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신] 3개 교회, 수백년의 칭의론 논쟁에 종지부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감리교·루터교·가톨릭, 칭의교리 합의선언문 서명

				▲3개 교회 대표들이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스벤 오퍼가드, 이스마엘 노코, 조지 프리먼, 선데이 음방, 발터 카스퍼, 김수환(호칭 생략). ⓒ 이화영 기자
▲3개 교회 대표들이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스벤 오퍼가드, 이스마엘 노코, 조지 프리먼, 선데이 음방, 발터 카스퍼, 김수환(호칭 생략). ⓒ 이화영 기자

전세계 7천만 감리교인들의 눈이 집중된 세계감리교대회(WMC), 23일 오후 감리교, 루터교, 가톨릭 3개 교회의 대표자들이 ‘칭의 교리에 대한 교리적 합의 선언문’에 서명하자 수백개의 플래시와 엄청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세계감리교협의회가 이날 에큐메니칼 예배에서 ‘루터교회와 가톨릭교회의 의화공동선언문’에 동참했다. 이날 예배 도중 진행된 서명식에는 각각의 교회를 대표해 세계감리교협의회의 선데이 음방 회장과 조지 프리먼 총무, 로마 교황청 교회일치평의회 의장 발터 카스퍼 추기경, 한국 천주교의 김수환 추기경, 루터교세계연맹의 이스마엘 노코 박사, 스벤 오퍼가드 박사 등이 참여했다.

이날 서명은 루터의 종교개혁 이후 신·구교 사이의 수많은 전쟁과 박해, 증오의 이유가 됐던 가장 핵심적인 신학적 차이인 ‘칭의론’에 대해 3개 교회가 합의한 것이다. 이로써 신·구교의 대표적인 교회들인 로마 가톨릭, 루터교세계연맹, 세계감리교협의회 등은 그동안의 분쟁에 종지부를 찍고 상호 협력의 시대를 열게 됐다.

3개 교회의 이같은 합의는 루터교세계연맹과 로마 가톨릭이 1999년 ‘루터교회와 가톨릭교회의 의화공동선언문(JDDJ)’에 서명하면서 시작됐다. 양측은 1986년 ‘루터교-로마 가톨릭 합동위원회’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몇 차례의 모임 끝에 1993년에 의화 교리에 관한 문헌의 초안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후 1994년에 합동선언문 초안을 작성, 1997년에 합동선언문은 완성했으나 내부 합의 등 여러가지 문제로 공식 발표가 연기됐다.

그러던 중 마침내 1999년 10월 31일 오전 독일 아욱스부르그(Augsburg)에서 당시 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촉진위원회 카시디 추기경과 루터교세계연맹의 크라우저 회장이 의화 교리에 관한 합동선언문에 서명했다. 이 선언문은 “구원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자유로운 선물이며 이는 선행을 실천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선행 속에 반영된 것”이라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세계감리교협의회는 JDDJ 문서에 나타난 칭의론의 기본적 진리에 대해 동의하고, 이후 가톨릭 및 루터교회와 지속적인 교류와 연구모임을 가진 끝에 이번 서울에서 열린 ‘제19차 세계감리교대회’에서 이에 동참하게 됐다.

3개 교회 대표들은 이날 서명에 큰 기쁨을 표하며 앞으로 여러 가지 다른 신학적 차이에 대해서도 합의를 이뤄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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