주다’, ‘내가 그리스도다’ ,‘나는 죽었다 몇 일 뒤에 다시 태어날 것이다’ , ‘내가 이런 꿈을 꿨으니 이렇게 분명히 될 것이다’ 라는 식의 이단적 발언의 난무함과 교만한 자들의 활개침 등 등.
여기서 저자는 정치와 관련된 하나님의 뜻에 대한 입장도 본문에 실어놓았다. 그는 일단 정치적 견해를 신앙의 권위를 이용에서 신앙의 차원으로 돌려 표현하는 일에 있어서 매우 조심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가령 2004년 한해를 뜨겁게 달궜던 대통령 탄핵이나 행정수도 이전, 국보법 개폐나 과거사 청산 등의 문제에 있어서 또한 민감하게 반응했던 기독인들 ,목사들과 성도들의 고민은 성급하게 행동하기 이전에 감정을 조절할 줄 아는 것이어야 하며, 특히 주의할 것은 정치에 대한 입장을 표현할 시 성경의 구절을 마음대로 인용해 자기논리를 정당화하고 성경 자체가 주는 의미를 왜곡시키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여하튼 그는 그 입장이 진보측이든 보수측이든 누가 옳든 간에 하나님의 이름으로 집회를 하고 기도회를 하는 일이 많아지고 그리고 단체를 조직하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사람의 일생 중 가장 중요한 선택을 해야하는 ‘결혼’ 에 대한 문제를 다뤄 젊은 독자들의 입맛을 고려했다. 저자에 의하면, 배우자 선택은 무작정 하나님의 뜻을 기다리는 선택은 지양되고, 그리스도인이면서 내가 함께 맞추어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내 쪽에서 적극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결국 본서는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그래서 배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며 입을 벌리고 있지 말자는 것이다. 그래서 어리석게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는 것이다. 하나님의 뜻에 굶주려 있다면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 이미 성경에 명시된 하나님의 뜻 그 자체에 충실해지는 것. 신비주의와 감정적인 해석을 자중하고 정말 말씀에 의지하고 말씀대로 행하는 신앙을 하는 것. 이것이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이 하나님과 함께 이루길 바라는 하나님의 뜻이 아니겠는가.
기억하자 그리고 되돌아보자.내 뜻, 인간의 뜻은 연약해서 실수할 수 있다.그러나 전지전능하시고 자비가 많으시며 당신의 뜻을 스스로 열어 보이시길 바라시는 하나님은 신실하시며 능치 못함이 없으시다는 것을...그런데 나는 여기서 하나님의 뜻을 구실삼아 내 야망이 이뤄지는 것을 더더욱 바라는 삶은 아니었는지를 말이다.
본서의 저자 정요석은 1963년 출생하여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영국 아버딘 대학교에서 토지 경제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 뒤 합동신대학원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한 뒤 서초동에 서초교회를 개척했다. 다수의 그리스도인들이 인식하지 못한는 신앙에 관련된 오류를, 참 진리의 성경을 바탕으로 글을 통해서 드러내고자 하는 바람을 담아 <<구하지 않은 것까지 응답받는 기도>>를 펴냈다. 부모님을 부모시고 살며, 아내와의 사이에 2녀 1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