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각오 주기철 목사님, 우리가 회개합니다”

김대원 기자  dwkim@chtoday.co.kr   |  

통합 평양노회, 신사참배와 주기철 목사 파면 회개

				▲故 주기철 목사
▲故 주기철 목사

한국교회가 수치스러운 신사참배의 죄를 공개 회개하며 故 주기철 목사의 복권을 선언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총회장 안영로 목사) 평양노회(노회장 권영복 목사)는 부활주일을 지나 어제 17일 경기도 남양주 동화고교에서 ‘참회예배’를 드리고 과거 신사참배와 주기철 목사의 파면을 역사 앞에 회개했다.

장로교단은 1938년 2월 평북노회와 9월 제27회 총회에서 신사참배를 결의하고 이에 반대하는 주기철 목사를 1939년 12월 파면했다. 이후 주기철 목사의 설교를 저지하기 위해 산정현 교회를 폐쇄하기도 했다. 일제는 주 목사에게 회유와 고문을 반복했지만 주 목사는 일사각오(一死覺悟)로 저항하다 결국 1944년 4월 21일 옥중에서 순교했다.

평양노회는 이날 참회 고백서를 통해 과거의 죄과들을 낱낱이 고백하며 시종 엄숙한 가운데 예배를 진행했다. 평양노회가 다시 언급하기 부끄러운 과오들을 상세히 되뇌이며 회개할 때 주기철 목사의 유족들도 눈물로 답례했다.

평양노회는 자신들의 과오에 대해 “교회를 보호해야 할 성노회가 신앙을 지키려 울부짖는 성도들의 통곡으로 가득한 교회를 강압적으로 폐쇄한 이 추악한 전대미문의 역사적 범죄를 진심으로 회개한다”고 밝혔다. 주기철 목사의 유족을 향한 회개도 이어졌다. 당시 노회는 주기철 목사의 노모를 포함한 가족을 사택에서 추방하는 일까지 감행했는데 이후 주기철 목사 가족은 해방될 때까지 5년동안 열세번이나 이사하며 유랑했다. 이에 대해 “우리는 이 모든 비인간적인 처사에 대해 하나님께 회개함과 동시에 순교자의 유가족 여러분들게 머리숙여 깊이 사과한다”고 용서를 구했다.

권영복 노회장이 주기철 목사의 복권을 선언하자 유족들은 감격했다. 이날 주기철 목사 유족 대표로 막내아들 주광조 장로(영락교회)와 손자인 주승중 목사(장신대 교수)가 참석해 ‘용서의 답사’를 통해 주 목사의 명예회복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평양노회는 평양대부흥 1백주년이 되는 2007년을 앞두고 일제시대에 노회가 행한 중대한 잘못들을 고백하기로 지난해 10월 결의한 바 있다. 평양노회는 ‘주기철 목사 복권추진 및 참회고백 특별위원회(위원장 손달익 목사)’를 구성, 죄책고백을 준비해 왔다.

평양노회는 과거 치욕적인 죄책들을 한번 고백하는데 그치지 않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평양노회는 “우리는 우리의 이 수치스러운 죄악을 오고 가는 모든 세대 속에서 지속적으로 아파하고 기억하면서 역사의 경고와 교훈으로 길이 간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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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철 목사의 복권이 선언되자 유족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 이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