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극복한 목사와 동성애자 정치인이 벌인 토론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동성애자 클럽까지 운영했지만 내 안의 양심 때문에”

				▲방송 중 이요나 목사(오른쪽)와 최현숙 위원장(왼쪽)이 무대 앞으로 나와 서로 토론을 벌이고 있다.
▲방송 중 이요나 목사(오른쪽)와 최현숙 위원장(왼쪽)이 무대 앞으로 나와 서로 토론을 벌이고 있다.

과거 동성애자였던 목사와 현재 동성애자인 정치인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케이블채널 ‘XTM’이 18일 자정 방송한 ‘최양락의 엑스레이’라는 토론 프로그램에서다. 주제는 ‘동성애, 또 다른 사랑이다?’였고 패널로 동성애자 홍석천 씨(영화배우), 최현숙 씨(민주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위원장), 이요나 목사(서울갈보리채플교회) 등이 나왔다.

이 토론에서는 동성애를 극복하고 목사가 된 이요나 목사와 현재 동성애자로 한 여성과 동거하고 있는 최현숙 위원장의 토론이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이요나 목사는 “초등학생 시절 남성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뒤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깨닫고 동성애자로 살다 43세 때 극복했다”고 말해 충격을 줬다. “동성을 향한 감수성이 다른 아이들보다 특히 많았던 것 같다”고 말한 이 목사는 “그러나 결국 동성애라는 것도 하나의 중독임을 알았다”며 자신이 동성애를 극복하고 목사가된 이야기를 고백했다. 이 목사는 “동성애자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에 최 위원장은 “(목사님이) 중독됐다가 현재 극복했다고 했는데, 그럼 목사님은 처음부터 동성애자가 아닌 양성애자셨군요”라고 대립각을 세웠다. 또 “성폭행으로 인해 동성애자로 살았지만 주위의 편견과 억압에 스스로 동성애를 포기한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최 위원장은 결혼해 두 아이를 낳고 살던 중 동성애자임을 깨닫고 이혼한 후 현재 한 여성과 동거 중이다.

그러나 이 목사는 “마치 나를 잘 아는 것처럼 말하는데 나는 이태원에서 동성애자 클럽을 운영하기까지 했던 사람이고, 주변의 눈 때문에 힘든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양심 때문에 힘들었던 것”이라며 결코 자신이 양성애자이기에 동성애를 버릴 수 있었던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또한 토론이 끝날 무렵 마지막 발언에서 이 목사는 “동성애는 극복될 수 있다”고 했고 최 위원장은 “최근 대법원이 성전환자의 호적상 성 표기를 바꿀 수 있도록 허락했는데, 이를 계기로 동성애자들에 대한 시각이 좀더 열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패널들의 토론을 지켜보던 한 청중은 “동성애를 인정해 줘야 한다면 동물을 사랑한다거나 하는 극단적인 성적 취향을 가진 이들도 인정해 줘야 하는가”라고 동성애자 패널들에게 물었고 동성애자 패널들은 “동성애는 서로의 합의 하에서 이뤄지는 관계다. 동물을 사랑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답했다.

이밖에 이 프로그램이 ‘동성애를 사랑으로 인정하느냐’라는 질문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인터넷으로 설문에 참여한 총 3,696명 중 58%가 반대했고, 42%가 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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