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파견한 이사들의 설립이념 훼손 사례 고발돼
학교 정상화를 목적으로 국가에서 파견한 관선이사들이 학내 문제를 해결하기는 커녕 아무런 이유없이 예배당을 폐쇄하는 등 고의적인 종교활동 방해 사례와 설립이념 훼손 사례가 고발됐다. 관선이사 파견을 골자로 한 사학법 개정안이 통과된 시점에서 고발된 이 사례는 사학법 재개정 주장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상임대표 조전혁)은 6일 오전 11시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 K대, 대구 T대 등의 사학에서 건학 이념을 훼손하고 있는 관선이사들의 만행을 고발했다.
경천애인의 기독교 정신을 건학이념으로 설립한 인천의 K대는 관선이사가 파견되기 전까지 만 해도 채플은 물론, 기념교회에서 매주 학생들과 함께 예배를 드려왔다. 특히 K대의 기념교회는 K대 교직원, 학생과 인천 지역주민 모두에게 복음을 전하는 매개체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에 따르면 2000년 학교 행정의 문제로 K대에 파견된 관선이사들은 기념교회의 담임 J목사를 재임용 탈락시켜 대학에서 내쫓고, 예배를 드릴 수 없도록 교회를 폐쇄시키기까지 했다. 기념교회 윤희봉 장로는 “관선이사들이 파견되면서 교회가 폐쇄돼 지금은 교인들이 이곳저곳 떠돌면서 예배를 드리는 등 어려움을 당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K대는 또 교내 2학년 학생들을 위한 채플까지 없앴다. 윤 장로는 “관선이사들이 기념교회는 물론, 채플 그리고 교직원의 QT(묵상시간)까지 빼앗아 갔다”면서 “K대의 설립이념이 파괴되어 가고 있다”고 착잡한 심경을 털어놨다.
윤 장로에 따르면, K대 임시이사진은 기념교회를 부수고 그 자리에 110억원의 예산을 들여 학교건물을 증축하기로 결의했으며, 이미 4억여원을 들여 설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임시이사진은 국가가 보낸 관선이사”라며 “이들의 손에 의해 교회가 문을 닫았다면 결국 정부가 기독교 종교를 탄압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력히 항의했다.
대구의 T대학은 설립 당시 예수님의 참 사랑을 실천하자는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설립된 학원이었으나 1993년 관선이사가 파견된 후로 현재에 이르러선 기독교적 정체성을 완전히 상실했다.
T대 임시이사진은 파견 당시 학칙 제1조 “본 대학원은 대한민국의 교육이념과 기독교 정신에 입각하여”를 개정, “기독교 정신”이라는 구절을 학칙에서 삭제해 버리는 등 건학 이념을 훼손시켰다. T대학에 부임 중인 이지성 교수(가명, T대학교)는 “설립자의 설립이념이 절대 훼손될 수 없다는 개정사학법 찬성론자들의 주장은 거짓”이라며 “개정사학법이 그대로 발효될 경우 연세대가 불교학교로 변할 수 있다는 데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전혁 상임대표(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에서 파견한 관선이사들이 설립자의 건학 이념을 훼손하는 등 학교 정체성을 뒤흔들고 있다”면서 “관선이사 파견을 골자로 한 개정사학법은 전면 재개정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