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들 곳곳에서 기도회, 대책 마련에 고심 중

20일 오후 3시 분당샘물교회.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한국인 20여 명이 분당샘물교회 성도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교회에는 취재진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평소 성도들이 교제하던 장소 교회 1층은 50여 명의 기자들로 북적였다. 교회를 지나는 시민들도 교회를 향해 걱정스러운 눈길을 보냈다.
분당샘물교회 측은 처음에는 아무런 입장발표도 하지 않을 방침이었다. 피랍자들의 안전을 위해서였다. 그러나 언론들을 통해 세부적 정보들이 흘러 나가자, 교회 측은 브리핑을 준비했다.
브리핑 내용은 간단했다. ‘우리는 하나님께 기도한다’, ‘그리고 현재 우리가 말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사실 교회 측도 외신이 전하는 정보에 의지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실정이다. 출국한 성도 전원이 피랍되었으니 마땅히 연락해 알아볼 수 있는 라인이 없는 상황이다.
피랍인들의 가족들은 교회 1층 사무실로 모였다. 기자들의 출입이 금지된 사무실에는 10여 명의 가족들이 교회 장로들과 정보를 교환하고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그러나 현재 상황상 딱히 대책이 마련되기는 힘들어 보인다. 여기에 더해 ‘한국군이 철수하지 않으면 인질을 죽이겠다’는 탈레반 무장단체의 말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자 분위기는 더욱 침통해졌다.
이따금 사무실 틈새로 보이는 가족들의 표정은 착잡했다. 여성도들은 두손으로 얼굴을 감싸안고 눈물을 훔쳤다. 한 피랍인의 가족은 “아직 우리교회 사람들이 피랍된 것이라는 정확한 정보는 없다. 무슨 사정으로 연락만 두절된 것일 수 있다”라며,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말을 했다.
교회 성도들에게는 개인적 연락망을 통해 현재의 상황이 전해졌고, 그룹별로 기도모임이 이뤄지고 있다. 교회 안에는 취재진을 비롯한 외부사람이 많아 성도들은 대부분 교회 밖에서 자리를 잡고 기도했다. 교회 내에도 기도하는 일부 그룹들도 될 수 있으면 외부인과 접촉이 안되는 지하 작은 방에서 했다.
새벽 1시가 되자 대부분의 피랍자 가족들이 귀가했다. 교회 지하에서 기도하던 성도들도 귀가했다. 1층 사무실에는 교회 장로들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남아있고, 사무실 밖에는 20여 명의 기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한편, 21일 새벽 5시 30분 교회 본당에서 새벽기도회가 열린다. 교회 측은 분당샘물교회 담임 박은조 목사가 기도회를 인도할 것이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