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자 아닌 의대생이 만든 ‘내가 주인 삼은’

고준호 기자  jhgo@chtoday.co.kr   |  

경희대 의과대학 전승연 씨, “하나님께서 찬양을 주셨죠”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인 전승연 씨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인 전승연 씨

잔잔한 선율과 진솔한 고백이 담긴 가사로 예배자들의 마음에 감동을 주는 곡 ‘내가 주인 삼은’의 작곡자 전승연 씨(26). 그는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본과 3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작곡자가 의대생이었다는 사실에 놀라며 인터뷰 약속 장소인 경희대학교 정문으로 갔다. 약속 시간에 맞춰 나온 그는 영락없는 대학생의 모습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의사가 꿈이었던 그는 원래 음악과 무관한 사람이었다. 음악을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었고, 대학교에 들어간 후 간단히 기타를 배우고 반주를 하는 정도였다. 의학을 공부를 하던 사람이 어떻게 찬양을 작곡하게 됐을까?

대학교에 들어간 그는 CCC 소속 의료선교단체인 아가페에서 활동을 했다. 당시 경희대 아가페 연합모임는 매달 한 번씩 채플을 드렸고, 그는 찬양인도를 맡고 있었다. “2004년 어느날 제가 찬양인도를 하러 앞에 섰는데 예배드리러 나온 사람들의 마음이 왠지 흩어진 듯한 느낌이었어요. 예배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자신만의 생각에 잠겨 있는 것 같았거든요.”

그는 그날 저녁 집으로 가서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과연 우리가 이런 모습으로 하나님 앞에 나가도 되는지….’ “그 때 제 마음 가운데 하나님의 마음이 들어왔어요. ‘네가 주인 삼은 것을 모두 내려놓아라. 네가 사랑했던 것을 모두 내려놓아라’ 이런 마음이 들어오면서 제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어요.” 그는 음이 저절로 떠올라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 때는 앞부분만 불렀었고, 잊어버릴까봐 MP3에 재빨리 녹음했어요.”

그리고 며칠이 지난 어느날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말씀을 묵상하던 중 또다시 마음속에서 노래가 흘러나왔다. 후렴부분에 해당하는 부분이었고, 이는 며칠 전 불렀던 노래와 딱 맞게 연결됐다. “그 때 너무 신기했어요. 곡 하나가 완성됐으니 말이에요.”

그는 완성된 곡을 녹음해 ‘홀리기타’라는 사이트에 올려놓았고 그렇게 곡은 예배자들 사이에 퍼지기 시작했다. 조금씩 곡이 널리 알려지게 되면서 어느새 다리놓는사람들의 ‘예배인도자컨퍼런스2005’ 앨범에 처음으로 곡이 수록되기도 했다.

그는 처음에 이 곡의 제목을 ‘주 되심’으로 지었다고 한다. 내가 주인 삼았던 것, 사랑했던 것을 모두 내려놓고 하나님을 진정 나의 주님으로 고백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리고 그는 마지막으로 그 곡을 쓰게 된 이유가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를 더 잘 기억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노래로 만들어 부르면 기억에도 더 오래 남고, 나도 부를 수 있고 다른 사람도 부를 수 있어 더 좋은 것 같아요.”

이야기를 마치며 그는 앞으로 의료선교 쪽으로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물론 시간이 되는대로 음악도 배울 생각도 있었다. “앞으로 더 찬양을 만들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제가 하고 있는 일을 더 열심히 해서 하나님께 영광 돌리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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