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대 인문학포럼에서 김회권 교수, 도올 정면 비판
“구약의 진노하시는 하나님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은혜로운 하나님이란 개념이 나올 수 있는가. 진노할 줄 모르는 하나님, 심판도 못하는 하나님으로부터 구원받을 것인가. 마르시온이나 도올의 구원론은 아주 공허한 구원론이다.”
지난 24일 숭실대 김회권 교수가 제1회 숭실인문학포럼을 통해 “구약의 하나님과 신약의 하나님을 분리시킬 것”을 주장한 도올 김용옥 교수를 정면 비판했다. 김 교수는 “도올은 피상적인 구약 인상비평을 그치고 나그 함마디를 읽고 몰입하는 열정으로 구약을 읽어봐야 할 것”이라며 “도올은 구약의 하나님을 폭군적 보복적 변덕스러운 하나님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구약은 단지 율법으로 가득 찬 책이 아니라 하나님의 압도적인 구원과 은혜의 이야기를 적어놓고 있다”며 “칼빈의 <기독교 강요>가 종교개혁 신학의 대역작이 된 이유는 십계명 강해를 통해 신구약 하나님의 동일성과 연속성을 너무나 설득력 있게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도올이 구약의 가치와 무게를 평가하는 일에 있어 평소의 학자적 객관성과 치열성을 버리고 객기를 부리고 있다”며 “도올이 폐기해 버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구약의 율법은 결코 간단한 세계가 아니다”고 못박았다. 또한 “도올은 구약의 율법을 지칭할 때마다 신약시대에 와서 발전적으로 해체된 제례법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구약의 나오는 모든 하나님의 구원사를 통틀어 부정하고 있다”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김 교수는 “구약에 나오는 하나님의 구원사를 부정하는 발언을 매우 옳지 못하다”며 “모세오경, 시편, 이사야, 예레미야 등 예언서를 읽어보면, 이스라엘의 죄와 불순종으로 스스로 상처입으시고 인간의 폭력 사정권에서 박해받는 십자가에 달린 하나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김 교수는 도올 김용옥 교수가 제기한 <신약 성서 정경화 과정의 문제>에 대해 “신약성서 정경화가 우연한 요소들의 조합들과 상호작용의 결과로 발생했다 하더라도, 이젠 그 정경들은 2천여 년의 세월 속에서 정경적인 기능을 스스로 입증해 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신구약의 통일성을 확보하는 데 관심을 둔 책들이 신약정경으로 채택된 것은 이스라엘을 마지막 단계에 구속함으로써 인류 구원사를 마무리하시려는 하나님의 구원사 계획을 이해하는데 큰 유익을 준다”고 덧붙였다.
김회권 교수는 서울대 영어영문학과, 장로회신학대학교 신대원(M. Div.)을 졸업하고 미국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에서 ‘이사야의 정치신학 연구’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또한 11년간 기독대학인회(ESF) 간사로 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