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의 싱글생글 데이트 칼럼(6)
데이트는 연인들을 행복하게 한다. 그러나 남녀간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해 오해가 생기기도 하고, 서로를 만족시켜 주지 못하기도 한다. 이번엔 ‘여성의 요구사항을 잘 모르는 남성’과 연애하는 여성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심리학자 스티븐 아터번과 마가렛 링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멋진 남성을 찾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멋진 남성이 당신을 좋아해야 한다. 어떤 여성들은 ‘좋은 남성이 없다’고 불평한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이 ‘좋은 남성’에게 매력적인 여성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는다.” 그렇다. 여성도 능동적으로 사랑을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사실 여성의 감각과 정서는 남성보다 훨씬 더 발달되어 있다. 그래서 여성은 느낌, 혹은 직감으로 상대의 상태와 감정을 잘 파악한다. 이에 반해 남성은 인지적인 면은 여성보다 발달했지만, 감각과 정서에 있어서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남성은 정말로 여성이 자신의 요구를 말하지 않으면 대부분이 잘 알아차리지 못한다.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실제로 ‘몰라서’ 여성의 필요를 채워 주지 못하는 것이다. 존 그레이 박사는 “대체로 여성은 무엇인가를 요구하기보다는 남성이 먼저 자기의 필요를 알아 주기를 바란다. 여성은 남성에게 무엇을 요구하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데이트 초기에 남성은 여성의 관심을 끌고 사랑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해 여성의 필요를 채우려고 애쓴다. 여성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잘하는지 등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배려하고 도와 준다. 그러다가 친밀감이 형성되고 신뢰하는 관계가 되면, 즉 독점적인 관계에서 데이트를 하게 되면 ‘이제는 서로가 잘 아는 관계가 되었으니까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말하겠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예전처럼 미리 알아서 그녀를 배려하거나 도우려고 하지 않는다. 이에 반해 여성들은 필요를 말로 표현하기보다는 상대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서 배려해 주기 원한다. 여성은 동성 친구들 사이에서도 상대의 필요를 감각적으로 느끼고 배려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
이러한 남녀의 차이를 극복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따분하게 같은 형태의 데이트를 반복하거나 아무 계획 없이 만나는 남성에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우리 다음 번에는 도서관에서 남녀 차이에 관한 책을 보고 알아낸 것을 서로 이야기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너는 어떻게 생각해?”, “새로 복원된 청계천에 가보고 싶어. 나는 다음주 토요일이 휴무라서 시간이 되거든” 등 하고 싶은 것을 구체적으로 제안하는 것이다.
남녀가 다툴 때 여성들은 자주 “꼭 그걸 말해야 알아?”라고 말한다. 그러나 정답은 “말해야 안다”이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고 상대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이는 많지 않다. 현대 과학으로도 아직까지 도달하지 못한 영역이다. 상대가 자신의 필요를 알아서 채워 줄 것으로 믿고 표현하지 않으면 갈등이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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