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합참의장 동성애 비판 발언했다 ‘봉변’

신유정 기자  yjshin@chtoday.co.kr   |  
				▲피터 페이스 미 합참의장
▲피터 페이스 미 합참의장

피터 페이스 미국 합참의장이 최근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동성애는 부도덕한 것이라고 발언한 뒤 인권단체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공식 사과하는 등 고초를 겪었다.

페이스 합참의장은 시카고 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동성애는 불륜과 다를 바 없는 부도덕한 행위”라고 설명하고 “미 국방성은 부도덕한 행위를 묵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페이스 합참의장의 발언은 동성애자들의 군복무를 허용하고 있는 국방성 정책과 관련해 개인적인 견해를 밝히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동성애옹호단체들은 페이스 합참의장의 발언이 동성애 군인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미국 군인법률구제 네트워크(Servicemembers Legal Defense Network) 딕슨 오스번 회장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합참의장의 발언은 미군에 복무하고 있는 6만 5천명의 동성애 군인들을 경멸한 것이다”고 밝혔다.

국방성은 단체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오늘 사과문을 발표했다. 페이스 합참의장은 사과문에서 “정책이 효과적인지가 중요한 것이다. 앞으로는 개인적인 견해로 정책을 판단하지 않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미 국방성은 1993년부터 군대 내에서 동성애 행위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동성애자의 군복무를 허용하고 있다. 군은 정책적으로 지원자들의 성적취향 조사를 금하고 군대 내에 있는 게이나 레즈비언을 공개적으로 알리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한편, 한국도 지난달 국방부 관계자가 군대 내에서의 동성애 행위에 대해 전역 조치하겠다고 발언했다가 인권단체들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일이 있었다.

2월 17일 국방부 관계자가 “동성애 행위를 하다가 적발되는 군 간부를 전역 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자 한국레즈비언상담소, 한국게이인권단체 친구사이, 광주인권운동센터, 국제민주연대,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등 19개 단체들이 성명을 발표하고 국방부 측에 “동성애자 억압과 차별에 대해 각성하라”고 요구했다.

인권단체들은 동성애를 이유로 한 강제 전역 조치는 “인권침해이자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0조의‘성적지향에 의한 차별금지’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동성애 비판 발언한 페이스 합참의장은 누구?


페이스 합참의장은 지난해 7월 미국 이민법 개정을 놓고 상원이 주최한 현장 청문회에 참석해 이탈리아 이민자 출신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가족사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가난한 이민자 출신으로 4남매를 키우기 위해 동시에 세 가지 직업에 종사하며 헌신했던 아버지를 회고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는 “그래도 미국에는 일할 기회가 있었다”며 큰 누이는 로스쿨에 진학하고 형과 자신은 해군사관학교에 입학했다고 소개했다. 페이스 합참의장은 이민자 출신 병사들의 미군에 대한 기여가 지대함을 강조하기 위해서 가족사를 공개한 것이었다.


당시 미국 의회는 이민법 개정을 놓고 불법 이민자를 엄격하게 단속하자는 하원의 법안과 이들에게 영주권 취득 기회를 주자는 상원의 법안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었다.


뉴욕의 빈민층 밀집지역인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페이스 합참의장은 1967년 해군사관학교를 졸업, 해군으로 태국, 한국, 일본에서 근무했고 베트남전에도 참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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