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남성 기독교 개종 후 사형위기...2달내로 판결나와
2천8백만 인구 중 99%가 무슬림인 이슬람 국가 아프가니스탄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남성이 사형선고를 받을 위기에 놓였다.사형 위기에 처한 사람은 압둘 라흐만(41). 압둘 라흐만이 기독교로 개종한 것은 16년전 기독교 구호기구의 일원으로 파키스탄의 아프간난민수용소에서 의료지원요원으로 일하면서부터이다. 4년동안 구호기구에서 일한 후 독일로 이주해 9년간 살다가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끝난 2002년 카불로 돌아왔다.
하지만 라흐만이 기독교로 개종했다는 것을 안 그의 부모는 라흐만의 개종을 인정하지 않으며 10대 손녀들을 집에 가둬놓고 라흐만과 만나지 못하게 했다. 라흐만은 딸들을 만나게 해달라고 호소했지만 들어주지 않자 소송을 냈다. 소송 도중 라흐만이 기독교도라는 사실이 알려지게 됐고 그는 바로 경찰에 체포돼 기소됐다. 그는 최근 열린 공판에서 개종 사실을 시인하고 “더이상 이슬람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사건을 심리하고 있는 안사룰라 마울라베자다 판사는 “종교의 자유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런 경우는 이슬람에 대한 공격행위와도 같다”고 지적하며 “현재 검찰측에서 라흐만에 대해 사형선고를 내려줄 것을 법원에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에 대한 판결은 2개월 내로 나올 예정이다. 마울라베자다 판사는 그의 배교 혐의가 인정될 경우 라흐만은 사형선고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슬람교에서 개종했다는 이유만으로 사형선고까지 가능한 것은 이슬람 샤리아(聖法.성법)에 기반한 헌법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샤리아에는 이슬람을 거부한 이슬람교도에게 사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2001년 탈레반이 축출된 이후 보수적인 부족지도자들이 원로회의를 이끌면서 헌법 제정을 주도했고 이 과정에서 샤리아가 헌법의 근간을 이루게 된 것이다.
탈레반 정권이 붕괴된 이후 새 정권에서 ‘배교’혐의로 벌어진 최초의 재판의 판결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몰린 가운데 정부와 인권기구들은 이 사건이 이슬람 근본주의를 한층 강화시키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