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에 협조 않고 방관하는 것은 대회 성공에 도움 안돼
세계 감리교인들의 축제인 세계감리교대회(WMC)가 드디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회는 세계 감리교회 지도자들 뿐만 아니라 사무엘 코비아 세계교회협의회(WCC) 총무, 교황청 발터 카스퍼 추기경 등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한국 기독교가 시작된 이래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그런데 이 축제를 맞이하는 한국 감리교회의 표정이 그리 밝지만은 않아 보인다. 전반적인 행사 준비는 잘 되고 있지만 예상보다 해외 지도자들의 참여율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본부에 비해 각 연회가 시원하게 지원해 주지 않는 것도 주최측의 주름살을 늘리는 한 요인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일부 목회자들이나 성도들 사이에 형성된 ‘냉소주의’다. 이들은 처음부터 WMC 한국 유치에 대해 썩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더니 요즘 들어서는 “금란교회가 대회 장소로서 적합하지 않다”, “WMC는 서울만을 위한 행사다”라는 등 소모적인 비판을 하며 WMC 준비에 대해 방관 혹은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금란교회는 이전에 어떤 일이 있었든 이번 WMC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엄청난 비용을 들여 교회 내부를 리모델링하고 기도팀을 조직해 매일 기도하는 등 큰 노력을 기울였다. 감리교본부 역시 WMC 열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기자회견, 마케팅, 기도회 등 해보지 않은 것이 없다. WMC 냉소주의자들은 먼저는 긍정적으로 이같은 노력을 인정하고, 대회 성공을 위해 동참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앞서 언급했듯 WMC는 축제다. 축제는 말 그대로 기뻐하며 잔치를 벌이는 것이다. 그런데 축제를 치르기 전부터 이렇게 인상을 쓰고 정죄하는 자세를 취해서야 축제가 제대로 될 리 없다.
한 감리교 지도자의 지적처럼 WMC 한국 개최는 이미 몇 년 전에 결정돼 준비할 시간이 충분했던 만큼, 대회가 부실하게 진행됐을 경우 이에 대해 변명할 수 있는 여지는 없다. 그리고 대회가 실패로 끝났을 경우 그것은 비단 감리교본부만의 부끄러움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감리교회 전체, 나아가 한국교회 전체에게 민망한 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