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된 코란은 원문의 혐오 부분을 변형하거나 삭제”

|  

[이만석 칼럼] 번역된 코란은 코란이라 할 수 없어

				▲이만석 목사
▲이만석 목사

이슬람교는 코란이 다른 언어로 번역되면 코란의 본래 의미가 그대로 전달될 수 없기 때문에 번역된 코란은 이미 코란이 아니라고 가르친다. 이상한 말 같지만 아랍어 외의 언어로 번역된 코란은 코란이 아니라는 이슬람의 견해에 나는 동의한다. 왜냐하면 한국어로 번역된 코란만 보더라도 내용상 코란 원문과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란 원문의 혐오스러운 부분은 심하게 변형하거나 삭제시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코란 4장 34절에는 ‘반항할 우려가 있는 아내에게는 먼저 말로 타이르고 그래도 안 들으면 (여러 부인들 중에서 그녀만) 잠자리에서 제외시키고 그래도 안 들으면 때리라’고 기록되어 있다. 김용선 박사의 한글 번역본은 이를 ‘반항적으로 되기 쉬운 걱정이 있는 여자는 잘 타이르는 말을 듣는다면 그 이상의 수단을 써서는 안된다’고 번역하고 있다. 이슬람에 대해 자칫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는 부분을 감추기 위해 본문 내용이 대폭 삭제된 경우라 할 수 있다. 최영길 박사는 때리라는 말을 ‘가볍게 때려 줄 것이니라’고 번역했다. 이는 내용을 희석하거나 덜 혐오스럽게 하기 위해 ‘가볍게’라는 단어를 추가한 경우다.

이 구절에 대한 이슬람 국제출판국의 번역은 ‘그들을 응징하라’고 번역했다. 때리라는 말과 응징하라는 말은 다른 말이지 않은가. 코란 4장 15절에 보면 ‘간음한 부인이 있으면 죽음이 그를 데리고 갈 때까지 집 안에 가두어 두라’고 했다. 이슬람 국제출판국에서 번역한 코란 4장 16절을 보면 이를 간음이라고 번역하지 않고 ‘흉악한 잘못의 죄’라고 번역한다. 그리고 주석을 달아 놓기를 ‘간음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의미를 확대 적용한 번역이다.

또한 코란 4장 47절에는 ‘성서의 백성들이여 우리가 계시한 것(코란)을 믿으라 이는 너희가 소유하고 있는 것(신구약성경)을 확증하는 것이라. 우리가 얼굴을 지워버리고 그것을 등뒤로 돌려 버리거나 안식일의 사람들(유대인)을 저주하였던 것처럼 우리가 저주하기 전에 그리하라. 알라의 명령은 그대로 수행됨이라’는 구절이 있다.

유명한 이슬람 학자 싸프와트 타프씨르나 마크 가브리엘은 ‘우리가 얼굴을 지워버리고’라는부분을 ‘코, 눈, 눈썹 등의 감각기관을 완전히 지워버려 마치 등과 같이 되게 한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최용길 번역 코란을 읽어 보면 ‘성서의 백성들이여 알라께서 계시한 것을 믿고 그 이전에 너희와 함께 있었던 것을 확증하라 알라께서는 그들의 명예를 거두고 그들을 후미로 돌렸나니 이는 알라께서 안식일을 지키지 아니한 자들을 저주했듯 그들을 저주하도다 알라의 명령은 항상 수행되노라’고만 번역해 원문이 말하는 본래의 의미를 도저히 짐작조차 할 수 없도록 해 놓았다.

코란 38장 44절에는 ‘욥이 맹서를 지키기 위해서 자기 아내를 푸른 나뭇가지로 100대를 때리는’ 장면이 있다. 이를 최용길 번역 코란에는 ‘자기 아내를’이라는 말을 빼 버리고 ‘푸른 나뭇가지’를 ‘푸른 풀’로 바꾸어 버렸다. 각주의 설명을 보면 ‘욥이 자기 아내를 풀 다발로 100번 때려 그의 병이 낫는다면 그렇게 하기로 맹서했는데’라고 설명하고 있어 대충 분위기를 알 수 있지만 ‘100대를 때린다’는 표현을 ‘100개의 풀로 한 번 때린다’고 달리 설명하고 있다.

코란 52장 20절은 김용선 번역 코란에서 ‘(천국에서) 침상에 기대앉으면 눈이 큰 처녀들이 짝으로 주어진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최용길 번역 코란에는 많은 ‘처녀들’을 한 사람의 ‘배우자’로 바꾸어 번역하고 있다. 또한 믿지 않는 자들을 만나면 그들의 ‘목을 치라’는 말을 최영길 번역 코란은 ‘때리라’(최영길 번역 코란 8:12, 47:4)고만 번역해 놓았다.

위의 몇 가지 예에서 알 수 있듯 코란을 한글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이슬람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제공할만한 구절들은 소위 ‘상황화 번역’이라는 작업을 통해 우리 문화권에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표현들로 바꾸어지고 삭제됐다. 이러한 문제는 한글 번역 코란 뿐 아니라 외국어 번역 코란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이슬람에서도 주장하듯 아랍어로 기록된 코란이 아니면 더 이상 코란이라 말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만석 목사(한국이란인교회)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GN 인도네시아 선교 다큐멘터리

CGN 인도네시아 선교 다큐멘터리 공개

선교 미디어 CGN 인도네시아 지사에서 제작한 선교 다큐멘터리 이 기독 OTT 퐁당과 CGN 유튜브에 공개됐다. 인도네시아는 인구의 87%가 이슬람교인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지만, 크리스천이 …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미래목회포럼

“신앙의 뿌리 고향 교회… 설에 방문하면 은혜 더 많을 것”

하나님 사랑 흘려 보내는 귀한 일 어머니 같은 교회들 품고 협력을 미래 목회 위한 새로운 장 열릴 것 연대 차원에서 의지 갖고 방문을 정서적 거리 멀어져… 동행해야 운동성 살아나, 도시 교회도 건강 미래목회포럼(대표 황덕영 목사, 이사장 이상대 목사)에…

카터 장례식

김장환 목사, 카터 전 美 대통령 장례식 한국 대표 참석

신실한 신앙인이었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Jimmy Carter)의 장례식이 9일 오전(현지시간) 엄수된 가운데,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가 대한민국 대표 자격으로 장례식에 참석했다. 미국 제39대 대통령이자 최장수 대통령이었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 12…

세이브코리아(SAVE KOREA) 국가비상기도회

“기도로 세워진 대한민국, 다시 기도로 일어나자”

대한민국이 헌정질서 붕괴라는 초유의 위기를 맞이한 가운데, 이를 기도와 행동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세이브코리아(SAVE KOREA) 국가비상기도회가 오는 11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의사당대로에서 시작된다. 이 기도회는 이후 매주 토요일 여의도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

성시화

“집시법 일부 개정안, 동성애 반대 주장 형사처벌 우려”

개정안, 반복적 혐오표현 금지 성별·종교·장애 등 특정 대상 윤건영 의원 등 23명 발의해 문 전 대통령 사저 시위 때문? 특정인 위해 법률 제정 옳은가 목회자들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전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이용선 의원을 …

유스원크라이

유스원크라이 “기독 청년들, 정체성 분명하면 ‘현타’ 없어”

1월 19일 연무대 군인교회 집회 개그맨 이정규 사회, 뮤지컬 등 영적 회복과 재무장, 부흥 목적 말씀과 삶 가운데 간극 없도록 일상에서 복음 살아내는 훈련 풀어짐, 신실하신 하나님 신뢰 4년째를 맞이한 ‘나라와 민족을 위한 청년들의 기도’ 유스원크라이(…

신년 하례회

“절대 권력은 절대 타락… 삼권분립으로 민주주의 세워야”

한국장로교총연합회(대표회장 권순웅 목사, 상임회장 이선 목사)가 10일 오전 11시 한국기독교백주년기념관에서 2025년 신년하례회를 드리고, 혼란스러운 정국 속에 교회가 먼저 회개하고 하나 될 것을 촉구하며 샬롬의 축복이 넘치는 한 해가 되길 소망했다. 특히 …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