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광고마케팅 경력에 ‘예술인 교육자’가 되다

이민애 기자  malee@chtoday.co.kr   |  

서울종합예술학교 정균화 부학장 인터뷰

				▲서울종합예술학교 정균화 부학장
▲서울종합예술학교 정균화 부학장

서울 테헤란로에는 ‘서울종합예술학교’가 있다. 학교 이름대로 예술인들을 배출해내는 학교다. 그런데 올해 이 학교에 예술과는 거리가 좀 있어보이는 경력을 가진 부학장이 부임했다. 정균화 부학장. 그는 언론학을 전공하고 광고산업분야에서 일했고, 기업 CEO로도 활동했었다. 대학에 교수로 초빙되어 ‘홍보마케팅’을 강의하기도 했었다. 그런 그가 왜 ‘예술학교’ 부학장의 길을 선택했을까.

2일 오후, 서울종합예술학교에서 정균화 부학장을 만났다. 지구촌 교회에서 찬양대 활동을 하며 예술의 중요성을 더욱 깊이 깨달았다는 그는, ‘당당하고, 신나고, 멋지고, 져줄줄 알고, 예수를 닮은 예술인’을 양성하고 싶다고 밝혔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 삼성, 현대, 쌍용 등 국내 굴지의 기업에서 광고마케팅 분야에서 일하시며 경력을 쌓으셨고 대표이사로도 활동하셨다. 지금도 광고회사 영애드컴을 운영하고, 대학에서 마케팅 분야를 가르치신다. 예술인 양성을 목적으로하는 서울종합예술학교’ 부학장을 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나는 기업, 대학 등에서 30여년간 광고분야에 종사해왔다. 처음에는 대학을 졸업하고 기자나 아나운서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젊은 시절이니 아직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개척해보고 싶은 호기심이 생겨, 그 당시엔 미개척분야였던 광고마케팅을 택했다. 미래가치가 충분히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선택한 길을 30년을 왔다.

그런데 최근 대학에서 마케팅 분야 강의를 하면서, 나에게 가르치는 은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남은 인생에서 내가 그동안 현장에서 쌓아온 경력으로 후배들을 양성하는 것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하던 차에, 서울종합예술학교 이사장님으로부터 부학장 권유를 받았고, 이를 받아들였다.

지금은 학교행정을 배우는 워밍업 단계다. 처음 내가 이 학교에 왔을 때는 ‘내 전공과 다른 이 학교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내가 여기서 뭔가 해야 할 일이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더욱이 대학의 경영적 측면이 강조되는 때이니, CEO 경력이 있는 내가 필요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 개인적으로 예술에 대한 특별한 경험이 있는가.

사실 나는 수십년동안 일명 ‘선데이 크리스천’이었다. 그런데 3년전부터 우연한 계기로 내가 다니는 지구촌교회 찬양대에 서게 되었다. 그런데 찬양연습을 하면서 음악에 더 가까이 접하게 되면서 성령을 받았고, 신앙이 더 깊어졌다. 그 때, 찬양이라는 것이 이 땅과 하늘나라를 연결해주는 통로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예술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깨달았다. 부끄럽지만 최근에는 내가 직접 녹음한 ‘My Life’라는 앨범도 하나 냈다.

그리고 신기한 것은, 찬양대 활동을 시작할 무렵 나는 사업적으로 힘든 시기였다. 그런데 찬양대 활동 이후부터 모든 일이 잘풀렸다. 물론 나도 최선을 다해 노력했지만, 지금 회고해보면 노력할 수 있었던 힘의 근원은 하나님의 이끄심이었다. 내 아내도 여기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 서울종합예술학교는 예술인을 양성하는 학교다. 예술인은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감당한다고 보나. 그리고 이 학교에서 어떤 예술인을 양성하고 싶은가.

“문화예술인은 문화창달을 주도하는 사람들이고, 시대의 문화를 대변하는 사람들이다. 또한 대중문화를 이끄는 리더들이면서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히 큰 사람들이다. 사실 과거에는 예술인들을 소위 ‘딴따라’라고 부르면서 무시했었다. 그러나 요즘 시대에서 예술인은 철저한 자기관리가 필요한 전문인이다.

예술인의 지위가 향상된 만큼, 이들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학교가 필요하다. 이론과 실전, 인품과 예술성을 고루 갖춘 전문인을 양성하는 학교말이다.

나는 우리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당,신,멋.져,예~’가 되라고 가르친다. 당당하고, 신나고, 멋지고, 져줄줄 알고, 예수를 닮은 예술인이 되라는 것이다. 이런 학생들을 양성하고 싶다.”

- 어떤 학교를 만들고 싶은가. 또 기독교인 학장으로서, 이 학교에서 어떤 것을 하고 싶은가.

“우리학교는 설립된지 이제 5년이 되는 젊은 학교다. 역사는 짧지만 테헤란로 중심에 있어 학생들에게 근접성이 있다. 또 재단이사장의 20여년에 걸친 준비와 연구끝에 만들어진 대학이라, 기초가 탄탄하다. 기반이 잘 놓여진 이 대학에서 규모의 경쟁력 보다는, 질의 경쟁력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

또 기독모임을 하나 만들고 싶다. 교직원들, 학생들이 함께 모여 일주일에 한번씩 성경공부를 하고 기도를 하는 모임 말이다. 기독인들이 모여 학교를 위해 중보기도 하는 것은 학교에도 큰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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