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정신과 21세기의 만남, 고려신학대학원이 이끈다

김근혜 기자  khkim@chtoday.co.kr   |  

현유광 원장, ‘순교자의 전통 우려먹기’가 아닌 발전시키겠다

				▲고려신학대학원 현유광 원장
▲고려신학대학원 현유광 원장

예수를 향한 비장한 각오와 절개의 숭고함이 깊이 서려있는 대학. 일제시대 신사참배를 거부하다 감옥에서 모진 고문을 받은 주남선, 한상동 목사에 의해 세워진 고려신학대학원은 고된 비바람 속에서도 꿋꿋이 믿음을 지켜낸 한국교회 승리의 표상이다. 최근 고려신학대학원은 이러한 정신적 뿌리와 자산을 바탕으로 21세기 한국교회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기 위해 힘찬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고려신학대학원은 고신대에서 15여년 간 실천신학을 가르쳐 온 현유광 교수를 지난해 2월 고려신학대학원장으로 임명했다. 현유광 교수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고신대, 미국 리폼드신학교, 휘튼대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이후 미국 노던 일리노이대학에서 교육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한인목회 시절 유학생 목회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한인교계의 주목을 받았다.

현 원장은 ‘고신은 순교자의 전통을 그만 내세워라’는 일각의 강경한 비판에 “향후 고려신학대학원은 순교자 신앙의 전통을 이어가는 차원이 아니라, 이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심혈을 쏟을 것”이라며 “한국교회가 점차 신앙의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는 가운데, ‘오직 성경’ ‘개혁신학과 전통’ ‘생활의 순결과 순교정신’의 학교 설립목적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신학대학원이 현재 가장 역점에 두고 있는 사항은 무엇인가.

고려신학대학원은 예장 고신총회의 직영 신학교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역자 양성이 학교의 가장 중요한 책임이자 의무이다. 최근에는 신실하고 유능한 교역자들을 양성하기 위해 고신 영성원을 설립했다. 신대원 학생들의 영성 훈련을 위한 훈련센터이다. 개인 기도실과 소예배실, 비디오 카메라가 장착된 설교실습실 등으로 꾸며져 있다. 또한 학생 전원은 기숙사 생활을 하며, 매일 새벽기도를 드리며 영성을 고양시키고 있다.

이와 더불어 고려신학대학원은 고신 교단의 신학 정체성을 확립시키고 발전시키는 책임을 맡고 있다. 학교 설립목적인 ‘오직 성경’ ‘개혁신학과 전통’ ‘생활의 순결과 순교정신’은 학교의 출발점과 목적지를 알려준다. 고신의 신학은 무엇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기초한 신학이며, 신학의 역사성은 어거스틴과 칼빈의 계보를 잇는다.

이와 함께 고신 교단의 신학 정체성과 발전을 위해 신학포럼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고신총회 산하의 교회를 찾아가 ‘고신 교단이 지향하는 신학은 무엇인가’ 등의 주제를 놓고 함께 발표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러한 시간은 목회자들의 어려움을 교수들로 하여금 인식하게 하는 한편, 목회자들에게는 영성을 재충전하는 기회를 주고 있다.

-신학대학의 정체성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신학대학의 정체성을 지키며 진정한 신학대학이 되려면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가. 이를 위해 고려신학대학원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을 진행하고 있는가.

신학대학의 정체성은 하나님의 말씀의 순수성을 지켜나가는 것이다. 또한 진정한 신학교란 교회를 위한 신학교이다. 고려신학대학원은 하나님 말씀에 기초한 개혁신학의 순수성을 지키며, 목회자를 양성하며 계속적으로 훈련시키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고려신학대학원은 특별히 학생들에게 ‘영성’ ‘지성’ ‘전문성’ ‘야성’ ‘체력’의 다섯 가지 사항을 요구한다.

첫 번째는 하나님과 동행하며, 하나님의 뜻에 민감하게 순종하는 영성이다. 이는 일상성의 영성이다. 현실 속에서의 참된 영성의 추구를 학생들에게 주문한다. 그 다음은 지성이다. 성경과 교리에 대한 깊고 탁월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이는 교양과도 연결되는 부분이다.

특별한 사역을 감당하는 전문성도 필요하다. 상담, 청소년 목회 등의 사역의 전문성을 학생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야성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타개, 개혁해 나가는 열정이다. 자신만의 유익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체력이다. 체력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매주 중요한 사항이다.

-21세기에 맞는 신학대학의 모습은.

보다 현실성을 초점에 둔 신학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폐쇄된 신학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신학은 교회, 목회와 연관을 가져야 한다. 아울러 21세기에는 20세기처럼 폭발적인 교회 성장이 가능하지 않다. 성장보다는 삶의 변화에 대해 강조하고 중점을 둬야 한다.

또한 현 시대는 경제적인 풍요로움에도 불구하고 인간 소외현상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21세기의 신학대학은 말씀을 통한 인간관계의 성숙을 도모해야 한다.

-고려신학대학원의 향후 계획, 비전에 대해 말해 달라.

지난해 60주년을 맞이하면서 역사박물관 설립, 기도실, 설교실습실 설치 등 하드웨어 부분에 많은 힘을 쏟았다. 앞으로는 보다 소프트웨어 측면에 힘을 기울일 예정이다. 예를 들어 성경에 대한 더욱 깊은 연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수를 충원하고 연구소 개소, 확장 등을 통해 교수들의 연구활동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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