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희윤 사무총장, 기획망명에 대한 입장 표명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무모한 답습은 부작용만 낳을뿐

				▲도희윤 사무총장 ⓒ 크리스천투데이 자료사진
▲도희윤 사무총장 ⓒ 크리스천투데이 자료사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15일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탈북자 지원 단체들의 활동을 비난하면서 이들 단체들이 반발을 일어나는 한편, 이 단체들의 각종 활동, 특히 기획 입국과 기획 망명 등에 대한 여론의 관심도 높아져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피랍탈북인권연대(대표 배재현 장로)의 도희윤 사무총장이 얼마 전 있었던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기획 망명'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기획탈북 또는 기획망명은 일부 민간단체들이 사전에 언론에 알린 뒤 탈북자들을 모아 주로 중국에 있는 외국 영사관이나 대사관, 학교 등에 진입시켜 탈북자 문제에 국제적인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을 말한다. 진입에 성공한 탈북자들은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아 대개 한국에 들어온다. 그러나 몇몇 탈북자들을 입국시키는 대신 중국의 단속 강화로 훨씬 많은 탈북자들이 더 큰 위험에 빠뜨린다는 비판도 있었다.

유명한 기획망명 중 하나인 스페인대사관 진입사건을 주도한 인물 중 하나인 도희윤 사무총장은 "기획 망명은 모든 국제사회가 외면한 탈북자들의 아픔을 알리고 북한 정권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탈북 지원 단체들이 마지못해 선택한 방법"이라며 무조건적인 비판에 대해 경계했다.

하지만 도 사무총장은 일관적으로 '기획 망명'을 반복하는 데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기획 망명'만을 하는 것은 무모하지 않느냐"며 "기획 망명으로 국제 여론의 주목을 이끌어낸 뒤엔 체계적인 준비를 통해 탈북자 인권 운동을 한 단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즉 탈북청소년 학교 등 대안학교를 만들고, 탈북자들에 대한 인권 침해가 심한 중국 정부에 실질적인 압력을 넣는 운동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도 사무총장은 독립운동을 예로 들어 탈북자 지원 활동과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독립을 위해 총살이나 폭탄 사건 등을 주도한 김구 선생은 테러리스트인가?"라고 반문하며 "그가 그런 활동만을 반복했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는 임시정부를 구상하는 등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을 했던 '독립 운동가'였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획 망명'도 스페인 대사관 진입사건 등은 성과가 있었지만 계속 그렇게만 가면 테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획적으로 탈북자 지원이 이뤄지더라도 언론과 대내외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고민하며 방법을 찾아야지 답습에 그친다면 부작용만 낳는다"며 "이제 탈북자 지원 활동이 한 차원 높아져 갈 때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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