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세계를 다루고 있는 해리포터 시리즈가 기독교인에게 적합한지에 대해 美 기독교인들 사이에 찬반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해리포터의 작가 J.K.롤링(J.K.Rowling)이 그녀의 신작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도들(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에 ‘죽음과 부활’이라는 기독교적 알레고리를 담았다고 밝혔다.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도들>의 홍보 차 미국을 방문한 롤링은 지난 15일 미국 LA에서 ‘오픈 북 투어(Open Book Tour)’의 시작을 알리는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고 크리스천포스트(www.christianpost.com)가 보도했다.
간담회에서 롤링은 자신이 기독교인이라고 밝힌 후 그동안 ‘해리포터 시리즈를 통해 기독교적인 주제를 표현한 것이냐’는 질문이 많았지만 명확한 대답을 미뤄왔다고 전했다. 그녀는 “나에게 종교적인 확신은 명확하지만 그것을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면서 “종교적 주제는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만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녀는 “그러나 해리포터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도들>에는 기독교적인 알레고리인 죽음 후의 부활과 생명에 대한 이야기를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도들>에서 주인공 해리는 부모님의 무덤을 발견하는데 그 무덤의 비석에는 성경적인 의미를 내포한 구절이 적혀있다. “맨 마지막에 멸망할 적은 죽음이다”와 “너희 보물 있는 곳에 너희 마음이 있다”는 성경구절이 바로 그것이다. 첫 번째 구절은 고린도전서 15장 26절에서 간접 인용했고 두번째 구절은 마태복음 6장 19절을 그대로 인용했다. 또 책 내용 중에는 해리의 부활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롤링은 “해리 부모님의 무덤 비석에 적혀 있는 두 인용구절이 내가 해리포터 전 시리즈에서 말하고자 했던 주제를 요약하고 있다”며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도들>은 2개의 종교적인 주제를 담고 있는 기독교인의 비문(碑文)과 비기독교인의 비문(碑文)으로 시작된다”고 전했다.
▲롤링이 기독교적 부활의 메시지를 담았다고 주장하는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도들>의 책 표지
그러나 롤링이 기독교인이고 해리포터 시리즈가 종교적인 주제를 포함하고 있더라도 일부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은 해리포터 시리즈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포커스 온더 패밀리(Focus on the Family)’를 설립한 제임스 돕슨(James Dobson)은 “해리포터가 비록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허구이지만 마법이나 요술을 다루는 뉴에이지 트렌드는 어린이들에게는 심각한 해악을 끼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무의식 중에 미묘하게 기독교 세계관을 왜곡시킬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해리포터 시리즈의 잠재적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러나 롤링은 이러한 해리포터의 잠재적인 위험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는 의견에 “나도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신자”라고 응수하며 “일부 소수 과격파들의 의견에 대해 대응할 책임을 못 느낀다”고 말했다.
‘프리즌 펠로우십 미니스트리(Prison Fellowship Ministy)’의 설립자인 척 콜슨(Chuck Colson)은 논평을 통해 “부모들이 해리포터를 통해 아이들에게 기독교적 메시지를 가르치려면 잘못된 것들을 분별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콜슨은 C.S.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나 톨킨의 <반지의 제왕>을 대안으로 추천하면서 “이러한 책들 또한 마녀와 마술을 그리고 있지만 기독교적인 이야기 구조에 상상력을 담아 전개하기 때문에 독자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접하기 전에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해 준다”고 밝혔다.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도들>은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 마지막 소설이며 지난 7월 21일부터 전세계적으로 약 3억 5천 만부 이상 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