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잘하는 방법’, 성도의 마음을 파고 들어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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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한일장신대 정장복 총장의 설교 코멘트

				▲정장복 총장(한일장신대학교)
▲정장복 총장(한일장신대학교)

설교자가 아무리 좋은 내용을 수고하여 준비했어도 그 내용이 회중과 공유되지 않고 허공을 친다면 이 설교는 어떤 회중도 감동시킬 수 없다. 설교자는 회중을 이해해야 하고 그들과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설교는 본문의 언어,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대적 적용으로 성경의 세계와 오늘의 세계 사이의 간격을 연결시키지 않으면 강의와 별로 다를 게 없다.

회중의 삶과 전혀 연결되지 않는 설교, 주석은 되었으나 회중의 오늘날 생활에 적용되지 못하는 설교는 완전한 설교가 아니다. 본문의 세계에서 발견한 메시지가 오늘날 회중의 삶의 상황에 구체적으로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분명하게 드러내 보여 주어야 한다. 창조적인 적용을 한다는 것은 성경에 나오는 하나님의 말씀과 행위를 전하는 설교를 통해 그 말씀과 행위를 오늘날 회중에게 연결시켜 주고, 우리가 그것을 실제로 느끼며, 그것들이 우리의 삶에서 구원을 위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바로 이런 의미에서 참된 설교는 성경의 세계와 현실 세계 사이에 다리를 놓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리란 강이나 협곡으로 말미암아 서로 단절되어 있는 두 장소를 연결짓는 수단이다. 다리는 반드시 두 세계 속에 동등하게 접지되어 있어야 하며, 왕래가 불가능한 곳의 교통을 가능하게 해 주어야 한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골짜기나 깊이 갈라진 틈이 상징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 틈은 바로 성경의 세계와 현대 세계 사이의 넓은 간격을 의미한다.

설교자들이 가로질러 놓아야 하는 것은 바로 이천 년 동안 변해 온 문화의 넓고 깊은 간격이다. 설교자들의 가장 큰 임무는 하나님의 계시된 진리가 성경으로부터 흘러나와 오늘날 사람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 즉, 설교자는 “이것이 이 본문의 원래 의미이댜”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이 본문은 21세기의 우리에게도 이렇게 참되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설교자는 먼저 본문의 원의미를 찾기 위해 연구해야 하며, 그 본문을 현대의 회중에게 적용하기 위해 원리화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설교라 할지라도 그것이 오늘의 회중과 공감대를 이루지 못한다면 아무런 힘도, 능력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설교자는 먼저 본문이 갖고 있는 일반적인 상황을 찾아야 한다. 하나님은 진리를 추상적으로 계시해 놓지 않으셨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새로운 계시를 주실 때는 언제든지 자기 백성의 삶이라는 상황 안에서 주셨다. 즉, 적용하려는 상황에 맞는 진리를 주셨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 시대에 성경을 충실하게 설교하려면, 또 회중과의 공감대를 이루려면 하나님께서 당시에, 그리고 오늘날에도 주신 경고, 약속, 원칙, 계명을 적용하신 원래의 상황과 동일한 상황이 무엇인가를 찾아야 한다.

다음으로 설교자는 회중의 상황을 성경 해석학적으로 알아야 한다. 설교자는 회중의 상황을 매일매일 성경 해석학적으로 연구해야 한다. 즉, 설교자들은 회중이 처한 각기 다른 상황을 판별해야 한다. 설교자는 린더 켁(Leander Keck)이 말한 바 있는 “제사장적인 들음(Priestly listening)”을 해야 한다. 이것은 설교자가 회중을 대신하여 그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것, 그 특정 시기와 장소에 속해 있는 특정 공동체를 위하여 특정한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는 일이다.

설교자는 언제나 성경과 회중에 대한 성경 해석을 부합시키는-설교자가 회중을 위한 말씀을 그들을 대신하여 듣는-결정적인 지점에 서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하나의 성경 구절이 제시하는 메시지는 사람들의 상황이 변함에 따라 매년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그러므로 설교자는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바를 잘 알고 있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설교자는 회중의 상황을 분석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 그들의 삶과 일치해야 한다. 즉, “설교자는 회중의 자리로 내려앉아서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언어를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실상을 확인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성육화된 설교를 하고자 하는 설교자의 모습이다. 그럴 때에 비로소 설교자는 회중과 공감대를 이룰 수 있다. 설교자는 본문 속의 상황과 인물들의 아픔과 기쁨을 느끼고, 회중의 삶의 애환을 알아서 회중이 본문 속에서 자신들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도록 해야 한다.

설교자는 또한 현대 사회와 문화, 그리고 시대의 상황을 알아야 한다. 말씀과 세상 사이에 다리를 놓아야 하는 일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어떤 것이 아니라, 참된 기독교 설교의 필수적인 임무이다. 성경을 보면, 하나님께서는 합당한 역사적∙문화적 배경들 속에서 인간의 말로 말씀하셨다. 마찬가지로 그의 영원하신 말씀도 1세기 팔레스타인 유대인의 모든 특이성을 지니고서 육신이 되셨다. 이 두 경우 모두에서 하나님은 그분께서 교통하고자 원하시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내려오셨다. 즉, 하나님은 인간의 언어로 말씀하셨고, 인간의 몸을 입고 나타나셨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분의 신성을 포기하지 않으신 채 인간으로 낮아지셨다.

설교자가 놓아야 할 다리도 역시 메시지의 신적인 내용을 손상시키거나 메시지가 전해져야 하는 인간적인 배경을 무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골짜기의 양편을 견고하게 이어주어야 한다. 즉, 고대와 현대, 성경의 세계와 오늘의 세계 속으로 뛰어 들어가야 하며, 주의 깊게 두 세계의 말을 들어야 한다. 모든 시대에 있어서 기독교 설교자들은 그들이 살고 있는 시대에 하나님의 계시를 관련시킬 필요성을 보아왔고 그 도전에 응답해 왔다. 그래서 칼 바르트는 “한 손에는 성경을, 다른 손에는 신문을 듭니다”라고 말했다.

설교자는 성경의 진리를 현대의 삶의 언어로 해석하며 오늘날의 구체적인 삶의 정황에 적용하는 사람이다. 설교자는 먼저 본문의 세계로 들어가 그 성경 말씀 자체가 어떤 상황적인 맥락을 갖는가를 명백히 밝혀 주고, 다음에는 유추에 의해서 우리가 처한 상황 가운데 그 말씀의 의미가 무엇인가를 밝혀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회중과 설교자, 그리고 회중과 본문의 말씀의 공감대 형성은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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