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대 라은성 교수의 재미있게 배우는 교회사학교 15
1.1.1. 이레니우스흑판 중앙에 교수님은 아래와 같이 쓰셨다.
이어서 우리를 향하시며 강의를 시작하셨다.
“이레니우스는 ‘성경중심’, ‘사도적 계승’, 그리고 ‘이단들에 대하여’라는 말과 함께 기억했으면 합니다. 이 ‘성경, 사도적 계승, 그리고 이단들’을 기억하시면서 이레니우스의 생애부터 시작하도록 합시다.”
1.1.1.1. 생애
이레니우스 ― 성경중심 사도적 계승 이단들에 대하여 |
“이레니우스의 출생은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어떤 이는 약 120년, 또는 130년이라고도 합니다만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가 그리스어를 사용하는 자로서 소아시아에서 출생했음에는 틀림없습니다. 그의 부모님은 기독교인들로 그를 '위대한 교회 지도자'이며 속사도인 폴리캅, 즉 서머나 감독 폴리캅에게로 보내어 교육을 시켰습니다. 그에게서 앞으로의 사역을 위한 위대한 지식과 경험을 쌓게 되었던 것이죠. 폴리캅 역시 이레니우스의 현명함과 성실함을 보고 그에게 경건과 학자의 자세를 가르쳤습니다. 저는 이처럼 훌륭한 스승 밑에서 훌륭한 제자가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말씀을 하시고서는 빙그레 웃으신다. 조금 후에 모든 학생들이 그 의미를 알았다는 듯이 모두 큰 소리를 내며 웃었다. “맞습니다. 교수님! 존경합니다. 맞습니다”라고 하며 반복한다.
미소를 머금은 채로 교수님은 이레니우스에 관한 생애를 계속하신다.
“폴리캅의 인도 속에 이레니우스는 훌륭한 성도, 학자, 지도자로 성장했습니다. 마치 폴리캅의 복사판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도 그렇지 않습니까? 훌륭한 분을 만나면 그의 목소리까지 닮고 싶고 그분의 옷차림까지도 아니 걸음걸이까지도 닮고 싶어 하는 것을 잘 아시지 않습니까? 바로 그런 것처럼 이레니우스는 폴리캅을 닮아갔습니다. 당시에 이단들을 직면하기 위해 이레니우스는 이교 철학자들을 탐구했습니다. 그의 작품은 터툴리안을 비롯한 여러 변증가들에게 알려졌습니다.”
“철학의 오류들, 영지주의자들과의 전투들을 수년 간 경험한 이레니우스는 스승 폴리캅의 권면에 따라 고올 지방, 즉 지금의 프랑스로 임지를 옮겼습니다. 그 이유는 동방교회, 즉 소아시아의 이단자들이 서방교회에 영향을 끼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제 40여명의 동료들과 함께 론 강을 건너 리용이라는 지역으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리용 감독 포티누스를 도왔습니다. 나이가 많은 포티누스는 영지주의에 영향을 받은 이탈적인 삶들을 직면하고 대처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레니우스의 도움이 요구되었던 것이지요.”
“177년 경, 즉 그러니까 로마제국 황제 아우렐리우스 시기에 포티누스의 사명을 받들어 이레니우스는 로마로 간 사이에 그 지역에 핍박이 있었고 감독 포티누스는 순교를 당했습니다. 되돌아온 이레니우스는 그를 이어 리용 감독이 되었습니다. 감독이 된 이레니우스는 리용을 기독교의 모범지역으로 인도해갔습니다. 그러다가 로마제국 황제 셉티무스 세베루스가 10년째 치리하던 시기, 즉 202년 다른 기독교인들과 함께 순교를 당했습니다. 어떤 형벌을 받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1.1.1.2.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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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레니우스 |
“그도 저스틴 마터처럼 많은 작품들을 남겼습니다. 가장 뛰어난 작품은 5권으로 된 『소위 영지주의라 불리는 자들을 발견하고 이기기 위해』라는 책을 180-189년에 썼습니다. 참으로 긴 제목이지요. 그래서 이 책을 흔히들 『이단들에 대하여』라고 부릅니다. 원본은 그리스어였지만 지금은 상실된 상태고 현존하는 것은 라틴어판입니다. 이 책의 목적은 다양한 영지주의 단체들의 가르침을 논박하는 것입니다. 혹시 들어보신 적이 있는지 모르겠는데요. ‘낙 함마디’라는 영지주의 문서가 1945년에 발견된 것을...” 학생들 가운데 어느 분이 대답하기를 “혹시 교수님, 그 문서가 ‘다빈치 코드’에 나오지 않나요?” “예, 맞습니다. 읽어보셨네요. 그렇습니다. 이 문서가 발견되지 전, 즉 1945년까지는 ‘영지주의’에 관한 책으로서 이레니우스의 이 작품이 최고였습니다. 이 작품은 1885년 영어로 번역되었습니다.”
“교수님, ‘영지주의’에 관해 조금 설명해주실 수 있으시나요?” 질문했던 학생이 또 한 번 질문했다.
“아, 죄송하지만 초대교회사의 네 가지 주제들 중 마지막이 ‘이단들’에 관한 것인데 그때 제가 자세하게 말씀을 드려도 될까요?” “예, 좋습니다. 교수님, 저의 이름은 ‘인내’입니다. 기다릴 수 있어요”하며 눈을 아래로 깔자 모두들 한바탕 웃었다. 그러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어디까지 했나요? 그렇지요. 이레니우스의 작품인 『이단들에 대하여』는 5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친구의 부탁을 받아쓰게 되었는데, 분명한 것은 이단자들의 오류들에 관해 알고 싶어하는 감독의 부탁 때문이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래서 1권은 다양한 영지주의 종파들의 오류들을 파악하고 설명하는 내용입니다. 특별히 발렌티니아니즘(Valentinianism)에 관한 것입니다. 영지주의를 가장 조직적으로 체계적으로 정리한 사람이 바로 발레티니안이죠. 그리고 2-5권은 영지주의자들의 오류들을 논박하는 내용입니다. 특별히 2권에서 이레니우스는 철학적으로 접근해 가서 논박한 후, 3권에서 ‘전통’을 강조합니다. ‘믿음의 규율’을 사도들의 가르침에서 찾을 수 있다고 힘주어 강조하지요. 그 전통을 통해 교회의 순결성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교회와 사도들의 가르침은 영지주의자들의 가르침과 정반대가 된다고 합니다. 4권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 속에는 구약의 가르침이 포함되어 있음을 강조하면서 특별히 마르키온에 반대하여 신ㆍ구약 성경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마지막 5권에서 어떤 강조를 하지 않지만 이레니우스는 종말에 관한 내용에 관심을 갖습니다.”
“정말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레니우스는 앞으로의 영지주의 사상이 수많은 이단들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것을 미리 보고 우리들에게 경고하고 있음이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영지주의를 설명함에 있어 그는 자세하지만 진지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인용한 문서들의 정확한 연대와 핵심을 지적하고 논리적으로 반박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 그의 책은 『사도들의 가르침을 논증한다』는 『이단들에 대하여』를 쓴 후에 쓰였습니다. 마르키안이라 불리는 친구에게 보낸 것이죠. 이 작품에서 이레니우스는 먼저 기독교 교리를 설명하고 선지자들로부터 이런 교리들을 찾아내었다고 강조하면서 교리의 진실성을 나타냈습니다. 어떻게 보면, 내용상 『이단들에 대하여』와 유사한 논지를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면 그의 작품 가운데 몇 가지만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단들에 대하여』에서 발췌한 부분들을 나눠드렸는데 혹시 받지 못하신 분들이 계시나요? 그러면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제가 읽어보겠습니다. 이 책의 1권 10장 1절입니다.”
이제 우리는 지상 끝까지 어디든지 교회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교회는 한 분이신 하나님, 성부, 전능자, 그리고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다와 모든 만물을 지으신 창조자를 믿는 신앙을 사도와 그들의 제자들은 우리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 즉 우리의 구원을 위해 육체가 되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신앙을 우리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선지자들을 통해 섭리와 재림, 그리고 동정녀 탄생, 그분의 고통, 죽은 자들 가운데 부활하심, 성부의 영광을 받으시면서 하늘로 승천하신 것과 성령을 믿는 신앙을 우리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모든 인류의 몸을 다시 일으켜 세우시고, 불가시적 성부에 따라 우리의 주님이시고 구세주와 왕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에게 모든 이는 무릎을 꿇을 것이고 모든 입들이 그분에게 고백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분은 모든 사람들을 의롭게 심판하실 것입니다. 그분은 배교자들이 되고 범죄한 사악한 자들과 천사들, 또 불법을 자행한 사람들 가운데 신성모독적인 행사를 범한 자들을 영원한 불 못으로 던질 것입니다. 하지만 의롭고 거룩한 자들에게는 영원한 영광으로 가득 찬 복과 영생을 베풀 것입니다. 또 그분의 계명, 즉 그분의 사랑을 실천하며 회개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베푸십니다.
“다음은 3권 3장 1절의 내용입니다. 강경희씨가 읽어주시겠습니까?”
증거가 확실하기 때문에 교회로부터 쉽게 얻게 되는 진리를 다른 분들 가운데서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사도들은 은행에 많은 돈을 가진 한 부유한 사람과 같습니다. 진리에 속한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은 삶의 물을 그들로부터 길어낼 수 있습니다. 교회는 영생으로 향하는 문입니다. 나머지 모든 것은 도둑이며 강도들입니다. 교회에 속한 모든 것을 부지런히 배우고 익히고 그리고 진리의 전통을 열심히 고수하게 되면 그런 사람들에게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반대의 경우가 발생합니다.
“감사합니다. 매우 감동적이죠. 약 1900년에 우리의 신앙의 선배들이 우리를 향해 주는 메시지들입니다. 이렇게 고전들을 읽다보면 마치 명상록을 읽는 것과 같은 느낌을 저는 받곤 합니다. 이런 감동이 모든 분들에게 항상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의 수업은 여기서 마치고 다음 주 토요일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라은성 교수(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역사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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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하는 이레니우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