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이뤄진 의료 청년들의 꿈

이민애 기자  malee@chtoday.co.kr   |  

CCC 의료선교회 아가페다운, 선교기지병원 세워

				▲선한이웃병원 조원민 원장
▲선한이웃병원 조원민 원장

“선한 사마리아인 같이, 하나님의 사랑으로 형제들을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을 세우고 싶다···.”

한국대학생선교회(CCC) 의료선교회 ‘아가페다운’이 20년 전부터 꿈꾸던 선교병원을 세웠다. 병원 이름은 선한이웃병원, 영어로는 Good Samaritan Hospital(선한사마리아인 병원)이다. 20년 전부터 꿈꿔온 병원 설립 계획은 2000년도부터 구체화되었고, 오는 7일 개원감사예배를 드리고 본격적 사역을 시작한다.

개원을 며칠 앞둔 5일 오후, 서울시 노원구 월계1동에 위치한 선한이웃병원에서 조원민 원장을 만났다.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아 공사자재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페인트 냄새가 코끝을 따갑게 하는 병원에서, 조 원장은 기대에 찬 눈빛으로 선한이웃병원의 비전을 소개했다.

선한이웃병원 사역의 핵심은 ‘선교기지’로서의 병원이 되는 것이다. 배운 의술을 환자들에게 적용하는 것, 가진 의술로 봉사활동을 펼치는 것을 넘어 말 그대로 의술을 수단으로 ‘선교’를 하는 것이다. 교회도 아닌 병원이 선교기지가 된다는 것이 가능할까. 조 원장이 펼친 청사진은 이렇다.

첫째, 교회와 병원의 연계다. 최근 선한이웃병원은 석계지역 중소형교회 목회자들을 초청해 병원의 비전을 공유했다. 그리고 병원에서 목회자와 목회자가 추천하는 선교사·성도들에게는 보다 저렴한 의료서비스를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또 중소교회가 쉽게 하지 못하는 해외단기의료선교도 협력해서 하겠다고 했다. 해외의료선교에 관심 있는 성도들과 의료진이 협력하는 것이다.

둘째, 병원과 병원간의 연계다. 한국교회는 개 교회가 해외에 선교를 목적으로 많은 병원을 세웠지만, 사후관리가 잘 안된다고 한다. 건물 세우는 것보다 비전을 지닌 선교사가 꾸준히 파송되는 것이 더 어렵기 때문이다. 선한이웃병원은 가능한 한 많은 교회와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그래서 그 병원들과 함께 현지 선교사들을 돕고, 의료전문인 선교사 양성도 추진할 계획이다.

셋째, 병원과 지역사회 간의 연계다. 복지회관과 같은 장소를 빌려 지역주민들을 위한 무료진료를 실시하고, 지체부자유자들을 방문치료 할 계획이다. 호스피스도 준비하고 있다.

이런 거대한 사역을 아직 정식 개원감사예배도 드리지 않았고, 의료진들도 이제 모집하고 있는 ‘개척병원’이 다 할 수 있을까. 선한이웃병원 같은 경우 충분히 가능하다. 사실 이 모든 사역은 지난 수십 년간 CCC 아가페다운이 지속적으로 해온 것들이기 때문이다. 단지 외부로 알리지 않고 내부적으로 조용히 해온 것뿐이다.

아가페다운은 1975년부터 매 주말 복지회관 같은 곳을 빌려 무료진료를 해왔다. 또 1978년부터 매년 여름 의료진이 부족한 지방에 가서 무료진료를 했다. 1989년에는 파키스탄에 선한사마리아병원도 설립했다. 90년대에 들어서는 매년 파키스탄, 필리핀, 캄보디아, 미얀마 등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단기의료선교를 실시했는데, 지금까지 약 1천2백여 명의 의사들이 동참했다.

선한이웃병원은 지하3층, 지상7층 건물에 260병상 규모의 병원으로, 진료과목에 내과, 외과, 소아과,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가정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가 개설된 2차종합병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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