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대 라은성 교수의 재미있게 배우는 교회사학교 27
1.1.1.1. 발렌티누스1.1.1.1.1. 조직신학자
“영지주의자 시몬 마구스, 바실리데스, 그리고 마르키온 이후 영지주의 신학자들 가운데 가장 유명한 자는 이집트 델타에서 태어난 발렌티누스(Valentinus, 약 100~175)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영지주의자들을 소개했지만 이 네 명의 영지주의자들을 기억할 것을 권합니다.”
“발렌티누스는 이집트 종교 철학가이며, 영지주의 로마 학파와 알렉산드리아 학파의 창시자이고, ‘영지’(gnōsis) 또는 ‘신비한 지식’으로 구원받는다는 교리를 가진 종교적 이원론의 체제를 만든 자입니다. 그래서 그를 가리켜 ‘영지주의 조직신학자’라고 부르죠. 영지주의를 가장 잘 체계화 시켰다는 의미겠지요. 그의 제자들에 의해 설립된 발렌티니안 공동체는 2~3세기 기독교 신학에 큰 도전을 안겨다 주었습니다. 발렌티누스는 헬라 문화의 중심지인 알렉산드리아 근교에서 철학을 배우면서 영지주의자 바실리데스를 만났습니다. 당시 바실리데스는 그 곳에서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아마 그에게 영향을 받으면서 신플라톤주의에 매력을 느꼈고, 성경에 대한 헬라적 유대 해석을 가미하였습니다. 그 후 교사로서 알렉산드리아에서 활동하면서 아마도 책을 출판했을 것입니다. 그의 제자들은 그가 사도 바울의 제자인 테우다스에게서 교육을 받았고, 기독교인으로 세례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처구니없는 주장이죠?”
“2~3세기 파편으로 된 신학자들의 문서들에 의하면, 발렌티누스는 약 136년 로마로 이주하여 그곳에서 로마감독 히기우스(Hygius, 약 136~140) 지도 아래 가르쳤고, 로마감독 피우스(Pius, 약 150~155) 아래서 눈부시게 활약했고, 그리고 로마감독 아니케투스(Anicetus, 약 155~160) 때까지 활동했다고 합니다. 기독교 영지주의 가르침과 동방 영지주의 가르침의 종합을 상술하면서 25년동안 그곳에서 영향을 끼쳤습니다. 로마감독이 되려는 열망을 품은 그는 약 140년 감독직을 넘겨받았으나 자신의 가르침으로 인해 정죄를 받고 기독교 공동체를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발렌티누스는 지속적으로 신비적으로 유래된 종교 철학에 대한 자신의 체제를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그의 모든 사상들은 플라톤과 피타고라스에게서 가져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발렌티누스는 『진리 복음서』의 저자였습니다. 그 책은 영지주의 원리들이 담긴 기독교 바울 신학과 혼동될 수도 있습니다. 또 그는 설교집, 서신들, 찬송, 『세가지 자연에 관한 글』과 『계시록』 또는 『환상』을 썼다고 합니다. 더욱이 4세기 이집트 파피루스인 『융 법문서』(Jung Codex, 1946년 발견된 법문서)는 발렌티누스의 본문의 콥트어 역본으로서 자신의 교리에 대한 것입니다. 정말 ‘조직신학자’로 불릴 만하죠?”
1.1.1.1.2. 신론
“발렌티누스와 그의 추종자들은 자제력도 없고, 이해될 수도 없고, 볼 수도 없고, 그리고 들을 수도 없는 최상의 아버지인 하나님을 믿었습니다. 그분은 무한하고, 시작도 끝도 없고, 그리고 모든 것들의 궁극적인 기원입니다. 그에게 속하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아무 것도 없습니다. 세상의 있는 것은 모두 다 그분의 한 부분입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단일성을 유지하시면서 존재의 복수성으로 자신을 계시하신다고 하죠. 하나님은 혼합된 남성과 여성을 모두 지니고 있는 남녀성의 ‘이원 일위’라는 것입니다. 아버지가 본질을 우주에 제공하시는 측면은 여성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그분은 침묵, 은혜, 그리고 사상으로 불립니다. 침묵은 평정과 자기 인식에 대한 하나님의 원시적 상태입니다. 침묵은 창조적입니다. 사상은 본질적인 이온의 모든 연속적인 상태를 말합니다. 우주에 형태를 주는 하나님의 남성적 측면은 형용할 수 없는 ‘심연’과 최초의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심연은 너무 깊어 불가해적 존재며, 신성의 모든 것을 포함하는 것입니다. 심연은 본질적으로 수동적입니다. 그분의 여성격인 사상에 의해 행동되어질 때에만 그분은 우주에 형태를 준다고 합니다.”
“신의 단일성을 강조하면서 신성의 이와 같은 두 가지 측면은 결코 분리될 수 없다고 합니다. 그것들은 신격 안에 있는 존재로서 동시에 존재하고, 물과 축축함과 같거나 동전의 두 면과 같은 것이라고 합니다. 그것들은 분리될 수도 없으며 둘 중에 하나가 없을 수도 없는 것이죠.”
1.1.1.1.3. 창조론
“우주의 기원은 신격에서 나온 존재의 연속적인 상태의 발산 과정으로 묘사합니다. 태초에 아무 것도 없었으며 아버지는 비활성적 존재로 계셨기 때문에 우주는 잠재적으로만 존재한다고 합니다. 창조의 과정은 신격 편에서의 자기 제한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온들의 연속적인 상태가 그분으로부터 분리되기 위해 아버지는 제한이나 한정이 요구됩니다. 모든 것을 견고케 하고 형용할 수 없는 위대함으로 모든 것을 지키는 것은 제한의 능력이라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제한은 두 가지 기능을 행합니다. 아버지로부터 ‘영적 세계’ (충만, Fullness)를 분리시켜 힘을 제공합니다. 그 이후 아버지는 발산의 과정을 통해 가해적인 형태로 자신을 명시하십니다. 아버지는 자신을 알 수 있는 자신의 사상을 통해 지식의 영을 낳았습니다. 그 영은 지식 안에 있는 ‘독생자’(Only-Begotten)입니다. 그 독생자도 하나님처럼 남녀성의 ‘이원 일위’로서 일반적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독생자의 이온 또는 독생자의 남성적 측면은 마음입니다. 그분의 여성적 측면은 진리와 모든 것의 모친입니다. 그것들은 어떻게 진리가 진실한 의식으로 이해될 수 있는지를 의미합니다.”
“구속자를 의미하는 독생자는 모든 것의 시작입니다. 아버지와 독생자는 이따금 기원적인 넷으로, 즉 심연, 침묵, 마음, 또는 진리로 언급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아버지와 독생자는 ‘이원 일위’이기 때문입니다. 독생자(예를 들면, 마음과 진리)는 하나님의 불가해적 측면들의 가해적인 형상입니다. 우리가 최상의 신을 알 수 있는 것도 독생자의 중재로 말미암습니다. 독생자와 아버지의 관계는 인간의 마음과 무의식의 관계와 비교될 수 있습니다. 독생자는 아버지께 안겨 있으며 그분 안에 있습니다.”
▲터툴리안 전집에 그려진 ‘플레로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