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이 ‘크리스트’라니? SBS 자료 의혹 증폭

김대원 기자  dwkim@chtoday.co.kr   |  

<그것이알고싶다> 기독교 배타성 자료 사진 진위 여부 논란

				▲에서 사용된 자료 사진. 이 사진은 ‘크리스트’라는 단어로 인해 진위 여부를 두고 단군상 관련 카페에서 논란이 인 바 있다.
▲에서 사용된 자료 사진. 이 사진은 ‘크리스트’라는 단어로 인해 진위 여부를 두고 단군상 관련 카페에서 논란이 인 바 있다.

13일 밤 11시 5분 방영된 SBS <그것이알고싶다>에서 ‘기독교 배타성’의 증거로 제시된 자료 중 특정 조형물의 좌대에 그 조형물에 대한 비난과 함께 ‘크리스트만세’라는 문구가 적힌 사진이 있어 그 진위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SBS는 당시 방영에서 심하게 훼손된 단군상 사진들과 함께 ‘단군 개XX, 크리스트만세’라고 붉은 글씨를 단군상 좌대에 써 놓은 자료 사진을 같이 내보냈으며, 이는 방송 이후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도 네티즌들에 의해 기독교 비판 소재로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기독교인이 ‘크리스트’라는 매우 생소한 단어를 쓸 수 있는지에 대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자료 사진은 이미 단군상 관련 카페를 비롯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알려진 것들로서, 단군상 관련 카페에서는 이 사진에 나타난 단어들이 기독교인들이 흔히 사용하지 않는 용어들이라는 점에서 진위 여부를 두고 끊임없이 논란이 벌어져 왔다.

좌대에 써 놓은 글씨가 눈에 띄는 붉은 색상을 사용한 점과 단군에 대한 모욕을 줌과 동시에 ‘크리스트’라는 기독교를 연상시키는 단어를 씀으로써 마치 교회가 단군을 부정하는 인식을 심어 주는 이 사진은 의도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방송은 자막 처리를 했으나 원래 사진에는 문구 밑에 ‘순복음교회’라고 적혀 있다. 순복음교회는 통상 하나님의성회에 속해 있으며 교회 내에서 ‘크리스트’라는 단어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일반 기독교인 또한 ‘크리스트’라고 쓰는 경우는 없으며, 영어 발음인 ‘크라이스트’ 조차 쓰는 것도 매우 드물다.

또 글쓴이가‘순복음’이라고 표기를 남긴 것도 지적되는 부분이다. 개인의 이름이나 자신이 소속된 순복음교회의 정확한 이름을 표기하지 않고 하나님의성회를 통칭하는 단어를 기재한 것은 마치 교회가 해당 글을 작성한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의도처럼 보인다는 분석과 논쟁이 단군상 카페에서 있었다. 흔히 ‘기도를 많이하는 교회는 순복음교회’라고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같이 단어를 인식하는 대중의 심리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심하게 훼손된 단군상 사진 및 단군상 훼손 관련 보도들은 기독교의 배타성을 부각시키는 데 이용돼 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기독교인이 단군상을 훼손한 증거가 나온 사례는 극히 드물며, 이같은 조형물 훼손에 오히려 혐오감을 느끼는 기독교인이 더욱 많은 것이 현실이다.

SBS가 이번 방송에서 문제의 사진 외에도 훼손된 단군상이나 불상의 십자가 등 기독교인의 행동이라는 구체적인 증거가 없는 자료들을 기독교의 배타성 자료로 활용함으로, 방송이 진위 여부에 대한 검증 없이 무책임하게 방영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작전 짠 듯 단군상 훼손 후 몇 시간 뒤 바로 복원

일부 기독교인이 단군상을 훼손, 실형을 선고 받은 사건이 발생한 이후부터 전국 곳곳에서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단군상 훼손 사건은 범인이 잡히지 않았음에도 항상 화살이 기독교를 향했다. 기독교인의 실형 이후 단군상 훼손 사건도 더욱 빈번하게 일어났고 언론들도 범인이 잡히지 않았음에도 이를 크게 보도하면서 ‘특정 종교단체의 소행’으로 추정해 왔다.

그러나 단군상 훼손 사건 중에는 마치 사전에 협의한 듯 언론 보도 시기와 단군상 복원 시기가 맞아 떨어진 사례들도 있었다. 지난 2006년 1월 15일 마산에서 발생했던 단군상 훼손 사건은 단군상 훼손과 이에 따른 보도, 또 후속 조치인 단군상 복원이 모두 하루 만에 이뤄진 경우다.

당시 마산 해운동 청소년광장에 설치된 단군상이 훼손된 시기는 경찰 조사 결과 밤 10시 30분경으로 확인됐고, 마산 KBS는 다음날 오전 7시 첫 뉴스를 통해 이를 보도했다. KBS는 당시 보도에서 훼손된 단군상 조형물을 매우 상세하게 화면에 내비췄다.

가장 논란이 되는 점은 매우 절묘한 단군상 복원 시기다. 당시 KBS 보도 이후 단군상은 오후 3시30분경에 다시 세워졌는데 확인 결과 당시 단군상 조형물을 생산하는 공장은 인천에 위치하고 있었다. 특히 복원된 단군상은 보통의 단군상에 사용되던 플라스틱 재질이 아닌 유리섬유로 특별히 제작된 것으로서 인천에서 마산까지 4~5시간의 운송 시간을 최대한 단축한다 하더라도 미리 제작되지 않는 한 오랜 제작 기간이 소요되는 유리섬유 단군상이 하루 만에 복원될 수 없다.

당시 인터넷상에서도 마산 KBS의 방송이 나가자 10여 개 블로그에 일제히 해당 기사가 게재됐고, 단군상이 복원된 뒤 곧바로 방송에서 복원 소식이 전해지자 같은 10여 개의 블로그에 복원 기사가 일제히 올라온 바 있다.

이와 관련, 바른문화운동국민운동연합 이기영 사무총장은 “방송은 단군상 훼손 사건으로 인해 ‘허수아비 공격하기’ 오류를 범해선 안된다”며 “태풍에 의해 단군상이 넘어간 사례도 있으며, 이밖에 단군상 안티조직도 매우 규모가 큰 것으로 아는데 태풍도 기독교의 소행이라는 식의 결론은 혹세무민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또 이 사무총장은 “이를 두고 언제든지 공개토론에 응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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