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청년선교단체들의 두가지 큰 흐름

이민애 기자  malee@chtoday.co.kr   |  
최근 복음주의 진영의 청년선교단체들에서는 크게 두가지 동향이 감지된다. 하나는 CCC, IVF와 같은 전통적 캠퍼스 선교단체들의 내외부적 변혁, 그리고 또 하나는 라이즈업코리아, Again1907로 대표되는 신생 연합단체들의 급속한 성장이다.

CCC, IVF 등 기존의 선교단체들은 50여년 동안 캠퍼스에서 기독청년학생운동을 이끌어 온 대표주자들이다. 이들은 해방 후 정치적, 이념적으로 혼란스럽기 그지없는 상황에서, 청년층에 우선적으로 복음의 깃발을 꽂았다. 당시 기독청년들이 한국교회의 성장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는 것은 다시 주지할 필요도 없는 사실이거니와, 특히 이 단체들은 캠퍼스로 파고 들어 지성사회를 복음화시켰고 사회에 기독교지도자들을 배출해 내는 데 지대한 공을 세웠다.

그런데 최근 이들이 내외부적으로 ‘개혁’에 나서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단체가 CCC와 IVF다. 이들은 지난 50년간 가히 성공적이라 할만한 가시적 성과들을 내놓았다. 그런데 최근 “복음화라는 우리의 기본목표와 복음화에 대한 열정은 그대로다. 그러나 복음화시키는 방법을 변화하는 사회에 맞게 바꾸겠다”고 나선 것이다.

CCC는 박성민 목사의 대표 취임 후부터, 시대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최근에는 “선교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며 선교적 삶을 기본모형으로 한 크리스천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고, CM2007을 추진하면서는 한국교회가 세계의 대학들을 영적으로 입양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IVF의 변화도 주목된다. 이들은 최근 50년만에 처음으로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언론과의 벽을 허물고 대중들과의 문을 열었다. 뿐만 아니다. 50년간 IVF의 모토였던 ‘지성사회 복음화’를 ‘캠퍼스와 세상 속의 하나님 나라 운동’으로 바꿨고, 사회참여도 대폭 확대하겠다는 뜻을 여러차례 밝혔다.

한편에서는 라이즈업코리아, Again1907 등의 신생 연합단체들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이들은 2000년도를 즈음해 생긴 단체들로, 자단체의 규모확대보다는 연합, 회개, 부흥을 실질적으로 도모하려는 단체들이다.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사역으로는 대형집회가 대표적인데, “집회에서 성령의 불을 받은 이들이 각 교회로 돌아가 그 교회에서 부흥의 불씨가 된다면, 한국 전역에서 부흥이 시작되는 것”이 이들의 사역 논리다. 물론 이들의 사역이 집회에만 치중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라이즈업코리아 같은 경우는 자체 성경공부 프로그램 등으로 리더를 양성하고 있기도 하다.

이들 조직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전통적 피라미드 조직형태에서 탈피해 ‘연합’,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뜻’이라는 대의만 같다면 조건없이 뭉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조직론이다. Again1907 같은 경우에는 아예 대표도 없고 사무실도 없다. 그래도 집회를 열때마다 수천명씩 오고, 전국 주요도시에 지부가 생겼다. 또 하나의 큰 특징은 지방지부든 해외지부든, 각 지역의 요청에 의해 자발적으로 세워졌다는 것이다. 이들은 “관료형태에서 벗어나 수평적이고 능동적이고 효율적인 조직형태가 현대 청년들의 감각에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이렇게 크게 두 부류가 각기 다른 사역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이 둘 모두가 필요한 사역단체들이다. 라이즈업코리아, Again1907과 같은 단체들이 집회를 열어 청년들의 마음에 불을 붙이면, CCC, IVF와 같은 단체들은 이들을 양육해 사회의 지도자로 양성할 수 있다. 또 CCC, IVF가 체계적으로 가르쳐 놓은 청년들은 대형집회를 이끌어 가는 주인공이자 리더가 된다.

이 두 분야의 단체들이 장점을 살리면 한국교회 청년목회에 훌륭한 동역체계가 만들어 질 수 있다. 많은 지체가 있으나 다 한 몸인 것 같이, 여러 형태의 사역기관이 있으나 그리스도 안에서 같은 푯대를 이뤄가는 한 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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