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 김동식 목사, 대북의제 우선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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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규 대표회장 연설문 기고]-“北정권·동포 분리 필요”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최성규 목사가 지난 7월 19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된 프리덤하우스(Freedom House)가 개최한 ‘북한인권국제회의’에 참석해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한국교회의 입장을 밝힌 연설문을 보내왔다.
최 목사는 연설을 통해 “북한 핵 문제의 본질은 인권문제”라고 전제하고 “북한 정권과 북한 동포를 분리해 북한 동포를 위해 희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납북된 김동식 목사의 송환문제를 대북 의제의 우선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성규 대표회장은 25일 워싱턴에서 美국무성 인권담당 존 밀러(John Miller)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도 북한인권문제를 비롯한 사회 각 분야의 인권문제에 대한 한국교회의 입장을 전달했다.


여기 모인 모든 분들께 샬롬의 평화가 있기를 기원합니다. 프리덤하우스가 북한인권문제를 위한 대회를 개최하면서 많은 한국인들을 초청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또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대표해서 저에게 한국 기독교인들의 간절한 기도와 꿈을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도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미국을 위시한 전 세계 형제자매들이 북한의 혹독한 인권탄압을 고발해 온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특별히 미국 정부와 미국 국민이 북한인권법을 제정하면서 북한의 인권개선을 위해 애써온 점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북한인권문제는 결코 도외시 될 수 없는 과제이며 북한과의 모든 협상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제기되어야 하는 과제임을 국제사회 앞에서 분명히 말씀드리기 위해서 저희들은 이곳에 왔습니다. 우리는 자유를 생명처럼 사랑합니다. 우리는 한국인의 자유를 위해 목숨 바친 54,246명 미국 젊은이들의 희생을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이번에 한기총이 워싱턴DC에 온 것도 한편으로는 북한인권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지만 또 한편 한국선교 120주년과 한국전쟁 55주년을 맞아 미국에 감사를 전하고 한미우호를 증진시키기 위함입니다.

우리에게 자유와 민주주의가 생명처럼 소중한 것같이 북한동포에게도 자유와 민주주의가 생명처럼 소중합니다. 북한동포가 어떤 고통을 겪든지 우리는 전쟁만 피하면 된다는 것은 이기적인 마음입니다. 54,246명의 미국 젊은이들의 희생 위에 세워진 대한민국은 결코 이런 이기심에 빠져서는 안 됩니다. 미국민이 우리를 위해 희생한 것처럼 우리도 북한 정권이 아닌 북한 동포를 위해 희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기독교인은 결코 북한인권문제를 외면할 수 없습니다. 마가복음 2장 27절에서 예수님은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 당시 가장 중요했던 율법인 안식일법도 그것이 인간을 억압할 때는 가차 없이 배격되어야 한다는 것이 바로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어떤 이념이나 체제도 인간을 억압할 때는 이를 반드시 배격해야 한다는 기독교의 인권선언입니다. 그렇다면 한반도의 전쟁방지나, 남북대화나 그 어떤 것도 북한 동포의 자유와 인권보다 중요할 수는 없습니다.

인권이 없는 평화는 거짓평화입니다. 거짓 평화는 결국 평화를 배반합니다. 북한 핵 문제도 그 본질은 인권문제입니다. 인권이 없다보니 김정일 정권은 항상 체제 붕괴를 걱정해야 합니다. 결국 핵을 보유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인권이 보장되지 않으면 아무리 인도적인 지원을 하다라도 그 지원이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돌아가지 않습니다. 인도적인 지원은 반드시 인권과 함께 추구되어야 합니다. 자기들은 인권을 마음껏 누리면서 북한동포는 생존권과 사회권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인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인간은 빵만으로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최근 북한 김정일 위원장은 북핵을 포기하고 6자회담에 복귀할 용의를 밝히면서 북핵문제와 북한인권문제 사이의 관계가 중요해졌습니다. 핵 문제는 당장의 문제이고 인권문제는 근본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인권문제 제기를 과도하게 하여 북한이 이번 6자회담에서 빠져나가는 빌미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수긍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권문제가 뒤로 밀려서는 안 됩니다. 북한인권문제는 통일보다, 평화보다, 민족화해보다 중요합니다. 그 어떤 것도 북한 인권을 희생시킨 대가로 얻어져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소신이며 우리의 신앙고백입니다.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한국교회의 방침도 재검토해야 합니다. 이제까지 한국교회는 아무런 조건 없이 인도적 지원을 했습니다. 이제는 대규모 아사 사태가 없는 만큼 무조건 퍼주기를 계속할 수는 없습니다. 인도적 지원과 인권과의 현실적인 상관관계를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북한의 인권유린에 대한 한국민의 실망이 커질수록, 북한의 기독교 탄압에 대한 실상을 한국 기독교인들이 알면 알수록, 북의 핵개발 실상에 대한 한국민의 분노가 커질수록 인도적 지원을 위한 모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한국에서는 일반 국민을 상대로 한 성금모금이 거의 안 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 같은 상관관계를 인지하고 인권개선에 나서야 합니다. 특히 인도적 지원을 하는 기독교 단체들은 북한의 반기독교 선전이 중지되고 기독교 탄압이 사라지면 한국교회의 자발적 모금이 크게 늘어날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모금이 계속 줄어들 것임을 북한에 알려 주어야 합니다.

더 나아가 한국 정부는 북한인권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종래의 방침을 전면 수정하고 인권문제를 최우선적인 대북협상 의제로 삼아야 합니다. 특히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는 북한인권문제이기에 앞서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의 문제입니다.

이 시간 특별히 4년전 북에 납북된 김동식 목사님에 대한 회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동식 목사님은 미국영주권을 소지한 한국인이며 그 부인은 지금도 미국에 살고 있습니다. 김 목사님은 교통사고로 인한 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몸을 돌보지 않고 화해자로서 북한동포들을 돕고 구출하시는 일에 헌신하다가 북한의 미움을 사서 납치되었습니다. 작년에 김동식 목사님 납치범이 잡히면서 구체적인 납치 경위가 소상히 드러났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정부는 마땅히 김동식 목사의 생사확인과 송환문제를 최우선적인 대북의제로 삼아야 합니다. 또 다른 납치를 막기 위해서도 김동식 목사의 생사확인과 북한정권의 사과, 그리고 송환을 실시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북한인권과 관련해서 가장 시급한 일은 김동식 목사가 열심히 해 오던 일을 우리가 계승하는 것입니다. 지금도 중국에서 인신매매 당하거나 산에서 짐승처럼 살고 있는 수만명의 탈북 동포들을 보호하고 구출하는 일입니다. 우리가 이 일을 감당할 때 김동식 목사의 희생에 보답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 일을 수행하는 일은 비용이 많이 드는 일입니다. 탈북동포들을 구출하는 재정 마련을 국제사회에 호소합니다. 국제사회는 중국이 탈북동포들을 북한에 강제송환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작년 말에 강제송환된 62명의 탈북동포들이 전원 처형되었다는 것이 중국에서 들려오는 소식입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국제사회가 모든 힘을 모아 중국 정부에 도덕적 압력을 가해야 합니다.

북한인권을 실현하는 일이야말로 21세기에 한국교회가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입니다. 지나간 7,80년대에 NCC를 중심으로 한국교회가 대한민국의 인권실현에 앞장섰다면, 지금은 한기총이 전 세계에 흩어진 한인교회들과 함께 반드시 북한의 인권 실현을 이루어야 합니다. 금년 들어 한기총은 인권위원회를 새로 조직하고 북한인권문제를 위한 운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기독교인들이 북한을 향해서 인권개선 없이는 진정한 남북화해가 없음을 경고할 것입니다. 한국정부를 향해서는 북한인권문제를 최우선적인 관심사로 삼을 것을 촉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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