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잘하는 방법’ 설교를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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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한일장신대 정장복 총장의 설교 코멘트

				▲정장복 총장(한일장신대학교)
▲정장복 총장(한일장신대학교)

4) 의미가 함축된 경구를 인용하라.

유명한 고대 철학자들을 비롯해 인류의 지도자들이 남긴 훌륭한 경구들을 인용하는 것은 회중에게 새로운 감각을 불러일으키는 좋은 방법의 하나이다. 특별히 우리나라의 선조들, 그리고 동양 철학자들의 위대한 말들을 인용하면서 회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성경의 진리와 연결시켜 설교를 전개하는 것은 생동감을 일으키는 좋은 방편이다.

언어는 역시 장황한 설명보다는 의미가 함축되고 시감이 넘치는 간결한 표현 속에서 더 많은 의미의 전달이 이룩된다. 거기에 더하여 설교자 자신이 만든 훌륭한 언어는 회중이 쉽게 스쳐가는 경우가 있으나 역사적인 인물들의 어록을 이용할 때는 지성을 충족시키려는 욕구와 함께 경청하는 경향이 많다. 그러므로 설교자가 평소에 적절한 인용구들을 설교 주제들에 따라 수집하는 것도 설교 사역에 큰 도움을 준다.

경구라는 말의 사전적인 뜻은 어떤 사상이나 진리를 간결하고도 날카롭게 표현한 글귀를 지칭한다. 적절한 경구를 설교자가 인용한다는 것은 설교자의 구차한 몇 문장의 표현보다 훨씬 더 함축된 의미를 던져 줄 수 있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러한 경구를 인용했을 경우 서론이 매우 짧게 성립된다는 점이 아쉬울지라도 거기에 얽매일 이유는 전혀 없다. 열 마디의 장황한 서론보다는 한 마디의 경구가 훨씬 더 깊은 뜻을 주기 때문이다.

5) 화제의 책을 인용하라.

현대의 회중은 설교단에 서 있는 목사를 선비적 삶의 주인들로 알고 있다. 그들은 설교자란 언제나 쉼 없이 많은 책을 읽는 직업의 소유자로 알고 있다. 그래서 설교자와의 만남에서는 언어나 생각이나 행동에서 자신과 다르다는 판단을 한다. 그래서 설교자를 우러러보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많은 현대인들은 책을 읽고 싶어 하면서도 시간적인 여유를 얻지 못한 채 쫓기고 있다. 그래서 많은 지성인들은 자신이 읽지 못한 책의 이름과 그 내용이 설교에서 나올 때 조용히 귀를 기울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형편을 잘 이해한 설교자들은 그날의 설교와 연관된 책의 이름과 내용을 서론에서 인용하면서 설교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서론에서 이러한 형태를 취하는 것은 매우 유익한 방법 중에 하나이다. 역시 설교자는 목사이기 이전에 존경받는 인간이며, 모범된 신자이며, 꾸준한 학자임을 보일 수 있는 기회이다. 또 양들을 위하여 쉬지 않고 책을 읽는 존재임을 실증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물론 설교에서 목사의 학문적 삶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개입된다는 것은 절대로 허용할 수 없다. 그러나 순수한 차원에서 효과적인 설교의 출발을 위하여 양서를 읽고 인용한다는 것은 조금도 어색하게 느낄 필요가 없다. 삶의 현장에서 시달리면서 그 해의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품의 이름이나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는 회중에게 그 책을 들어 보이면서 그 책을 간단히 설명하고 그날의 메시지에 필요한 부분을 설교의 서론으로 활용할 때 지성을 추구하는 세대들이 무척이나 좋아하고 관심을 기울일 것은 자명하다.

6) 웃음으로 설교를 열어라.

개방된 서구 사회에서는 유머란 생활의 필수적인 요소처럼 활용되어지고 있다. 그러기에 많은 설교자들이 설교와 관계된 유머러스한 예화나 인용어를 써서 회중을 웃기고 설교를 시작하는 실례를 본다. 웃음이란 잡다한 감정을 모두 쫓아버리며 맑고 소박한 마음을 갖도록 하는 아주 필요한 방편이다. 그러기에 서구교회의 설교자들은 여러 서론의 형태 중에서 이것을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다.

우리의 강단에서는 조심해서 사용되어지지 않으면 실패를 가져올 가능성이 언제나 많다. 윗사람이 자주 웃긴다는 것은 행동이 경솔하고 신중하지 못하다는 평을 하는 사회적인 관습과, 웃고 싶어도 시원스럽게 웃지 못하는 유교적인 문화는 이런 서론 형태를 사용하는데 방해물이 되고 있다.

그러나 서구의 문화에 깊이 젖어 있는 젊은 세대들에게는 슬픈 이야기보다는 웃기는 이야기가 좋다. 진지한 이야기보다는 경쾌한 이야기가 좋다. 변화를 추구하는 세대들에게 진지한 인상을 짓고 엄숙한 이야기만을 늘어놓는 설교자는 젊은 세대들이 따르지 않는다. 언제나 주변을 밝게 해주고 유머감각이 풍부한 설교자를 현대의 젊은이들이 좋아한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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