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의 싱글생글 데이트 칼럼(7)
남녀가 교제를 하다보면 가끔 지나치게 상대에게 의존하는 사람이 있다. 혼자만의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상대방으로부터 끊임없이 자기가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받고 싶어 한다. 자기 자신의 가치를 상대방의 ‘인정’에서 찾으려 하기도 한다. 이같은 사람들은 ‘의존적 데이트’를 하는 사람들이다.
의존적 데이트를 하는 사람들은 외로운 감정을 스스로 컨트롤하지 못하고, 그 감정을 ‘로맨스’로 해결하려고 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성교제는 일종의 감정도피처가 된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이성교제는 우정과 사랑을 키워가는 과정이지, 서로간의 감정을 충족시켜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존 타운센트 박사는 이런 말을 했다. “외로움은 좋은 것이다. 그것은 위로부터의 지원, 공감, 위로가 필요하다는 신호다. 그것은 하나님과의 관계로 극복될 수 있다. 하지만 데이트는 외로움을 치료하는 관계가 아니다. 외로움을 해결하려면 안전, 무조건적인 사랑, 깊은 신뢰가 필요하지만, 데이트에는 이러한 요소들이 없다.”
의존적인 데이트를 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관계성숙’이 아닌, ‘관계지속’에 매달리게 된다. 그래서 상대방의 취향, 생각이 자기와 맞지 않더라도 관계지속을 위해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것은 점차 자신의 ‘자유’가 속박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하고, 결국 억울함과 불만이 쌓이게 된다. 이렇게 되면 의존적인 사람은 ‘상대가 나를 지배하려고 한다’는 생각에 불만이 생기고, 상대방은 ‘저 사람은 성숙하지 못하고 원망을 많이 한다’고 생각하게 돼 서로가 힘들어 진다.
새뮤얼 아담스는 그의 책 『데이트 10계명』에서 “연인에게 의존적인 사람들은 혼자서 무엇을 결정하기를 어려워하며 자기 자신의 삶과 자신의 결정에 책임지는 것도 힘들어한다. 의존적 성향의 사람이 연인을 사귀게 되면 그 사람은 마치 개에게 기생하는 진드기처럼 상대에게서 힘의 근원을 흡입한다. 두 사람 다 의존적인 경향일 때는 훨씬 더 힘든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진드기는 두 마리인데 개는 한 마리도 없다” 고 했다.
제대로 된 이성교제는 ‘행복을 위해 데이트하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상대가 없어도 행복할 수 있어야 서로의 관계에서 행복을 발견할 수가 있다.
김용태 교수는 “인간은 수렴과 분산을 하는 시기가 있다. 유아기부터 청소년기까지는 부모로부터 사랑, 교육, 보호, 물질, 등을 받으며 자신을 만들어 가는 시기다. 청년기에 들어가면서 사람은 자기를 다른 사람과 나누는 일을 시작한다. 데이트는 이러한 나눔의 첫 과정인 것이다”라고 했다. 그의 말대로 데이트는 사랑을 나누는 것이다. 나눔(Sharing)이 없는 의존적인 데이트에서는 성숙도, 좋은 관계로의 성장도 기대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