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종말론 건드린 SBS <그것이알고싶다>

김대원 기자  dwkim@chtoday.co.kr   |  

‘예수천당, 불신지옥’ 비판적 방영

				▲SBS 가 13일 ‘거리에서 신앙을 파는 사람들’ 편에서 기독교의 노방전도를 비롯한 선교행위를 강하게 비판, 논란이 예상된다.
▲SBS 가 13일 ‘거리에서 신앙을 파는 사람들’ 편에서 기독교의 노방전도를 비롯한 선교행위를 강하게 비판, 논란이 예상된다.

SBS <그것이알고싶다>가 13일 오후 11시 5분 방송 ‘거리에서 신앙을 파는 사람들-그들은 왜 불신지옥을 외치는가?’편을 통해 기독교 내 노방전도의 실태를 방영했다. <그것이알고싶다>는 방송에서 노방전도자들이 주변인들과 마찰을 빚거나 혹은 이들로 인해 피해를 입는 주변 주민들의 말을 비중 있게 다루며 소위 ‘예수천당, 불신지옥’으로 총칭되는 이들의 선교방식을 비판했다. 특히 <그것이알고싶다>는 이 노방전도자들을 잘못된 기독교 교리의 피해자로 규정하면서 대광고 사태와 아프가니스탄 사태도 같은 맥락에서 다뤄 논란이 예상된다. 기독교의 선교활동을 비판하는 데 이어 기독교의 종말론 영역까지 파고 든 것이다.

<그것이알고싶다>는 거리에서 확성기를 들고 ‘예수천당, 불신지옥’을 외치는 이들과 성당에 미사를 보러 오는 이들을 대상으로 전도활동을 하는 다양한 노방전도자들의 행적을 추적했고, 이들이 왜 전도활동을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직접 인터뷰를 했다. 방송은 “죽어서 영원 형벌을 받기 전에 예수 믿고 천국가야 한다”는 피안의 천국에 대한 소망만을 내세우는 노방전도자들의 한결 같은 말을 내보냈다.

방송에 나온 노방전도자들은 “예수를 이 땅에서 믿는 사람은 천국 가지만 예수 믿지 않는 자들은 영원한 형벌의 지옥에 들어가게 돼 있다”, “지옥만 없다면 (노방전도) 안한다. 천국만 있다면 안한다. 그럼 뭐하러 해” 등의 발언을 했고, 또 “사람들이 죽어서 불지옥에 들어가니까 그게 제일 걱정”이라는 말도 했다.

또 노방전도자들은 “영원한 천국이 천억 년이라면 인생 백 년은 0.01초의 매우 짧은 순간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고, 고된 노방전도를 자처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천국에 가서 꽃밭에서 그냥 노는 것이다. 하나님이 이렇게 (쓰다듬으며) 수고했다고 하신다. 천국을 위해 짧은 인생을 예비하는 것”이라고 방송에서 답했다.

<그것이알고싶다>는 방송에서 노방전도자들이 주변 사람들과 충돌을 빚는 장면을 지속적으로 내보냈다. 노방전도자들의 입에서 거친 언어나 나오는가 하면 전기충격기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는 모습도 있었다. 이같은 장면을 내보낸 뒤에는 ‘소음으로 피해를 입는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주변인들의 말을 비중 있게 실었다.

<그것이알고싶다>는 특히 이 노방전도활동과 전도자를 ‘사이비종교’ 내지는 ‘정신이상자’로 비유하기도 했다. <그것이알고싶다>는 “그들은 정신이상자도 이상한 사이비종교에 빠진 것도 아니고 오히려 목사였고 정상적인 사람들”이라며 “이들은 이 세상에는 믿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 즉 천국 갈 사람과 지옥 갈 사람 두 가지 사람밖에 없다고 주장한다”며 노방전도자들이 주변인들의 피해 호소에도 “싫어도 들어야 한다”며 전도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방송에서는 20여 년 동안 노방전도를 한 중년 여인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이 여인은 방송에서 연신 “예수님 믿고 천국 가십시오. 당신이 죽은 뒤에 예수님이 심판하시면 뜨거운 불구덩이에 빠지고 자손 대대로 복을 못 받습니다”라고 외쳤고, 사찰이나 지하철 등에서 자신의 아이를 데리고 전도활동을 하는 모습을 담았다. 전교생들과 학부모가 모였을 때 강단에 올라가서 ‘불신지옥’을 외친 사례도 소개했고, 이 여인이 자식을 등교시키며 전도하는 데 대해 “자식이 전도활동의 도구가 된다. 생활의 전도가 된다”는 말도 함께 내보냈다.

일명 두타 스님 사건으로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부산의 한 전도자에 대한 이야기도 방송됐다. 방송에서 이 전도자는 지나가는 스님에게 말을 걸며 ‘예수천당, 불신지옥’을 외쳤다. 교회가 이 전도자가 교회 내에서 깊이 활동하는 것을 거부하는 모습도 방영됐다. <그것이알고싶다>는 “이들이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길거리로 뛰어든 것은 자신들의 선택이고 믿음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고립과 왕따를 자초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해석했다.

특히 <그것이알고싶다>는 진보 신학자들의 의견을 위주로 내보면서 ‘예수천당, 불신지옥’의 전도방식이 최근 대광고 사태와 아프간 피랍사태도 발생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방송에서 김진호 연구실장(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은 “선교에 대한 잘못된 문화는 특정인들의 잘못이 아니고 한국교회 기독교 전반의 문제”라고 밝혔고, 최형묵 목사(천안살림교회)는 “타인을 고려하지 않고 일종의 자기 확신에만 가득 차 있는, 그것을 자연스럽게 여기는 풍토가 조성돼 있다”고 말했다.

<그것이알고싶다>는 대광고 사태에서 강의석 군을 지원했던 류상태 씨의 주장들을 매우 비중 있게 다뤘다. 류 씨는 방송에서 대광고 사태에 대해 “형태만 다르지 본질은 (‘예수천당, 불신지옥’과) 똑같은 것이다. 길거리에서 예수 안 믿으면 당신들 지옥 간다는 것이나 국어, 영어 수업보다 예배가 중요하다, 이런 생각을 진정으로 갖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길거리 전도가 한국교회의 축소판”이라며 “‘우리는 그렇게 무식하게 안한다’ 혹은 ‘관계전도한다’고 교회가 말하지만 ‘예수 안 믿으면 저 친구는 지옥간다’는 독선을 갖고 있다. 이건 기독교의 문제”라고 말했다.

방송은 이어 최근 아프가니스탄 선교봉사 문제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설명하면서 최형묵 목사가 “다 뿌리를 보면 개종을 노리는 것이다. 주류 기독교가 그 신학을 포기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 말을 편집해 방영했다.

특히 방송은 전도의 지상명령이라고 볼 수 있는 마태복음 28장 16절~20절에 대해 ‘예수님이 전한 말씀이 아니다’는 신학자들의 주장을 내보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독교의 선교에 대한 도전이자 기독교의 구원에 관한 파괴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방송은 채수일 교수(한신대 신학과)가 마태복음 28장에 대해 “명백하게 예수님의 말씀이 아니고 후기가 덧붙여진 것”이라며 “성서 근본주의자들은 성서가 어떤 역사적인 과정을 통해 편집되고 전승됐는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 것을 방영했다. 또 “디모데후서는 바울이 쓴 것이 아니라는 학문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는 채수일 교수의 말과 함께 김진호 연구실장이 마가복음 16장에 대해 “8절 이후에는 덧붙여졌다. 오래된 사본에는 이것이 없다”고 주장한 부분을 방영했다.

방송은 마지막으로 류상태 씨의 한국교회를 향한 비판을 다뤘다. 류 씨는 한국교회에 대해 “(이분법적인 천국, 지옥이 아니라는 것을) 신학공부를 할 때 다 배운다. 그러나 목사들이 교인들에게 이것을 가르치지 않는다. 한국교회의 현실 문제는 한국교회의 반이성주의가 문제”라며 “왜 이야기를 안 하는 거냐면 나도 먹고 살아야 되니까, 이 이야기하면 내가 한국교회에서 쫓겨나니까, 약간만 비겁해지면 행복해지는 논리”라며 “아무것도 모르고 이게 절대인 줄 알고 순진하게 전도하는 사람에게 책임을 묻고 싶지 않다. 기독교인 중 깨어 있는 사람들이 용기를 내는 것 진실을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한국교회를 총체적으로 비난했다.

<그것이알고싶다>의 이번 방영에 대해 한국교회 선교계는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내 선교학자인 전호진 박사는 이번 방영에 대해 “선교는 보수주의에서 나온 것”이라며 “방송이 성경 자체를 부인하고 선교행위를 비난하는 것은 종교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라고 강력히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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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이 사람

▲방송은 류상태 씨의 한국교회에 대한 비판을 여과 없이 반영했다. 류 씨는 기독교의 종말론적 부분까지 언급해 파장이 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