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의 싱글생글 데이트 칼럼 2
정확하고 진실하게 고백하라
제3자와 교제 중인 사람을 좋아하게 되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정확하고 진실하게’ 고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당신을 좋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형제와 교제 중인 것으로 압니다. 만일 그 형제와 교제가 중단되면 저를 기억해 주세요”라는 식으로 말이다.
교제를 잘 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대화법’을 알아야 한다. 연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 중에 “그걸 꼭 말로 해야 아냐?”라는 말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말로 하지 않으면 상대의 마음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유명한 상담가들도 상대의 마음을 ‘말’ 없이 헤아리지는 못한다. 단지 내담자가 불안하고 상처 입은 자기 마음을 스스로 드러내어 치유해 갈 수 있도록 도와줄 뿐이다. 말하지 않는 내담자의 문제를 무슨 수로 도와줄 수 있겠는가. 말로 마음을 드러내지 않고서는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비밀스럽게 고백하라
한 청년이 꽃다발을 준비해 많은 사람들이 있는 장소에서 공개적으로 사랑을 고백했다. 그러나 영화나 광고에서 본 것과는 달리 그의 예상은 빗나갔다. 자매는 좋아하기는커녕 너무 놀랐고 교회를 옮기려고까지 한 것이다. 자신은 상대를 깜짝 놀라게 할 요량이었지만 상대는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이럴 경우 고백한 사람이나 거부한 사람이나 둘 다 고통 받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들이 과연 공동체 안에서 한 지체되는 것이 쉬운 일일까.
두 사람이 교제를 하는 중에 있다 하더라도 결혼을 약속하기 전까지는 다른 사람이 눈치 채지 못하게 데이트하는 것이 공동체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공동체 구성원이 전혀 눈치를 못 채는 상태에서 둘이서만 데이트를 해 왔다면, 그 파장이 두 사람의 문제로만 국한될 수도 있다. 하지만 공동체에 연인관계가 알려진다 해서 위축될 필요는 없다.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뜻(롬 8:28)이 두 사람과 공동체에 유익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설혹 헤어졌다 해도 격려와 위로로 공동체를 더 견고하게 할 수도 있다.
상대를 존중하며 고백하라
사랑을 고백할 때 기억해야 할 것은 상대에게 강요하듯 고백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용기 있는 자만이 미인을 얻는다’는 말만 믿고 상대의 마음을 배려하지 않은 채 ‘강요’하거나 ‘집착’하는 형제들이 종종 있다. 그러나 해서 안 될 사랑도 있지만 이룰 수 없는 사랑도 있는 법이다.
지배 성향이 강한 남자들이 대개 이러한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데이트는 서로의 생각과 느낌, 삶과 취미를 나누는 과정이다. 건강한 인간관계는 서로의 나눔을 잘하는 데서 출발한다. 하지만 강요에 의해 데이트를 하게 되면 두 사람의 관계가 일방적이 되기 쉽다. 한쪽은 부담이 축적되고 또 다른 한쪽은 의존적이 되어서 균형이 맞지 않는 관계가 형성된다. 이들에게 해피엔드가 주어질 리 없다.
사랑한다고 고백하며 좇아다니는 것을 ‘나를 얼마나 사랑하면 저럴까?’라고 착각해 마음을 쉬이 열어서는 안 된다. 많은 경우 나를 사랑해서라기보다는 자기 욕망을 채우려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거절할 때 그 말을 인정하고 자매가 사랑하는 마음이 생길 때까지 조용히 기다리는 것이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좋은 태도다. 이런 형제야말로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는 매력남이다. 물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