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장훈 어머니 김성애 목사 “엄마 마음으로 목회”

이미경 기자  mklee@chtoday.co.kr   |  

십대교회 이끌며 문화사역 “장훈이한테 못해 준 것 대신으로”

				▲십대교회 담임 김성애 목사 ⓒ고준호 기자
▲십대교회 담임 김성애 목사 ⓒ고준호 기자

보증금 5천만 원짜리 월세에 살면서 지난 9년간 총 30억 원을 이웃을 위해 기부한 가수 김장훈 씨. 평소 나눔 활동에 앞장서 온 김 씨의 선행은 기독연예인으로서의 모범이 될 만하다. 이처럼 김 씨가 가꾸어 온 신앙과 선행의 모습은 현재 일산 십대교회를 개척, 담임하고 있는 어머니 김성애 목사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다.

일산 십대교회는 지난 2001년 개척된 10대 청소년을 위한 문화교회다. 인터뷰를 위해 십대교회를 찾았을 때 김 목사는 “고3 학생들을 위해 새벽에 기도하느라 조금 피곤하지만 수험생을 위한 마음이 간절하고 그들이 불쌍하다”고 말해 청소년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십대교회의 시작은 특별하다. 교회의 시작에 대해 묻자 김 목사는 우선 하나님의 부르심과 소명 때문에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교회에서 평신도로 사역할 때 중고등부 교사로서 사역했는데 당시 청소년 사역에 대한 꿈이 생겨났다고 전한다. 그리고 아들 김장훈 씨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기도 했다고 한다.

“자녀교육에 대해 정말 무지몽매했어요. 아들이 하고자 하는 것들에 대해서 무조건 거절한 적이 많았어요. 그 아이가 가진 무한한 잠재력을 보지 못했던 거죠. 그런데 제가 예수님을 믿고 지혜를 얻고 나니 아들에게 너무 미안했어요.”

스스로 생각하기에 부족했던 자녀교육에 대한 보상심리로 청소년 사역을 하게 됐다는 김 목사는 그 후 교복을 입은 청소년들만 보면 눈길이 먼저 갔다. 시무룩한 얼굴을 하고 있는 학생을 보면 ‘혹시 성적이 떨어져서 마음이 상했나…’ 생각하며 그의 마음을 살피게 됐다. 마치 어머니와 같이 말이다. 김 목사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목회를 하고 있었다.

가출 청소년 위한 쉼터 버스 ‘꾸미루미(꿈 이룸이)’

‘어머니의 마음’으로 목회하는 김 목사는 현재 십대들을 위해 일흔이 넘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손수 차를 운전해가며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꾸미루미(꿈 이룸이)’ 사역이다. 지난 2006년 6월부터 가출 청소년을 위한 쉼터 버스를 마련해 아들인 김장훈 씨, 유스미션의 원베네딕트 선교사와 함께 상담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버스의 이름은 ‘꾸미루미’. ‘꿈을 이루는 사람’이라는 뜻인 ‘꿈 이룸이’의 연음 표기다.

꾸미루미 버스에는 가출 청소년들이 길가다 편하게 찾을 수 있도록 버스 안에 간이침대, 상담 책상과 의자, 냉장고 등을 비치했고 밖에서 안이 보이지 않도록 창에 커튼을 달았다. 꾸미루미 버스에서는 힘들어 하는 청소년들에게 상담을 해 주고 임시적인 놀거리와 먹거리, 휴게 공간과 공연 등을 제공하기도 하며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실시하고 있다.

김 목사는 “처음에는 아들이 청소년 사역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제가 하는 것을 보고 느끼는 것이 있었는지 언제부터인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지금 꾸미루미 사역에 필요한 재정적 필요들을 아들이 도와주고 있고 내년 2008년에는 청소년 상담센터를 본격적으로 열려고 계획 중에 있다”고 전했다.

십대교회의 주인은 ‘청소년’

십대교회는 청소년이 주인인 교회다. 장년은 청소년을 섬기는 울타리의 역할을 한다. 11시 예배는 장년, 청년, 청소년이 모두 모여 예배를 드린다. 예배가 끝나면 흩어져 소그룹으로 큐티를 하거나 성경공부를 한다. 토요일에도 자유롭게 모여 예배를 준비한다. 예배 준비와 식당 봉사, 청소, 악기 연주 등등 모든 것을 청소년이 다 알아서 한다. 예배인도자만 어른이다. 문화와 가까운 청소년들을 위해 예배당은 콘서트홀과 같이 꾸몄다.

김 목사는 “한 아이라도 온전한 제자를 만들고 싶다”며 “이 교회가 세워진 목적은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김 목사는 핵심 되는 것만 알려 주고 모든 것을 청소년이 스스로 하게끔 한다. 그들에게 어떠한 것도 강요하지 않는다. 잠재력을 끌어내 주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무엇보다도 그들이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김 목사는 청소년 사역을 할 때 “가르친다, 교육한다고 생각하면 안된다”고 역설한다. “학교나 가정, 심지어 지하철에서까지 계속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가르치는데 교회까지 그러면 아이들은 설 자리가 없다”며 그는 아이들에게 ‘뭐든지 직접 해라. 지금 실패해도 실패가 밑거름이 되니 이것저것 해보라’고 권한다. 김 목사는 이 시대 청소년 사역의 방법들이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의 친구가 되어 주어야 세상 문화 속에서도 서서히 예수 그리스도께로 돌아올 수 있다고 전했다.

십대교회는 앞으로 금요일마다 고양시 청소년 찬양집회를 개최하고 강사로 구성애 씨를 초청해 청소년 사역자를 대상으로 청소년 성에 대한 강좌를 열 예정이다. 원베네딕트 선교사를 초청해 한 달에 한 번씩 말씀 동역을 하고 12월에는 연예인을 초청해 3일 동안 전도집회 겸 콘서트를 개최하려고 한다. 내년부터는 정기적으로 부모교육세미나를 하고 MBTI 검사로 스스로 진로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 줄 계획이다. 김 목사는 “한국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청소년에 대한 마음을 열고 있는 그대로 그들을 끌어안는 마음을 가지면 좋겠다”며 “2세 사역에 관심을 가질 때 한국교회의 미래에 희망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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